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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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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선영 작성일11-08-26 01:24 조회1,961회 댓글0건

본문

살면서 누구에게나 전성기는 있을 것이다.
공부에서든, 연애에서든, 사업에서든..운동에서든...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때가 있지않은가...
나에게도 전성기라고 부르던 때가 있었다.


// 프롤로그
나는 여자다.
2005년 8월 14일 런너스클럽이라는 마라톤에 가입하면서 마라톤을 시작했으며,
2006년 8월 12일 혹서기대회에서 4시간 26분 15초라는 기록으로 첫풀를 뛰었다.
그리고 2006년도 가을 춘천에서 3시간 25분 13초를 달성했다.

여자로서, 그 이전에 어떠한 운동을 해보지도 못한 내가... 단지 친구의 뚱뚱하다는 말 한마디로
살이나 빼려고 시작한 마라톤에서 짧은기간안에 여자썹3(3시간30분이내)를 했다라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었다.
춘마를 끝내고, 춘마의 기록에 들뜨며 행복한 나날를 보내고 있던 중에....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건강하나는 자신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해 겨울. 12월에...
4시간의 수술를 끝내고 마취에서 깨어서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는 그때에도 난 언제부터 다시 달릴 수 있는지만
생각했고, 어여 퇴원해서 빨리 달리기만을 고대했다.

6개월은 운동을 할 수 없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6개월를 기다렸지만, 빨리 뛸 수가 없었다.
수술한 곳이 여전히 아팠고, 예전의 내가 아니었다.
일상생활은 가능했지만, 운동하기에는 아직도 나에게는 무리였다. 그래서 나는 마라톤을 접었다.
그리고 나의 전성기는 그렇게  빠른 속도로 정점을 찍고 그렇게 금방 끝이났다.

시간이 흐르고, 달리지않음에 익숙해지고, 달리는게 더 힘들어 진 해에...아니 달리는 것 자체도 잊어버린 해에..
난 아이를 갖고, 아이를 낳았다.
근육으로 탄탄했던 나의 다리와 배는 물컹한 지방과 흘러내리는 살들로 감당하기 힘들었고,
타이트한 슬랙스보다는 몸빼바지가 더 편한 완연한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 혹서기를 신청한 계기 및 목표
그런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보다..
몸이 아플때는 건강해진다면 마라톤같은거 안해도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아이낳고, 아이를 키우고 보니, 짧게 맛보았던 그때의 전성기를 다시금 되찾아보고 싶다는 욕심이랄까..
나의 한계를 보지 못하고 포기해야만 했던 그때의 그 시절를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난 작년부터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1년 올해.....난 다시금 도약하려고 한다.
2006년도의 전성기때와 똑같이 난 올 8월에 혹서기에서 썹4를 하고, 올 가을 춘천에서 다시금
나의 최고의 기록을 달성하고자 한다.

// 대회준비
대회요강도 안봤다. 무조건 대회신청시간 10시부터 컴퓨터앞에서 대기하고 땡치자마자 바로 접수하고 입금완료했다.
그리고 왕복코스주로가 몇킬로미터였는지,언덕이 몇바퀴였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그냥 아무생각없이 준비하자고 했다.
단지 첫풀때의 혹서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달려서 완주했지만, 두번째의 혹서기는 그 코스의 무서움을 알기 때문에...
미리부터 코스보고 대비하면 겁이 나서 아예 노력도 안할까봐 서울마라톤 웹페이지도 보지않았다. 지도도 안봤고, 거리도 계산하지않았다.
단지 방심하지말자, 코스를 우습게 보지않고, 연습없이는 가지않겠다고만 생각했다.

// 드뎌 ~~ 출발
2006년도 첫풀로 혹서기를 뛸때의 그 어리숙함은 없다.
마라톤 경력은 6년차지만, 휴식기간이 많았던 나에게 2번을 뛴 풀코스는 동아마라톤과 혹서기마라톤 밖에 없다.
그리고 혹서기는 나에게 있어서 첫풀이라는 힘든 경험과 뜨거운 감동을 주었던 대회이기에 이대회를 뛰는
나는 감회가 새롭다.

비가 내린 후라 날씨는 습하고 후덥지근 하다.
출발~~~~~~~~
비가 내렸다가 그쳤다가 반복하는 중에 나는 동물원의 주로를 달린다.
아직 동물원언덕인데도 참 힘들게 느껴진다.
과연 나는 이번 혹서기에서 썹4를 할 수 있을까...........안되면 즐기기라도 하자...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내년에 다시 뛸 수 없을 수도있다. 그러니 오늘도 후회없이 달리자.

