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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금년춘마에서 연습부족으로 쥐가나서 기록갱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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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웅채 작성일13-11-20 11:09 조회1,111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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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9회째
       연습부족으로 허벅지 쥐가 나서 기록갱신하다
                                                                                             김 웅 채
 학창시절이나 직장에 다닐 때는 등산은 즐겨했지만 힘든 마라톤은 타고난 체질의 마라토너들만이 하는 운동으로 치부했다. 그러다가 평생 다니는 것으로 생각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나니 마음도 우울해지고 그동안 소홀히 했던 건강관리로 복부비만이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복부비만의 제 무덤을 헐기 위해서 50대 중반을 넘어서 새로운 인생의 마라톤을 시작하게 되었다. 서울 마라톤 클럽 동호회에 가입하여 일요일 새벽마다 반달모임에 참석하여 뛰었다. 처음에는 뛰는 것이 힘들고 고독해서 재미없는 마라톤을 접을라고 여러 번 생각했다. 그러다가 내 몸이 마라톤 체질로 다리나 발바닥이 단련되다 보니 마라톤 마니아 길로 나 자신도 모르게 빠져 들게 되었다. 시작한지 6개월 좀 지나서 2001년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 무모하게 도전하여 난생 처음으로 풀코스를 완주하여 주위 친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후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곳이면 조선춘마, 동마,중마 등 메이저 대회는 물론 지방에서 열리는 제주도 서귀포, 포항 호미곶, 거제도 새해마라톤 등에 한 달에 2번씩이나 참가할 정도로 마라톤맨이 되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하여 더욱 열심히 뛰었다. 50대는 보스턴 참가자격 기록이 3시간 30분이내만이 가능했다. 그 당시 내 기록이 3시간 57분이므로 조금 열심히 노력하면 가능할 줄 알고 반달모임에서 속도를 내서 무리하게 뛰었더니 무릅인대가 파열되어 절름발이 장애자 신세가 되었다. 난 체력의 한계에 부딪치자 60대에 4시간이내면 참가 가능하므로 뒤로 미루기로 하였다. 막상 60대가 되니 체력이 달러 기록이 4시간이 넘어서고 잡힐 듯한 파랑새의 보스턴 마라톤 꿈은 더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
그래서 마라톤에 빠졌던 시절의 열정을 가라앉히고 건강을 위해 1년에 2번 봄에 동마, 가을에 춘마를 뛰기로 고쳐먹었다. 금년 3월 동아마라톤에도 신청을 했는데 대회 임박해서 몸 컨디션이 안 좋아 포기했다. 그리고 친구들은 이 나이에 무슨 마라톤이냐고 핀잔을 주는 바람에 마라톤 연습은 게을러졌고 등산을 하면서 노닥거리며 먹고 노는 일에 재미가 붙어 버렸다.
이번에도 춘천 마라톤 대회 10일젼에 산행 하산시 무릅인대가 또 고장이 나서 절룩거려서 포기할 지경이었다. 춘마에 기필코 참가하기 위하여 동네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 물리치료를 받으니 많이 호전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동안 덥다는 핑계로 헬스에서 런닝이나 하고 대회 40일 앞두고 10km을 고작 3번 연습하고 뛴 것이 문제였다. 풀코스의 높은 벽을 망각하고 지금까지 뛴 기록으로 봐서 걸어가도 4시간대는 완주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드디어 2013년 10월27일 대회당일이 다가왔다. 새벽 5시에 기상하여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는데 아내가 힘들면 포기하라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단단히 주의를 준다. 청량리역에서 itx 청춘열차 춘천행 7/5분에 맞추기 위하여 서둘러 도착하니 벌써 마라토너들이 동호회별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춘천역에 8/10분에 도착하여 출발지로 1.5km정도 걸어가니 얼굴이 새까만 케냐 선수들이 불쑥 나타나 몸을 풀고 있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마라톤 열정이 예전 같지 않아 마라톤 대회도 1년에 2번 정도 출전하다보니 연습량도 턱없이 부족하고 그것도 대회임박해서 하는 바람에 풀코스 기록이 3시간대인 D그룹에서 4시간 후미그룹인 F그룹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엘리트 선수들이 9시에 먼저 출발하고 난 9/20분경에 기록순인 F그룹에서 출발하는데 발걸음이 처음부터 무겁게 느껴졌다. 그래도 수많은 마라토너들에 휩싸여 뛰면서 몸이 안 풀려서 그러니 하고 10km쯤 달리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예전 같으면 1시간 정도 달리면 굳었던 몸이 달구어지고 다리가 저절로 신이 나서 달렸는데 왠지 풀리지 않고 마지못해 달리는 기분이었다.
그 전에는 의암댐 다리를 지날 때는 삼악산의 울긋불긋한 단풍과 의암호의 시원한 청정수로 멋진 풍광이 어울려져 기분이 최고조로 감탄하면서 달렸는데 이번에는 강아지가 목줄로 억지로 끌려가듯 영 내키지 않은 기분이다. 게다가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서인지 단풍이 곱게 물들지 않고 푸른 잎이 그대로 얼어서 푸르댕뎅이로 잎을 매단 체 나처럼 힘들게 보인다. 날씨도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흐려서 의암호의 물안개가 잔뜩 끼여서 뿌옇게 보인다.
한 참을 달리니 햇님이 그제서야 늦잠에서 깨어나 추위를 느끼던 쌀쌀한 날씨를 녹여서 달리기 좋은 청명한 날씨로 햇살을 내비친다. 의암호도 덩달아 물안개의 가리개를 걷어 제치고 싱싱한 짙푸른 호수의 속살을 보란 듯이 드러내며 은근히 유혹하고 있다. 가을의 전설 춘천 마라톤은 자연이 빚은 의암호의 아름다운 둘레길을 멋진 단풍으로 단장한 주위 산들을 올려다보면서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가을정취에 취하여 자연과 하나가 되어 달리는 마라톤이다.
삼악산 정상에서 의암호반쪽으로 하산하는 산능선길은 기암절벽으로 설악산 공룡능선을 방불케 하는 가파르고 위험한 코스이다. 삼악산이 날카로운 암벽으로 남성미를 과시하면서 물안개 속에서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수줍음을 타는 의암호의 아가씨를 구애하는 만남의 데이트 길을 나는 지금 달리고 있다.
