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나가자 파-비야 !!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복진 작성일11-12-27 15:55 조회857회 댓글1건관련링크
-
http://www.ohmyshoe.com
118회 연결
본문
안녕하십니까
춘포
박 복진입니다.
누구가 그랬지요.
달리기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 길은, 안방 침대에서 현관까지라고요.
이 말씀이 정말로 옳다고 느끼는 것은 요즈음 같은 혹한기입니다.
오늘 새벽,
6 시 자명종이 울렸지만 ( 누구나가 알람이라고하는 데 저는 자명종이 더 좋습니다 ) 바깥의
어둠은 아직도 그대로인 시각, 두툼한 방한 점퍼에다가 털실 벙거지 모자에다가 스키 방한
장갑 등을 챙기면서도 자꾸 다른 생각이 듭니다.
아이, 오늘은 그냥 나가지 말까??
어제 방송에서 그랬잖아, 영하 10 도, 체감온도는 영하 20 도 까지가 될 것이라고
그러나 달콤한 편함의 유혹 악마와, 그래도 평상시처럼 초발심을 유지하자는 나의 의지와의
싸움은 고맙게도 후자로 기울어, 복장을 갖추고 망설임없이 현관문을 밀치는 작은 기특함이
이어집니다
나의 몸안에 아직도 이런 의지가 살아남아 내 육체를 조종한다는 게 참 고맙고 대견합니다.
현관문을 나서자 금방 저절로 내뱉게되는 한 마디....
으이, 추워.
그냥 들어갈까?? 낮에 해가 나오면 그 때 뛸까?
아직도 캄캄한 새벽 하늘을 올려보니
이 추위를 더 으시시하게 만드는 미인 눈썹같은, 활처럼 확휘인 초생달이 아주 옇게
푸르스름 하늘에 걸쳐있는데, 이 달이 현관 처마밑의 풍경을 옴폭 파인 자기 배에 태우고
그 자리에 정지해있습니다.
그 모습이 저수지 한가운데 떠있는 낚시배같기도하고 무슨무슨 영화 배급회사의 이미지
사진 같기도합니다.
시골 집을 짓고 택호를 " 달빛 아래의 풍경 ", windchime under the moonlight " 이라고도
생각해봤으나, 제발, 조금씩 좀 웃겨달라고 하는 아내의 핀잔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바로 그 풍경이 새벽 초생달을 타고 올라 앉은 모습, 아 보기가 정말로 좋습니다.
바싹 말라비틀어진 잔디를 밟고 마당을 대각선으로 질러 나의 애견 faabie 한테 다가갑니다.
날마다 나가는 일상의 달리기라 내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나의 애견 faabie 는 두 다리를
앞으로 모아 길게 몸뻗고 비틀기 ( 스트레칭 )를 하며 꼬리를 흔듭니다.
이 녀석은 고향이 시베리아라 간밤의 무서리를 고스란히 다 맞아 등짝의 털에 서리가
히끗히끗합니다 그리고 연신 새벽 달리기 동행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꼬리를 좌우 디립다
흔듭니다
그래, 나가자.
까짓거 이까이 꺼 뭐 이 정도 추위, 우리가 물러서야 쓰겠는가?
가자, 저 광야로.....
우리가 어제 그랬던 것 처럼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 처럼
눈앞의 작은 장애를 우회하려하지 말고, 그 우회를 서툰 변명으로 위장하려하지 말고
정면으로 맞서 나가자.
가자, faabie 야, 나의 애견, 나의 명마야,
나가서 달려보자!!!
으이, 추워!!
춥다. 추워!!
춘포
박복진
( faab 마라톤화 대표 )
추천 1
댓글목록
박상현님의 댓글
박상현 작성일
와! 정말 생생합니다. 달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한듯한 내용입니다.
글표현이 예술이구요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