// 왕복언덕코스
처음 혹서기를 완주하고나서 내년에 다시 꼭 찾아오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는데...
몸이 아파서 참가하지못하던 그때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나도 가고 싶은데..정말로 가고 싶은데..
꼭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한 그 마음이 너무나 무거웠는데...
5년이 지나서야 다시 이 언덕을 달린다.
왈칵하고 눈물이 났다.
그 5년이라는 시간동안 나에게는 정말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는데... 이 언덕만은 그대로다.
그때의 그 위용이 지금도 여지없이 똑같으니 말이다.
처음 뛰는 대회도 아니고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역시나 힘들다.
아니 아무것도 모르고 뛸때는 모르니깐 뛰지만, 이제는 알기때문에 두렵다.
하지만 너무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 이 주로를 밟을 수 있음에......
 
바나나, 김밥, 수박, 방울토마토, 얼음, 하드(더위사냥-오렌지,커피), 메론, 게토레이, 콜라, 물,
꿀떡도 있었던것 같던데.... 아닌가...역시나 먹을거리는 많다.
혹서기를 뛰면서 먹고싶은건 다 먹으리라고 다짐했지만, 정말로 이번대회처럼 정신줄를 놓고 달린 적이 없었다.
다른 풀대회에서 힘들때면 내가 이 힘든짓을 왜 할까 ..그냥 하프만 뛸껄~하고 생각을 하지만,
이번 혹서기는 정말로 정신줄를 완전 놓고 달렸다.
그냥 머리속으로 힘들다..고무줄이 몇 개지.... 아 또 언덕이다.....아 물이다... 아 콜라다..아 덥다... 라는 생각만 했다..

첫번째바퀴때는 그래도 같은 동호회분들께 인사하며, 힘하면서 응원하며 달렸다.
두번째바퀴때는 말없이 손이라도 들어서 아는 척이라도 했다.
세번째바퀴때는 사람이 아니라, 물이랑 콜라만 찾았다.
네번째바퀴때는 하드를 꼭 먹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달렸다.

// 완주
이제 마지막바퀴이다. 썹4까지 남은 시간은 39분이 채 안남았다. 과연 39분안에 가능할까..
마지막 바퀴는 아무생각없이, 힘들지만 후회없이 달리겠다고만 생각했다.
고무줄를 받았는데, 19분정도 남았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턴하고나서는 언덕을 애국가를 부르면서 언덕을 치고 올라갔다.
조그만 다리를 지나서 내려가는데.... 갑자기 가슴이 아프면서 기침이 났다. 화장실도 가고 싶었다. 제자리에 섰다.
다행이 심한것 같지 않고, 참을수 있을꺼 같길래 다시금 힘내서 내리 밟았다.
마지막 급수대는 그냥 지나치고, 골인점까지의 내리막을 내리 달렸다.
기존의 나라면 언덕을 치고 내려갈때는 무릎부상을 염려하며 속도를 줄였을텐데....
후회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으로 무작정 내리 쏘았다. 그 전까지 죽겠다고 힘들다던 나는 없다.
오로지 썹4를 하겠다며 다시금 제정신을 찾은 내가 달리고 있다.
그리고 난 드디어 3시간 58분 52초라는 기록으로 혹서기대회를 완주했다.
2011년 8월 14일...난 다시금 전성기를 맞이했다.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이다.

// 감사의 인사
다시는 못 달릴 꺼라고 생각했던 대회이며,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대회를 꼽으라고 한다면 난 당연히
내 첫풀인 혹서기 대회일 것이다.
썹4를 한것도 정말로 감사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는 기쁨을 알게되었으며, 다시금 건강한 모습으로
첫풀때 느꼈던 그 감동을 다시 맛볼수 있음에 감사한다.
항상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마라톤소풍을 준비해주시는 서울마라톤클럽회원분들과 관계자분들,
더불어 비오는데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자봉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이 좋은 대회를 또 다시 경험 할 수 있게 해주심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정말로 힘들지만, 아니 정신줄 놓고 달렸지만,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뛰는 내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다시 찾은 고향같은 기븐이었습니다..
그리고 콜라의 효과가 이리 큰지 처음 알았습니다.
정말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다시 참석하고 싶지만, 앞일은 모르는것이라..내년이 아니더라도 꼭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그 언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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