10km를 지나서는 발바닥이 땅바닥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아 자꾸만 뒤로 쳐지기 시작한다. 후발 G그룹 주자들이 앞서 나가도 힘을 내지 못하고 자꾸 뒤로 달리는 기분이다. 15km 지점에서 부터는 H그룹 주자들이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우르르 앞장서 가니 힘이 더 빠져서 더 달리기가 힘들어 진다. 20km를 지나서는 아예 제일 후미그룹인 I그룹 주자들이 차고 나가니 빨리 달리는 마라톤이 아니라 느림보로 달리는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달리면서도 생각이 곱지 않다. 토키처럼 껑충 껑충 뛰면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 거북이처럼 시간은 염두에 두지 않고 세월아 흘러가라는 식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는 꼴볼견의 주자가 되고 말았다.
의암호를 가로질러 춘천시내 중심지와 연결된 신매대교를 반환하여 돌아오니 하프지점에 이르러 2시간 35분이나 소요되었다. 이 정도 기록이면 골인 지점까지 5시간이 넘게 걸리는 시간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고쳐먹고 기록보다는 천천히 완주하는데 두고 주변 명소와 풍광을 즐기기로 하였다.
서면 박사마을을 지나는데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지리정보학 박사 취득 축하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이곳 서면마을에는 지금까지 15가구당 1명꼴로 130여 명의 박사를 배출시킨 인재마을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다른 지점에서는 학생들이 힘내라고 박수치고 격려하는데 이곳에서는 나이든 어르신네들이 장구를 치며 환영해준다.
주위 경관이 수려한 곳에는 문학휴계소가 있고 춘천 명물인 닭갈비 식당이 곳곳에 있다. 한 번 들러서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의암호반의 속살이 비치는 요염한 자태에 홀딱 반하고 닭갈비집에서 맛있는 요리로 허기를 채우면 좋으련만 지금 내 신세는 무거운 몸으로 완주하느냐 못하느냐 기로에 서있는 딱한 상황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다.
25km을 지나서는 작년까지만 해도 국도를 달렸는데 금년에 서상대교를 춘천댐 다리까지 이어서 개통하여 의암호와 춘천호를 사이에 두고 달리다 보니 이 세상이 아닌 낙원의 어느 다리 위를 뛰고 있다고 착각을 할 정도로 경관이 황홀하다. 춘천호와 의암호에서 시원한 바람이 힘내라고 감싸주니 다리가 생기가 돌아오는 것 같아서 조금 빨리 달려 본다.
30km에 이르니 오르막보다 내리막길이 더 길어서 잘 하면 다리가 버텨줄 것으로 생각하며 안도하다. 그런데 35km에 이르니 오른 허벅지가 좀 불편한 것 같더니만 쥐가 날라고 해서 멈춰서 스트레칭을 하고 천천히 걸어서 풀려지기를 기다리다. 그래도 대회 임박해서 치료받은 오른무릅 인대는 탈이 없고 오른 허벅지가 쥐가 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주로상의 의료 봉사원을 만날 때마다 말할 힘조차 없어 오른 허벅지를 들이대고 에어파스를 뿌려 달라고 했다.
연습부족과 무릎 고장으로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기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몸 상태가 안 좋아서 기록보다는 완주하겠다는 생각으로 조깅속도로 천천히 여기까지 달려 왔건만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불안이 엄습했다. 지금까지 풀코스를 48회 달렸지만 도중에 포기하고 회수차에 실려간 치욕스런 불명예는 한 번도 없었다.
35km를 지나서는 다리 힘으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달리지만 주로에는 나처럼 걷거나 스트레칭 하는 주자가 많다.
더운 날에 너무 오래 동안 달리다 보면 자동차처럼 오우버 히팅이 되어서 찬물로 식혀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작년도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수분이 모자라 지쳐서인지 샤워 터널에 일부러 다가가서 물세레를 맞아 몸을 식혔다. 그런데 금년에는 긴 팔옷을 입고 뛰었는데도 천천히 달려서인지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땀이 별로 안 나오다. 오히려 물세레를 맞으면 옷에 젖은 물무게만큼 더 무거워서 힘들가봐 그냥 피해서 지나갔다.
다리야 제발 나를 살려 달라고 애원하면서 천천히 뛰었다. 다리에 무슨 불길한 신호가 오는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걷는 것인지 달리는 것인지 비참한 추태를 남에게 보이기 싫으면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한참을 혹한기의 패잔병처럼 비틀거리면서 달리니 소양2교가 보인다. 전에는 호반의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소양강 처녀 노래에 뭉클해서 소양호와 의암호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남은 힘을 다해서 달렸는데 이번에는 자꾸만 걷고 싶어진다. 아무리 정신력을 발휘하여 다리보고 달리라고 명령해도 말을 안 듣고 정신 따로 다리 따로 될 대로 되라는 식이다.
소양2교를 돌아서니 반가운 40km 표시판이 보인다. 그 전 같으면 힘이 솟아나서 더 빠른 속도로 골인지점까지 달렸는데 날개죽지 망가져 날지 못하는 독수리처럼 마음만 앞서고 다리가 따라 주지 않는다. 나머지 2km가 지금까지 달려온 거리보다 더 먼 것처럼 느껴지고 골인지점 아치가 탁 트였던 주로가 끝까지 힘내라고 살짝 굽어서인지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혼신을 다하여 막판 스퍼트를 하니 불편한 다리로 피니시 라인을 5시간 52분에 밟아 마침내 중도 포기를 면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만신창이된 고통스런 다리를 너무 혹사시켰다는 염치없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이 기록은 2001년 조선춘마을 처음으로 뛴 4시간 45분보다 1시간 늦게 돌아왔고 내 최고기록인 서브-4의 3시간대 보다는 무려 2시간 넘게 도착한 기록갱신이다.
칩을 반납하고 물품보관소에서 옷가방을 찾아 쉬면서 피로를 풀고 열차를 타기 위하여 춘천역 쪽으로 향하여 걸어가는데 아직도 상당수의 주자들이 절룩거리며 고통스런 모습으로 골인 지점으로 달리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다. 6시간 넘게 걸려 달리는 주자야 말로 3-4시간대의 주자보다 강한 정신력으로 육체적 고통을 극복하고 이긴 위대한 승리의 주자라고 감히 말할 수가 있다. 이번에 연습부족과 다리 고장으로 중도 포기할 정도로 뼈아픈 시련을 당하고 보니 늦게 완주하는 주자일수록 빨리 달린 주자보다 더 힘들고 고생한다는 걸 알게 되다. 몸이 안 아프고 사전에 연습을 많이 하여 체력 단련을 한 사람은 누구든지 큰 고생 없이 4시간대로 완주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42.195km 풀코스를 도전할 때는 사전에 연습을 충분히 하여 마라톤 체력으로 단련한 후에 달려야겠다는 평범한 진리의 결심을 하게 되다. 옛날 호시절의 기록만 믿고 무모하게 도전해서는 안 되고 지금 내 나이와 몸 상태를 감안하여 달리기로 늦게나마 깨우쳐 준 이번 춘마의 값진 교훈을 헛되이 외면해서는 안 된다.
2014년 춘마 때에는 강인한 정신력 못지않게 무쇠처럼 강한 체력으로 10회 완주를 가을의 전설처럼 멋지게 주파하여 명예의 전당에 당당히 입성할 것임을 굳게 다짐한다.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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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명회님의 댓글

