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대단한 서울마라톤! > 추천에세이

본문 바로가기

추천에세이

아주 대단한 서울마라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응열 작성일07-03-11 23:52 조회2,890회 댓글0건

본문

어느 날 친구(채성만회장)와 저녁식사 모임이 있었다.

한창 대화가 무르익어 갈 무렵
“어이 박 사장!
3월 4일 서울마라톤 하프로 신청하였으니 뛰어 봐”
라는 한마디에 입가의 미소는 좋아서가 아니라 어이가
없다는 쓴 미소였다

사전에 한마디 의논도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행한 처사다.

물론 친구를 위해 건강도 생각하고 함께 동심으로 가자는
좋은 뜻을 왜 모르겠는가? 마는 우선 기본적인 운동이 없는
상태에 하프코스는 더 더욱 뛰어보지도 않았을 뿐 더러
자신이 없었다.

오로지 술 좋아하고 숨쉬기 운동만이 주 종목 이었는데
마라톤을 하프로 신청하였다니 난색을 표할 수밖에!

그러나

나를 생각하여준 친구가 있다는 것이 행복하였고 고마웠다.

“허허~참! 죽겠구먼. 저 친구가 제정신이 아니여,
어이 이 사람아! 몇 년 전에 자네가 10km 신청해서
강제로 뛰었다가 3일간 몸살 난 것 알아? 근데 뭐!?
21.0975km 라고? 그래,(죽어도) 한번 해보자.
못 뛰면 걸어서라도 한번 도전해 볼께.”라고 한 것이
3월4일 서울 마라톤대회에 4년 만에 뛰어보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한심한 사람이었다!

일정을 얘기한지가 보름이상 시간이 있었으니 사전에
가벼운 운동으로 체력보강을 준비하였어야 하는데 3월 3일
밤 11시까지 술을 매일 같이 먹다시피 하고 숨쉬기 운동만
하고 다녔다.

행사가 있기 전 뉴스를 보면 일기예보에 관심만 집중이 갔을 뿐.
일상생활에는 변화가 없었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무엇을 입고 뛰어야 하는 걱정 때문인데
일기예보는 비가 3월 4일부터 5일까지 계속 온다는 것이 아닌가!

걱정 중에 토요일(3일)에 친구한테 전화해서
“어이. 친구! 비가 많이 온다는데 그래도 뛰나?”
친구한다는 말
“변명하지 말고 나와. 비 안온께” 거의 단칼이었다.

“알았어, 하고 나는 3일 날 11까지 술을 마셨다.

타고난 체력을 믿고 경솔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4일 날 9시까지 63빌딩 앞 고수부지에 약속이 되어 있는데
술을 먹고 자다보니 늦잠을 잘 수밖에!
아침에 일어나 바빴다.
어제 저녁도. 아침도 못 먹고 바쁘게 준비해서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9시15분쯤 되었다.

이 시간 이후가
대단한 서울마라톤! 환희와 가슴 벅찬 기쁨,그리고 한계를
체험하는 고통의 약 3시간의 역사가 연출되는 것이다.

서울마라톤 대회 본부를 중심으로 주변이 인산인해라고나 할까?
역시 대단하였다.

각 지역을 대표한 천막에는 로고와 현수막, 밝고 환한 웃음소리에
준비운동, 가벼운 러닝, 완주하겠다는 기대에 찬 표정들, 각자
지역별로 그룹을 이루고 대화 내용들이 사심 없고 남녀노소,
막론하고 꼭 어린아이들처럼 이유와 조건 없이 좋아하는
모습들이 꼭 풍선 같았다.
놓기만 하면 뛰어 오르고 벅찬 가슴은 누르면 터질듯 한
이 분위기가 서울 마라톤의 현주소구나 하는 것을
여기서 느끼고 있다.

이야기만 들었던 10여 년 전 순수 아마추어 몇 분들이
시작한 것이 한국을 대표한 거대 아마추어 서울마라톤의
산실로 거듭, 거대함정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걱정하였던 비 소식은 뒤로 미루어진 듯 서울마라톤 행사를
위해서인가?
출발 전 현재는 마라톤 하기에는 아주 이상적인 날씨다.
다만 바람이 많이 부는 것 말고는 좋은 날씨가 유지되고 있다.
대회 준비도 잘 되어 있는 듯하다.

대회 준비위원들 모두가 미소뛴 얼굴로 안내하며
적극적인 태도 움직이는 모습들이 일사 분란해 보인다.

바람막이 비닐도 세심하게 쳐놓아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잘 준비되어 있었다.

외국인들도 많이 보인다.
꼭 국제 마라톤 분위기다.

