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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혹서기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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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집 작성일13-08-16 14:41 조회975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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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폭염주의보 뉴스도,
이제는 당신도 나이를 생각하라는 마누라의 애정 어린 충고도,
새 며늘아이의 애교 섞인 만류도
 2005년 대회 참가이후 8년 만의 혹서기대회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을 막지 못하였다.
 
혹서기대회야말로 날씨가 이 정도는 뜨거워야 제 맛이지...
 더위는 더위로 다스려야 한다구...
 
그래도 날씨가 장난이 아니니 하프만 뛰고 와요 응?...
내가 어디 마라톤 한두 번 뛰었소...
 
그런데 뒤에서 들려오는 마누라의 목소리가 날카롭다.
 “당신의 그 교만이 진짜 위험하단 말이욧!
 
실로 혹서기마라톤에는 추억이 많다.
 마라톤 초짜 시절이었던 2002년 대회 때는
 대회 후 며칠을 기진맥진해 있는 바람에 여러 식구들을 걱정하게 만들었고,
 
마라톤에 한참 미쳐있던 2005년 대회 때는
지금 생각하면 꽤 대단한 4시간 18분의 기록으로 들어왔는데도
성에 안찬다고 하여 주위의 핀잔을 듣기도 했으며,
 
몇 년 전에는 서울마라톤 스텝의 일원으로
대회준비의 어려움과 보람을 함께 했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오르막에서는 조금 걸어도, 급수대에서 먹거리를 즐기며 쉬엄쉬엄 가도,
 샤워대에서 물바가지 끼얹으며 놀다 가도
오늘 만큼은 괜찮다는 듯 주자들은 여유롭다.
 
풀코스 대회에 나왔지만 이렇게 날씨가 뜨거운데 반만 뛰면 어떠랴...
오늘 자기 신기록 내려고 나온 사람 있느냐...
주로에서 실컷 먹고 마시고 숲속에서 폭포샤워도 하고
 벤치에서 한잠 자고 가도 괜찮은 대회가 혹서기대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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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혹서기마라톤이 여름날의 더위를 오히려 즐기며 달리는
 특화된 대회로 온전히 자리매김 된 게 반갑다.
 
그러기에 지금까지 이 대회를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달림이들의 입장에서 준비한다는 서울마라톤 박영석회장님의 소신과
이에 부응한 스텝들의 정성과 수고가 더욱 빛이 난다.
 

 
해병대 극기 훈련 못지않은 외곽 산책길 5회전을 마치고 골인하고 나니,
비록 기록은 5시간이 넘었지만 완주의 기쁨은 여느 대회 때의 몇 배다.
 이 뜨거운 여름날의 짜증과 무기력 대신, 난 통쾌와 뿌듯한 성취감을 만끽한다.
 
더욱이 오늘도 내 심장은 여전히 잘도 쿵쾅거리고
두 다리도 아직 짱짱함을 확인한 것 또한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문득 누가 처음 서울대공원에서 마라톤대회를 열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진다.
얼마 전 뉴욕 여행 중에 센트럴파크에서 아침조깅을 하면서
이곳에서 마라톤대회도 열린다는 얘기를 들으며
이 나라 사람들은 참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우리도 이런 쾌적한 공원에서 달릴 수 있는 대회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다.
 

 
이렇게 나의 일흔 번째 풀코스를 2013 혹서기마라톤으로 빛냈다.
 비록 나의 기록중 가장 늦은 5시간 11분의 기록이지만,
 오늘도 역시 오래된 마라톤 친구들과의 만남이 즐거웠으며,
 
 배가 불러 다 맛보지 못한 갖가지 먹거리들과
여태껏 먹어 본 그 어떤 아이스께끼보다 시원달콤했던 더위사냥
그리고 혹서기대회의 보너스인 코끼리 호랑이 등 오랜만의 동물원 구경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가 또 여름날의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아울러 나이가 육십이 넘어서도 이렇게 여전히 마라톤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또한 마라톤을 비롯하여 무엇인가를 열정적으로 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도 오늘 큰상을 주고 싶다.
 

그래 너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만 해라고 말하면서...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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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임인범님의 댓글

임인범 작성일

저보다 10년 인생 선배님처럼
저도 그 나이때에 이런 수기를 올릴 수 있도록 계속 Keep on running 하겠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최대식님의 댓글

최대식 작성일

성집이 형님 다녀가셨군요.
다른데 신경쓰다보니 얼굴 못 뵈었네요.
추억의 코스, 저도 가끔 언젠가는 달려봐야지 하는 바램을 갖읍니다.
많은 감회를 느끼셨을것 같군요. 얼능 회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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