김명회 작성일

김웅채님... 글 재밋게 보았어요
 마라톤 재주보다 글쓰시는 재주가 더 많네요.
 자기몸에 맞게 ... 즐겁게 달리는게 행복이죠

 마라톤 꼭 완주해야하나 ?
 인생 100세를 완주해야...지요 !!

김웅채님의 댓글

김웅채 작성일

김명회님께서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대회임박해서 연습하다보니 반달에 나간지도 오래되었네요
동마준비를 위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의지로
반달에 나가 박영석회장님도 뵙기를 바랍니다

박은애님의 댓글

박은애 작성일

음...5시간 52분....이걸 마라톤기록이라고  해야하나....경보기록이라고 해야하나....
담엔  연습열심히해서  좀 잘뛰쇼....

김명회님의 댓글

김명회 작성일

즐겁게 오래도록 춘마 도로를  이용하시고
 맘껏 행복을 느끼시고....

 오래도록 천천이 자연도 감상하고 느즉하게 들어오신
 웅채님...최고예~~

 빨리 뛰고 떠나실려면....오지도 말지...ㅋㅋㅋ
 걷는것 보다 빠르게....60대 이후에는 필수,

김웅채님의 댓글

김웅채 작성일

박은애님의 질책도 좋고 김명회님의 조언도 감사합니다
친구들은 빨리가면 빨리간다고 사자나 호랑이가 거북이보다
빨리간다고 충고하네요 김선생님의 인생100세 완주가 느리지만 더중요하지요
과부심정은 과부가 안다고 나이들면 나이든사람의 심정이 이해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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