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주와 천원 지폐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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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번석 작성일13-07-15 06:38 조회1,089회 댓글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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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가뭄은 오히려 견디지만 사흘 비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고우(苦雨)라는 시는 읊었다.
7월 들어 시작된 장마가 15일까지 계속된다. 이쯤되면 고우(苦雨)라 할수 있다.
어스름 새벽 단조롭게 툭툭하던 소리는 어느새 후두둑 거리며 한 뼘 정도 열어놓은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밖으로 나가기가 망설여진다. 까치발을 하고 창가로 다가선다.
하늘을 한 번 보고 땅을 본다. 땅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고인 물과 만나 절충(折衷)하듯 한다.
결과는 뻔하다. 비내리는 비디오다. 비가와도 달려야한다고 빗줄기가 영상처럼 펼쳐진다.
하늘의 먹구름은 나를 앞서간다. 나를 따르라며 잡힐듯 말듯하다. 놓쳐버린 구름뒤로 비구름이 몰려온다.
하늘을 훑고 내리는 싸리비는 등짝을 후린다. 놓쳐버린 먹구름을 따르라는듯 비바람이 몰아친다.
등골을 타고 흐르던 빗물은 정강이를 씻기고 땅으로 흘러든다. 자박자박한 발에 물파편되어 고인물과 섞인다.
런닝팬티가 물에 젖어 무게가 실릴 즈음 허리꿰춤에 찬 비장의 무기 일천량을 꼬맹이 주머니에서 꺼낸다.
천원이라는 칼로 목의 갈증을 쾌도난마처럼 단 칼에 보내려 한다. 물기 머금은 지폐는 흐느적거린다.
손바닥에 올려놓고 두 손을 마주치며 손뼉을 짝짝짝 치며 돈을 펴 우격다짐으로 자판기에 집어 넣는다.
엊 그제 지난 초복날 우리집 강아지(강나루)혀 날름대듯 돈을 밖으로 내민다. 습기가 있는 지폐를 인지하지 못한다.
일반인들은 이봉주선수처럼 스포츠 심폐기능을 갖긴 어렵지만 장기간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심폐기능의 용적이 커진다.
나도 이봉주선수라는듯 허파에 바람을 잔뜩 집어넣고 내 뿜어 불어서 돈을 말려 또 집어 넣는다. 낼름한다. 허사다.
세 번째는 안되겠다싶어 산소탱크라는 박지성선수의 허파를 시물레이션한다. 축구에서의 시물레이션은 엘로카드지만
나홀로 하는 시물레이션은 무죄다. 허파라는 고무풍선의 바람을 내 뿜으며 지폐를 번갈아 앞 뒤로 호호 하하거리며 말린다.
삼 세번이라 될 성 싶어 넣었지만 품에 안지 않는다. 한 번 떠난 사랑은 되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대는 외면한다.
첫 번째 속았을 때는 속인자가 나쁘고, 두 번째 속았을 때는 피장파장이다, 세 번째 속았을 때는 속은 자가 더 나쁘다는 것이다.
속고 속일것도 없지만 나를 더 나쁘게할 필요는 없었다. 반품이된 지폐도 돈 주인도 비에 젖어 늘어진 나무가지처럼 두 팔을
축 늘어뜨리고 눈물같은 빗물만 삼킨다. 음료수는 박지성선수가 보는 상대편 골대처럼 멀다. 마침내 나는 비장한(?) 마음이 되었다.
물질만능시대에 즈음하여 이 세상 만사가 돈으로 해결되는 일은 없지만, 돈 없이 해결되는 일도 없다는 것을 그리하여 돈이 씨가
되어야 하지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습기 먹은 꼬깃 꼬깃한 지폐를 인지못하는 자판기를 나무랄 수 없으며....
필자 또한 진품이나 쭉쭉빵빵인 명품은 아니더라도 비에 젖어 흐느적이는 반품은 되지 말아야한다는 일념에서 우중주를 한다.
돈주고도 못 사는 우중주(雨中走)라고 할 수 있겠죠.
추천 1
댓글목록
조성갑님의 댓글
조성갑 작성일
ㅎㅎㅎ 참 재미있습니다,,,
우중충한 장마의 월요일 에 재미있는 글 덕분에 한번 웃습니다.
강번석 님 화이팅"""
비에 젖어 흐느적이는 반품은 되지 말아야할터인데 ,,, 장마비 핑게로 자꾸만 게을러 집니다.
강번석님의 댓글
강번석 작성일
조성갑님 관심과 아울러서 격려의 글에 감사합니다.
연일 날씨가 후텁지근합니다. 적절한 운동으로 더위에 잘 적응하시길 기원합니다.
정진영님의 댓글
정진영 작성일
마라토너는 비에 젖지 않는다.
다만 땀에 젖을 뿐이다라는 명언이 떠오르네요
우중주 달려보지 않고 그 쾌감을 말할수 없지요
마라톤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우중주는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나 몸을 타고흘러내리는 물줄기의 상쾌함은 최고죠
항상 즐런하시고 주로에서 뵙겠습니다. 우중주 예찬론
강번석님의 댓글
강번석 작성일
정진영님! 글 벗으로 반갑습니다.
우중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뜻을 같이할 수 있어 친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름을 슬기로웁게 지내시고 달리시리라 보여집니다. 쾌주하는 여름 되서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