얼마 있다 보니 대회장인 친구의 대회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영어와 일본어. 우리말로 번갈아 가면서 서울 마라톤 역사와
코스 시간 대회 협찬 스폰서 소개 등 대회장의 출발시간이
임박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사람들이 술렁인다.

풀코스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다.

덩달아 하프 맨 들도 움직일 때 나는 분위기에 동화되어
조금 후에 닥칠 힘겨운 사투에는 아랑 곳 없이 벅찬
기대에 차 있다.

와이프랑 같이 참여 했는데 나는 하프! 아내는 10km!
즉 나는 하행선 님은 상행선이다.

"어이, 여보! 오늘 오기를 잘했네~이.”
와이프가 나선다.
“여보! 파이팅! 꼭 완주해”라고 격려를 준다.

친구 민경주, 친구 와이프, 최경열, 김병열, 나,
다들 친구인데 하프 신청자들이다.

출발선상 부근에서 출발신호를 대기할 때는 왜 그리 몸이
근질근질하는지 빨리 뛰고 싶은 망아지 같았다.
시작이다.
“우~우”하면서 신호에 따라 스프링이 휘듯이 일제히
함성과 함께 뛰쳐나가기 시작이다.

100m 쯤 뛰었을까 걱정이 오기 시작이다.

4년 전 10km 뛰어 본 경험이 있어서 페이스 조절을
잘 하여야겠다는 걱정이 앞서온다.

거친 호흡에 걱정스런 느낌이 전해 오면서 하프는
4년 전의 배가 된다는 생각.
"늦게 들어오더라도 페이스 조절이 필요해!"
하면서 긴장된 마음으로 3km 지점쯤 갔을까?

내 자신에게 그렇게 자만하였던 모습이 후회를 하게 된다.

벌써 숨이 차고 발바닥의 느낌도 별로 좋지 않고 체력적으로
전신의 부담스러움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술도 조금은 덜먹고 기본체력 보강을 준비하지 못한 후회를
하면서……. 어찌하랴.

나 자신과 함께 싸워보자. 하면서 뛰기 시작했다.

4km 통과 후 ‘에이. 그냥 10km 뛴다고 바꿀걸.
조금만 가면 반환점인데! 하는 간사한 생각이 들었다.

뛰는 중에 주변사람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마라톤은 먼저 박차고 나가서 뒤에 쳐지는 것은
마라톤이 아니야! 말 그대로 마라톤으로 자신을
끌고 가야 된다”는 말이 귀전에 들어 왔다.

아니 근데, 다들 앞서간다.

나는 계속 쳐지고 걱정이 많이 되는 시간이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여유가 있어 보인다.
정말 즐기면서 뛰는 것이 아닌가?
웃으면서 담소를 나누며 가볍게 뛰는 듯 보이는데 나를
앞서가고 나는 계속 뒤쳐지고 있다.

정말 완주가 가능할까 근심 반 걱정 반 하면서 뛰다 주변을
보면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도. 아주머니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가뿐 가쁜 잘 뛰며 앞서가는 모습이 가벼운데 왜 나는 무겁고
힘들고 뒤쳐지는지 부끄럼도 생기기 시작한다.

5km 지점 거리표지판이 보인다.

"야 ~! 여기가 10km 반환점인데!" 간사한 생각을 하고 뛰다보니
앞에 낯익은 선수 두 명이 보인다.

씨 ~ 익 웃으면서 같이 동참했던 친구와 친구 와이프다.

친구가 웃으면서
“나는 돌아갈래! 그냥 가자 구. 비와, 더 뛰다보면 비가 억수로 올 거야,”
하며 유혹하고, 친구 와이프도 “박 사장님, 그래요 그냥가요.
비가 많이 올 것 같은데,”

마침 그때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할 때 다 나는 망설였다.

“여기서 그냥 중단해? 아님 끝까지 완주해?"

잠시 갈등을 빚고 있는 순간 뒤에서 계속 믿고 달려오는
그 많은 사람들을 뒤로한 채 포기하고 뒤돌아 간다는
내 모습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친구 채성만이
생각이 났다.

서울 마라톤 회장직에 취임하고 처음 큰 대회를 주최하였는데
내가 도중하차 한다면 친구 볼 낯이 없고 친구를 위한 일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회유한 친구를 뒤로 하고 멈춰
섰던 발을 앞으로 힘차게 내딛었다.

친구를 위해 완주한다는 생각에는 힘이 조금 붙었다.

뛰는 사람들 모습 모습들이 각기 다르고 왜 마라톤의
마니아가 되었는가 하는 것을 알기에는 등에 문구를 새겨달고
뛰는 그들을 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

8km 지점에서 뛰는 한계를 나는 느꼈다.
숨도 차고 다리가 뻐근하여 의지하는 전혀 다른 각도였다.
오는 것만큼 가는 길이 너무너무 크게 멀게 보였다.
뛰다 걷다 뛰다 걷다를 반복하며 9km 지점에서 남은 반환점
1km는 왜 그렇게 멀어도 보는지...!

