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인 1995년 3월 경주 동아마라톤 출발선에 선다. 올해로 20주년이 된다.
마스터스에 출전한 일반인은 1백 62명이다. 빈 손에 빈 주로다. 그땐 그랬다
달리는 사람이 마라톤에 출전하며 운동을 할수 있는 한계치가 짧게는 10년이
고 길어야 15~20년으로 마라톤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무한대로 할수 있는 운동
은 아니라는 것이 달림이들의 정설처럼 들린다.
경주 보문단지 순환코스를 달리며 챙모자에 매달린 땀방울이 핑그르르 돌며 떨
어질 때 "내 마음도 돈다." 마라톤을 할게 못되 이번만 달리고 다시는 달리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한것이 어언 20주년을 맞는다.(털을 시기가 도래한다)
몸의 세포는 일정주기로 바뀐다. 세포는 대략 120~200일 중에 한번씩 바뀌는데
이 싸이클이 빨라지면서 계절이 바뀔즈음에 세포의 싸이클에 의해 내마음의 싸
이클도 변한다. 3월 초순 강변에 쑥이 올라오듯 새록새록 달리고 싶은 뜀욕이
솟구친다. 마음의 시간은 엄청난 탄성을 갖으며 도전은 계속된다.
일 년에 한 번씩 도지는 위장병같이 그런대로 감당이 되었다.
도전하지 않는 달리기는 뿔 없는 무소처럼 무력하고, 쓸개 없는 곰처럼 무용한
것이 었다.
대회에 도전하므로써 뭔가 모자라는 2%의 부족함속에 즐거움을 찾는다!
출발선에 선 주자들은 각양각색(各樣各色)이다!
얼굴색, 키, 주력, 성격, 입맛, 나이, 주법, 스피드, 지역, 완주시간 등 이념이
다른 주자들이다. 하지만 방향을 정해놓고 한 목적지로 향해간다.
자연도 그렇고 인간 세계도 진선미란 서로 다른 것들이 어울리면서 이뤄지는 것
이다. 모두 똑같은 풍경을 두고 아름답다고 하지 않는다.
산과 물은 다르지만 함께 있어 아름답다.
물흐르듯 흐르는 "주자들은 순결한 아름다움이다.!"
호박넝쿨 얼크러설크러지듯 청년과 중 장년이 무리지어 함께 달린다.
구릿빛 두 어깨에 절제, 겸양, 배려가 있어 빛난다.
동시대에 가장 절실한 건 함께 사는 지혜이다.
마라톤은 사회생활의 연관선에 있으며 사회적인 게임이다.
나홀로 달리지만 개시(皆是)라는 끄나풀로 연결된 하나이다.
너 나가 하나라는 명분앞에 나태함이나 이기적인 것들은 사뭇없기 마련이다.
나를 닮은 사람들과 한바탕 어울릴 수 있다.
한 줄기 호박넝쿨처럼 뻗어나가는 이 사회가 절실하게 희구하는 것과 같이
무리지어 달리고 함께 살며 어울어지는 매력에 끌렸다. 그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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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마라톤 기념품은 모두가 반팔티셔츠인데 올 해는 긴팔이다.
아마도 참가비인상에 따라 긴팔로 처음 바꾸고 원단이나 디자인도 새롭다.
참가비 1만원 인상한만큼 양 팔에 5천냥을 붙여놓고 힘주고 있다.
지금까지 기념품이 집에오면 이거다저거다 하지않고 바로 장롱안으로 들어간다.
4체널 구조의 쿨멕스 원단이 공기층을 형성하며 숨쉬고 있다.
그들은 기념품이라는 공통분모를 형성하며 개시(皆是)로 연결되어 있다.
한 해 터울로 탄생한 형제이며, 자매이다.
장롱안에 기념품이 시나브로 올망졸망하게 쌓일수록 내 뱃살은 반면교사되어
들어간다.
대회를 신청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충실하면 대회에서 계획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못해도 괜찮다. 달리는 것에 만족하고 보람을 느끼며 건강한 자기애가
나르시즘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대회에서 바닥을 경험하고 나를 내려놓고 투철한 정신력이 몸을 홀대해본 주자
는 웬만한 좌절에 휘둘리지 않는 것은 실패의 경험으로 내가 더욱 견고해졌음을
알기 때문이며, 적절한 좌절은 자신의 참모습을 깨달게 하고 자아를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나를 홀대해본지라 남을 홀대할 권리가 없다는 것처럼 대회 참가비나 기념품에
대해서 좋고 나쁘고를 "묻거나 따지지 않는다.!"
어제 받은 기념품은 색상이나 디자인이 좋아보여 입어본다!
동대문시장 운동복 저잣거리에 아식스매장 마네킹처럼 포즈를 취한다.
부동자세에 눈방울도 돌리지 않는다.남색(권색)바탕에 노란색무늬가 선명하다.
허리선도 달리기로 몸맨두리를 갖춘 주자들에 맞춰 슬림하게 라인을 줬다.
예전의 기념품들에 비하면 진화(進化)하는 긴팔티셔츠다.
완벽함은 사소한 부분에서 나온다는 미켈란젤로의 말처럼 우리는 누구를
막론하고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사소한 논쟁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과
같이 동마대회 기념품이 바뀌고 대회가 진화할수록 주자들의 생각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로 마네킹처럼 2015년도 동마 기념티를 입고 포즈를 취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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