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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혹서기마라톤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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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소영 작성일10-08-17 00:39 조회2,3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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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새벽
전날밤의 폭우는 거짓말처럼 개어있었고 하늘은 구름이 꽉차 달리기 좋은 날씨였습니다.
충동질과 뽐뿌질로 긁어모은 3인의 회원과 함께 과천으로 고고씽~

늦잠자기 딱 좋은 일요일에도 불구하고 운동화에 배낭 맨 달리남녀들이 주섬주섬 동물원에 모여들고 있습니다.
번호를 불러라~
번호표를 내놓아라~
천여명이 넘는 인파에도 불구하고 일순 막힘도 없이 술술 주거니 받거니~
탈의실이 뭔 필요냐~
벗으면 경기복이다~
물품보관소 줄이 길어 순간 쫄았으나 3분만에 OK~

출발전에 항상 섭취하는 카페인이 어딨나~
어딘가 있을텐데 사람이 너무 많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싸온 비상커피로 아직도 꿈나라인 머릿속을 흔들어깨웁니다. 정신차려!

동물원 입구옆 화장실에서 체중조절좀 하고오니 축제무대에서 준비운동을 호령하십니다.
하나 둘 하나 둘 따라하다보니 어느새 출발시간이네요.
첫번째.. 두번째.. 코끼리 열차길을 돌 때는 아직 행복합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나봐요...)
첫바퀴.. 두바퀴.. 호랑마마가 계신 곳까지 뛰어올라갔다 내려올 때도 크게 힘든 줄을 모릅니다.
단지 불만이라면 아직 건더기를 안준다는 거....
공지사항에 떴던 그 화려한 간식들은 언제 주는겨~
슬슬 배도 고파옵니다.

이윽고 외곽 순환길로 접어들어
언덕하나를 힘겹게 올라가니 드디어 간식이 보입니다.
할렐루야~ 
콜라마시고 바나나 먹고 수박 두조각 손에 쥐니 눈에 뵈는 게 없습니다.
으쌰으쌰 기운을 내어 커다란 언덕을 넘어 다리가까이 갑니다.
빨강머리 언니들이 신나게 춤을 춰주네요.
깔딱고개를 걷는지 뛰는지 알수 없는 속도로 겨우 올라가니 또 간식천막!
먹기위해 뛰는 건 아니지만 정성들여 마련한 간식을 외면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 생각하여 =,.=;;;
한가지씩 정성들여 맛봅니다.
김밥, 콜라, 방울토마토....

반환을 돌아 다시 큰 고개를 겨우 넘을무렵 쭈꾸미대왕님이 얼음조각을 나눠줍니다.
(이기 뭐꼬.... 궁금하신 분은 내년 대회에 참가해보시면 압니다.)
생수얼음을 먹고 비비고하면서 언덕위로 거슬러 거슬러 발걸음을 뗍니다.
또다시 간식천막 두군데와 목동마라톤클럽의 신나는 타악연주, 빨강머리 언니들의 우아한(?)무용을 감상하며 어느새 첫바퀴를 마무리합니다.
남은 건 4바퀴.
첫바퀴부터 걷고싶은 유혹이 자꾸 발을 걸어서....나 어떻게 완주하니? 어떻게? 어떻게?
하지만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응원부대와 간식천막이 포기를 포기하게 만드네요.
 
마라톤이란 건 해보면 아주 원시 원초적인 운동이라 몸만 편하게 해주면 제일 좋은 대회가 아니겠습니까.
배고프면 먹여주고(그것도 다양하게), 더우면 식혀주고, 지치면 위로해주고, 마려우면...... 그건 각자 알아서 하고;;;
애초에 대회 취지처럼 축제로 즐기려고 참가했기때문에 주는 간식은 종류대로 다 맛보자고 작정하고 나섰습니다.
멜론, 방울토마토, 콜라, 오렌지주스, 수박, 기정떡, 꿀떡, 물, 바나나, 이온음료, 더위사냥 두가지맛...
제가 뭐 덜먹은 건 없죠?

아차.. 너무 먹는 얘기만 했군요.
두바퀴, 세바퀴째가 되니 다리가 점점 무거워오면서 4번째에는 정말 확 그만둬버리고 싶고 내리막길도 반갑지가 않습니다.
내려가봤자 어차피 다시 올라와야 하니까요.
게다가.. 게다가.... 내리막길에서도 다리가 아픕니다. ㅜ,.ㅜ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순 없다"&"다음 간식은 뭐가나올까?"
기타등등 씨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면서
전신만신의 통증을 무시하고 마지막 바퀴까지 다 돌았습니다.
지금까지 풀기록중에서 가장 넉넉한(?) 결과였지만 마음은 가장 풍족했습니다.
완주하자마자 칩을 풀러주셔서 정말 편했구요.(칩 풀다가 쥐날 뻔;;; )
간식과 메달 배부처를 지나 맥주시음및 샤워부스로 향했습니다.
마라톤대회에서 제대로 씻어본 건 처음이네요.
열무비빔밥과 오이냉국, 수박화채(건더기 약간 부족)으로 점심을 해결한 후
입장료가 아까와서 쿨다운 겸 동물원 구경을 한바퀴 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받은 메달을 제대로 살펴보니 "완주메달"이 아니더군요.
<마라톤축제>라는 슬로건에 걸맞는 귀여운 곰돌이 "기념메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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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기록을 보니 마지막주자가 7시간을 넘었더군요.
그 오랜 시간동안 완주한 참가자도 경이롭지만
그 시간까지 기다려준 대회 관계자분들도 놀랍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천명이 넘는 참가자를 일사불란하게 유도한 서울마라톤의 능력에 감탄하며
내년엔 좀더 많은 지인들에게 회유와 협박 뽐뿌질을 해서 단체로 참가해보고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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