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애 최고의 마라톤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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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남 작성일12-09-02 09:15 조회1,36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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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입문 올해로 꼭 10년째...
풀코스를 뛰기 시작한지는 7년째...
2012년 8월 12일 오전 8시
나는 서울마라톤클럽의 혹서기대회에 1300여명의 마라토너들과 함께 출발선에 섰다.
이 대회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한번은 꼭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항상 년 중 가장 무더운 8월에 대회가 열리고 그 무더위 속에서 전 코스가 언덕으로 이루어진 42.195km를 뛰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나서지를 못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라톤 입문 10년을 자축하고 知天命이 되는 해에 나머지 인생을 새롭게 설계한다는 의미에서 도전을 결심했고 접수 시작 다음날 서울마라톤클럽 사이트를 방문했더니 웬걸...벌써 마감이었다.
한편으론 핑게김에 다행이다 생각하고 포기하려 했지만 맘먹은 일은 꼭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사무국으로 전화를 걸었다.
예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며칠을 기다렸더니 미입금자가 있으니 접수하라고 친절히 안내를 해 주셔서 영광스럽게도 이번 대회에 참가를 하게 됐다.
그런데 여느 대회에는 다 있는 기념품이 없다는데 사실 본전생각이 좀 났고 제한시간도 없다는 사실에는 의하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대회를 치르며 서울마라톤 클럽은 전국의 마라토너들에게 봉사하는 단체라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구간 곳곳에 설치된 얼음생수와 콜라 같은 음료와 김밥과 떡 수박과 바나나 메론 등 충분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국내 어느 대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마라토너들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달리는 내내 오히려 본전으로 따진다면 서울마라톤클럽에서는 이렇게 장사해서 남는게 뭐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제한시간도 마라토너들을 위한 한여름의 축제 같은 차원에서 기록보다는 마라톤정신에 입각한 완주의 환희를 맛보게 하기 위한 주최측의 배려라는 점에서 또 한번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처음 코끼리 열차길 2회전과 동물원 내부 2회전은 집이 안양인 관계로 아이들 어렸을 때 몇 번 아이들 손잡고 다녀본 길이어서 익숙했는데 본격적인 언덕길로 접어들며 가까이 살면서 이런 곳을 몰랐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숲길이 있어 감탄했는데 계속 이어지는 언덕과 내리막을 1회전 달리고 나니 다리에 힘이 쭉 빠지며 도저히 나머지 4회전을 달릴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그동안 대회를 다니며 식이요법 같은 건 하지 않았었는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워낙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기 때문에 연습량도 많이 소화했고 소고기와 탄수화물로 이어지는 엘리트선수들이나 하는 식이요법까지 어렵게 했는데 그냥 포기하기엔 너무나 아까웠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어쩌면 이 마라톤 코스가 우리네 인생과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살면서 오르막과 같은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도 많았지만 항상 슬기롭게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내리막과 같은 환희의 시간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다행이 대회 당일은 폭염이 잠시 주춤하고 시원한 빗줄기까지 내려 줘서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적응이 되어가고 기록보다는 대회를 즐기자고 맘을 먹으니 오히려 더 힘이 솟는 듯 했다.
간식을 준비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나누고 走路 곳곳에서 응원해 주시는 분들과 손바닥을 마주치고 화이팅도 외치며 그동안 참가했던 다른 대회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마라토너들만의 따뜻한 情도 느낄 수 있어 달리는 내내 행복했다.
우려와 함께 대회를 시작했던 나는 비록 통산 최고기록에 한 시간 이상 늦은 4시간48분대에 골인지점을 통과 했지만 지난 10년을 통틀어 가장 즐거운 레이스를 할 수 있었고 그렇게 나는 마라톤계 8월의 전설로 불리는 서울마라톤클럽의 혹서기대회 환상의 코스에서 생애 스물네 번째 풀코스 완주의 기쁨을 맛보았다.
다른 대회에서는 풀코스를 뛰고나면 하루이틀 정도면 회복이 되었는데 첨으로 언덕으로만 이루어진 풀코스를 뛰어서인지 일주일 정도를 근육통에 시달려야 했지만 그 일주일 내내 뭔가를 이룬데 대한 영광의 상처라는 기쁨에 이번 대회를 참가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후회했을까를 생각하며 앞으론 해마다 꼭 참가할 것을 스스로에게 약속해 본다.
아울러 내년엔 또 다른 목표인 100km 울트라 마라톤 완주를 위해 서울마라톤클럽 혹서기대회에서 느낀 흥분과 감동을 가슴에 안고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위해 오늘도 나는 달린다.
마라토너들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대회를 만들어 주시는 서울마라톤클럽에 감사드리며 관계자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클럽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응원나온 친구가 골인지점에서 건넨 시원한 캔맥ㅋ)
* 다른 선수들은 走路에서 사진도 많이 찍혔던데 나는 아무리 찾아봐도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못한게 못내 아쉽고 내년 대회를 위해 건의 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코끼리열차길과 동물원관람로에 선수들을 위해 미리 물을 뿌려 놓았었는데 그게 오히려 아스팔트의 지열과 함께 섞여 올라와 달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같은 생각을 하셨던 분들이 많다면 다음대회부터 고려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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