전봇대 간격을 계산하며 걷기 시작하고 있는데,
주로 안내요원이 힘내라며 응원하여 주지만 걸으니 자꾸
걷고 싶고 추워진다.

팔이라도 빨리 빨리 움직이며 가야한다는 말에 창피하기도
했지만 격려도 되었다.

뛰고 걷고 뛰고 걷고 하다 보니 반환점의 코너를 돌때 칩을
체크하는 삐 ~ 삐 소리가 나를 기쁘게 하였다.

시작이 반이라고 반을 해냈구나.

이 반환점을 오기 전에 양팔이 없는 젊은이가 그렇게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나는 해 낼 수 있다는 표정으로
힘차게 뛰는 모습, 시각장애우도 도우미를 대동하고
나보다 더 앞서 뛰는 모습에 부끄러움을 앞세우고
나 자신의 건강에 관한 운동부족 현실을 외면하고 살았는지
재확인하면서 그래도 저들과는 함께 해야지 내가 그렇게
약하냐 하면서 뛰었던 것이 반환점에 이르렀던 것이다.

반환점까지는 등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이 도움이 되었지만
출발점을 향해 갈 때는 앞바람이라 힘들었지만 가면 된다는
생각에 희망이 보였다.

역시 내가 늦은 보폭으로 천천히 오다보니 되돌아오는 길은
거의 나와 비슷한 동반자들 대부분이다.
뛴다고 하는 선수는 이미 다 지나갔다.

그런데 더욱이 놀란 것은 할아버지 세분이 뛰고 걷는 모습이
나를 흥분케 하였다.

반환점부터는 거의 빠른 걸음. 가끔씩 뛰는데 그 세분은 거의
등반하는 기분으로 웃고 이야기 하고 가시는데도 내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빨랐다.

12km지점일까 옆으로 샐 수 있는 통로가 보였다.
너무 힘들었다.
미안하지만 저 통로를 빠져나가 택시를 타고 갈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유혹인데 뒤에서 열심히 앞만 보고
자신들과 싸우며 도전하는 저들의 모습을 보고서는 부끄러워
용기가 나질 않았다. 허기가 엄습해 온다. 엊저녁, 아침을
못 먹고 뛰다보니 허기가 차오른 것이다.

급수대에 놓여있는 음료와 초콜릿, 떡, 방울토마토로 간단히
허기를 채우니 조금은 나았다. 다시 힘을 내어 뛰고 걷고를
하다 보니 15km지점쯤 왔을까?

60대 할머니일까? 아주머니일까? 보폭이 일정하고 자세까지
흔들림 없이 모든 페이스가 일정하게 뛰는 모습이 간결하였다.
이런 것을 보고 거북이 마라톤이라고 하는가 보다.
이분을 따라가자!
생각을 하고 같이 맞춰 뛰기 시작하였는데 나는 얼마 못가
또 지쳐 걷는다. 그분은 쉼 없이 그 페이스를 유지하며 가다보니
나를 앞설 수밖에 없다. 저만치 멀어지면 나는 또 뛰고 내가
조금 앞서면 곧 지쳐서 걷고를 수없이 반복 끝에 골인지점이
1km남았다.

도저히 주저앉고 싶다.

그런데 그럴 수 없었던 것은 그분 때문이다.
내가 지쳐 쳐지면 그분은 저만치 앞서간다.
안 돼, 지면 안 돼! 하면서 어금니를 물고 골인지점 앞까지
오니 골인지점 시계탑이 보였다.

2시간 59분 44초를 내 눈앞에서 체크하고 있다.

욕심이 생긴다!

3시간대를 넘겨서는 안 돼! 하고 뛴 것이 3시간 안에
완주를 하였다.

통쾌, 환희, 기쁨, 해냈다는 자신감, 만족스러움을
그 어디에다 비할까!

저만치서 와이프가 온다.
나를 보며 “파이팅! 축하! 축하!”하면서 막 달려온다.

수고하였다고 대단하다고 위로해 준다.

그때 부부애도 느꼈고 서울마라톤의 짧지만은 않았던 3시간대
완주 속에 느낌이라면 대단한 서울마라톤을 눈으로 확인하며
뛰었던 것이다.

앞으로 더 더욱 발전하여 국제마라톤급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이 말을 친구와 모든 대회본부 관계자 여러분들께 전하고 싶다.

서울마라톤 앞날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파이팅!

그리고 모든 자원봉사자 여러분!
감사하였습니다.

대단한 자신감, 희열, 쾌감을 느끼게끔 하여준 서울마라톤대회!

나는 앞으로 풀코스를 향해 가겠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