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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우리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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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복희 작성일03-01-16 15:35 조회3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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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새중간에 명주에 홍화(잇꽃)염색을 한 벌 하고 쪽잎으로 한산모시 염색을 해놓고 자꾸만 손끝에서 만지고 또 만지고 그러다가 폴폴거리고 나는 냄새에 취해서 아~! 손끝에서 이 색 맛이 떨어져 나가버리면 어쩌나 하고 주춤하다가도 한가로워지면 또 그 청징함에 빠져들곤 한다.

여인네들의 손끝에서 울타리 담장 안에 심어놓은 치자며 소목 그리고 밤 피까지도 염색이 가능했던 시절. 있으면 있는 데로 없으면 구할 수 있는 가까운 재료로 갱 치지 않은 생모시는 생모시대로 밤새 쏟아지는 잠 쫓아가며 실꾸리 바늘로 허벅지 찔러가며 짜놓은 부둔 한 수목 필은 투박하면서도 우리 민초들에게는 가장 가깝고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기에 손끝 여밈에서 색색으로 물들어감이 아름다움을 항상 가까이 하려는 소박한 취미 즉 야취의 멋이 아니었을까....

또 무엇을 어떻게 계산해서 염색을 했던 게 아니라 마음 쏠리는 그 모양새 그대로 풀이면 풀, 꽃이면 꽃, 껍질이면 껍질 모두에게서 얻고자 하는 색을 얻었으니..... 그 부둔 한 수목필도 헌 솜으로 실을 짜서 무명한필 마련해 놓고 나면 여윌 딸자식에 마음이 아려 쌀쌀스럽지도 훗훗하지도 않은 다정하고 따뜻한 색으로 염색을 하곤 했었다. 가끔씩 박물관을 가다보면 우리어머니의 어머니들이 즐겼던 색들은 참으로 온정 깊은 색들이고 튀지 않고 잘나지도 않고 은은 하면서도 해사스럽고 색동 한 조각 낯 낯이 보더라도 그들 색상 모두가 서로가 서로를 묻어나가는 빛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과분하게 욕심 내지 않은 빛깔들이다.

내가 조각보를 즐겨 만드는 이유도 그것이다. 자연염색을 한 조각들은 이 조각 저 조각 색색이 맞춰서 한 땀 한 땀 꿰매가도 즈그들 스스로 묻어간다. 이 얼마나 심성 고운 빛깔 들인가....... 어찌 중국 능라나 소주명주,여의소화문비단이나 운단문비단에 수목 필을 비교 할까 만은 그 늣늣 하면서도 잔재주 부릴 줄 모르던 우리네 옛 여인네들의 미소롭고 정스러움이 씨실 날실에서 땀방울과 함께 춤을 추곤 한다. 60~70년대 까지 우리 민가에서 많이들 사용했던 없어서는 안 될 이부자락 한 채만 봐도 그렇다. 욕심내지 않은 수목필에 대나무 잎을 태운 재나 곱게 빻은 참나무 숯으로 검은 바탕을 염색하고 소목으로 붉은 바탕인 윗부분을 염색하여 정말 무심하면서도 가식 없는 순정적인 색 흰색으로 온 바탕을 감싼다.

사그락 거리는 비단 스치는 소리는 들을 수 없을 지라도 몇 번씩 홍두께 질 하여 두들기고 삶아 빨아 곱게 만든 흰색이 주는 무심 하면서도 따뜻함으로 겨우살이를 난다 . 여기엔 얇지도 않고 도톰하지도 않은 외씨버선발의 오동 동한 매무새가 어울리지 않았을까.......
비단이 아닌 투박한 수목 필이 갖어온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따뜻함과 색깔들의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붉은색의 조화는 천생연분인 것처럼 방위를 헤아려가며 천상에서부터 내려온 빛처럼 그렇게 어우러져 내려오고 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색 흰빛도 어떻게 만지느냐에 따라서 색의 밀도를 달리했고 생염이냐 침염이냐에 따라서 그리고 몇 번이나 더 염색을 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염색 재료일지라도 쪽빛도 틀리 했으며 우리 어머니들이 이 쪽빛을 하늘빛 이라고도 했으니 이 빛이 바로 천상의 빛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어쩌면 이루지 못해 가슴조리는 꿈의 색이 쪽빛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쪽빛은 민가의 빛이라면 잇꽃 은 반가의 빛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함께해 본 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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