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군생활의 끝자락을 마라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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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인구 작성일03-01-14 08:15 조회1,00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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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란게 원래 이랬던 것인지
나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낄 때는 인식속에 없더니
어느날 갑자기 요란스러운 바람소리를 내며 내 곁에 그 실체를 나타내는 것 같구려
수백 수천년전의 옛사람들도
오죽했으면 가는 세월을 기둥에다 붙잡아매 두고 싶다는
염원들을 말했을까
지나고 보면 꿈같고 환상같고 거품같고 그림자와 같은
또한 이슬과 같고 순간적으로 번쩍거리고 사라지는 번개와도 같다는
그 시간들을 아껴 학문에 전념하라는 당부도 많았던가 싶다
억겁 세월속의 한점
끝닿은 데 없이 넓은 우주공간 속의 이 작은 곳에서
몇십년 동안에 무엇을 했다고 할 꺼리가 있을까마는
그러나 나를 통하지 않고 어떻게 이 시간과 공간을 인식하랴
소우주이기도 하고 우주의 중심이 되기도 하는 나
어떤 역할로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
이 세상에 유익함을 주고 있을까 불편함을 주고 있을까
고등학교 졸업식을 하루 앞둔 1967년 1월 25일
서울에서도 차거운 북풍을 가장 먼저 받는 서울의 동북-태능골 육사에 가입교하여
사회에서의 허름했던 정신을 쑥 빼내 버릴 만큼의 혹독한 BEAST TRAINING
24시간의 긴 하루시간을 단 1초의 여유로움도 주지 않고
어찌 그렇게 독하게 다스렸을까
불가사의로 여겨지는 그 과정을 견뎌내어
겨우 1학년 생도로 정식입교
면회차 찾아온 친구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이
너무 흐트러져 보이게 느껴지네
한달사이 저들이 변했는지 내가 변했는지
그로부터 만 36년 세월 흐르니
우리가 애써 기다리지도 않았던
지금의 우리들 모습으로 변화되었구려
전철타면 아직도 서서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다가
어떤 예의바른 젊은이가 자리라도 양보하면
그게 그리도 서운하게 느껴지기도 하네
그러게 이제는
새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저력을 지닌
저 생생한 젊은이들에게 바톤을 넘기는 것이 당연한 일인 듯도 싶구나
야전부대 가는 곳마다
흙과 땀 범벅되도록 부하와 부대와 함께 했던 결과로
부대는 단합되고 전투력은 향상되어
한반도에서의 전쟁발발도 막을 수 있었으며
정성으로 이끌어준 그 부하들은 국가발전 역군으로 성장했네
수십번 자리를 옮겨가며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 군생활은
나에게는 언제나 신선감을 주고 새로움에 대한 기대를 갖게도 해 주면서
나를 성장시키고 진취성과 도전정신을 키워준 나의 스승이었음을
이제서야 알고는
세월에 감사하고 나라에 감사드리네
공병병과 동기생 중에 가장 마지막까지
그리고 모든 병과를 통털어서도 마지막 20명 속에 포함되어
국가의 공직자로서 군의 간부로서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는
장군으로까지 진급하여 봉사할 수 있었음은
또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육사 27기를 상징하는 1월 27일에
군생활을 처음 시작한 태능 육사로부터
마지막 지휘관을 했던 포천지역 부대까지의 36km 거리
36년 시간을 넘고 그간 옮겨 다녔던 전국의 산하 공간을 넘는 상징성을 담아
4시간여 걸릴 마라톤으로 달려가면서 그 시간 공간을 음미하여
그간 땀흘려 다져온 튼튼한 안보가
번영된 조국을 건설하는데 뒷받침이 된 사실을
체험해 보고자 하누나
-국방부 동호회장-
* 마라톤처럼 한 길을 따라 앞만보고 달려온 군생활의 끝자락에 이르러
하프코스 한번 뛰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시작한 마라톤이
2년동안 하프코스 이상 18회를 뛰게 되었고
서울마라톤과의 인연으로 지난 11월 3일에는
100km울트라마라톤을 13시간 53분에 달려본 좋은 체험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마라톤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살아온 세상과는 다른 또 하나의 세계가 있었음을 짐작이나 했을까
대회때마다의 참가기와 달리기의 심신수련효과 등에 관해
게시판에 올린 글도 170여편이나 되었고
육해공군의 각부대에 마라톤 동호회활동이 활성화되는 힘이 되었으며
금년 10월에는 육군본부가 "계룡대마라톤" 전국대회까지 주관하게 한 것은
군생활중 커다란 보람의 하나였답니다.
얼굴은 몰라도 서울마라톤의 여러 작가분들을 매일 만나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시인 수필가들이 모인 클럽인지 마라톤을 하다보니 영감이 트인 것인지-
서울마라톤 클럽과의 인연으로 하여
산뜻하게 끝자락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하며
온라인에서나 주로에서 자주 만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전역기념 달리기 계획
o 시간계획 '03.1.27(월) 08:00 육사도착
08:00-08:30 생도생활지역 답사
08:30-09:00 워밍업, 스트레칭
09:00 육사 출발
13:00경 행사부대 도착
15:00 전역행사
o 동반인원: 국방부, 합참, 육해공군 각 부대 각계급대표 등 10여명
o 달리기 주제: "군복무36년 기념-튼튼한 안보로 번영된 조국을"(선도차량에 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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