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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죽추(竹秋)와 맥추(麥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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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병욱 작성일14-05-21 09:57 조회692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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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추(竹秋)와 맥추(麥秋)>

소만에 떠오르는 시골풍경을 그려 봅니다. 냉이는 매운개라 해 활짝 꽃을 피운 후 매운 향내를 뿜어내며 늙어가고 씀바귀는 한참 물이 오르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만물이 푸르름을 더하는 데 유독 대나무만은 누렇게 탈색되어 가지요. 어린 시절 대밭 옆 고구마밭에서 고구마순을 심다보면 불쑥 불쑥 땅 속에서 솟아난 듯 삐죽 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는 죽순을 자주 보았는데 바로 요녀석 때문이지요.

 소만무렵 모내기와 때를 맞추어 보리는 누렇게 익어갑니다.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긴 麥秋의 우리네 모습입니다. 맥추를 앞두고는 냉이와 씀바귀로 기타 풀뿌리로 연명해야 했던 슬픈 우리네 농민들의 아픔을 말하는 보릿고개가 있었다고 하지요.

 이처럼 누렇게 변하는 대나무의 때 이른 가을모습과 麥秋는 어머니의 마음이요 새로 태어난 죽순...에 영양분을 다 빼앗긴 죽추(竹秋)는 여름을 준비하는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2014년 현재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서울입니다만 시골 촌동네와 흡사한 조건을 갖춘 달동네이기도 합니다. 마당에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누렇게 익어가는 풍성한 살구를 보면 마음의 평화를 만끽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살구가 익기까지 과정이 그리 간단치는 않습니다. 매화꽃과 더불어 화사하기 그지 없는 살구꽃의 아름다움은 예술이지요. 그런데 딱 거기까지입니다. 잎이 나오기 시작하믄 어느새 진딧물들이 바글바글하죠. 진딧물도 많고 진딧물들이 뱉어내는 분비물로 온 마당이 하얗게 변하고 토방이며 마루며 신발이며 빨래며 다 탈탈 털어야하는 번거로움이 많습니다.

또 호기심 많은 멍멍이 얼룩이가 톡톡 떨어지는 살구를 먹으면 토하거나 설사하기 일쑤이기에 녀석이 먹기 전에 다 쓸어담아 화단 한 켠에 버려야 하는 수고도 감수해야지요.
 
마눌님은 얼렁얼렁 농약을 뿌리라고 노상 강조합니다. 농약으로 벌레와 진딧물을 싹 없애버린다고요?

진딧물의 집단학살은 살구나무를 찾는 까치와 박새 그리고 지네 집도 아니면서 가끔 나무 위에서 낮잠 자는 들고양이한테도 악영향을 끼치겠죠?

마눌님의 궁시렁 궁시렁 구박을 참아가며 부지런 떨며 쓸고 닦고 털고 하믄서 살구는 무럭무럭 자라 노랗게 익어가는 거지요.

살구나무를 보며 소만의 죽추(竹秋)와 맥추(麥秋)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반달 회원님들의 평화로운 수요일 기원합니다.
 
지리산 김병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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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명회님의 댓글

김명회 작성일

지리산 병욱님 ?
요즘 우째  반달에 안나오셔요
같이 뛰시던 멍멍이 탈났나요?
개들도 주인 잘맞나야 오래살지
20키로를 뛰고나면 수명단축되죠

반달의 톱모덜이 안보이니
넘 섭섭해요

내 어릴때  키우던 똥개는
잘익은 살구  한바가지 먹어도
꺼떡 없던데....

김병욱님의 댓글

김병욱 작성일

김명회형님!!  ㅎㅎㅎㅎ 죄송합니다. 형님! 부상이 좀 있었거든요. 마음이 어리다 보니 하는 일이 요렇게 어리구만요. 아직 덜 낫긴 했지만 사드락 사드락 달릴겸 조만간 놀러 가 힘차게 달려 보겠습니다.  멍멍이는 잘 있습니다.  형님 말씀처럼 잘 익은 살구를 먹으면 좋은데......이놈은 아직 새파란 녀석을 씹는 재미로 막 주워 먹었거든요. ㅋㅋㅋ 그래서 배탈이 자주 났었어요. 

아참, 그리고 형님께서 약간 멍멍이에 대한 오해(?) 비슷한 게 있는 거 같아요.

개는 (달리는 걸 싫어하는 품종을 제외하고) 대체로 달리는 걸 엄청 좋아합니다. 사람보다 질주본능 자체만 보면 훨씬 더 달리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요. 제가 전에 끌고 달렸던 포인터의 경우는 특히 달리기 엄청 좋아합니다.  빠르게 달리기도 하지만 달리고 나서 훨씬 말도 더 잘 듣고 스트래스에 대한 적응력도 뛰어남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개를 일주일 정도 묶어만 놓는다면.......스트래스 엄청 받아서 개집을 물어 뜯거나 지 발톱을 물어뜯기도 하고 땅을 마구 마구 파기도 하고....^^ 그런다고 합니다.

저는 보통 최소한 2일에 한번씩은 함께 운동을 해서 그런 건 비교적 없었던 거 같아요.

형님의 멋진 수요일 기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오래 오래 뵈어요.

지리산 김병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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