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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동병상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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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번석 작성일13-12-10 20:33 조회932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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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몇 일은 중국 베이징과 산둥 반도에서 날아오는 오염물질 탓에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었다. 몇 일째 밖에서 달리기가 마뜩잖다. 황사는 입자가 커서 마스크나 기관지에 흡착하지만 스모그는 입자가 매우 작아 폐까지 스며들 수  있으므로 노약자나 심폐질환자는 외출을 삼가야한다고 언론사들은 보도 한다.

보편적인 달리기로 1시간에 10km를 달리면 코속을 들락이는 공기의 속도는 20km이다. 그만큼 호흡이 가빠진다. 안개는 아침에 끼었다 햇볕이나는 점심때 쯤이면 서서히 퇴각한다. 오후가되면 밖으로 나가 달릴 수 있다. 중국으로부터 날아온 스모그인 야청빛 무리들은 산둥성 왕서방네서 시집간 셋째 딸 시할머니처럼 세끼 만두도 못 얻어먹은 얼굴로 잔뜩 찌푸려있다.

봄의 황사나, 겨울철 눈, 요즈음 같은 스모그현상보다. 어쪄면 우기철인 여름이 더 낫다. 지난 여름을 우중주(雨 中 走) 로 여러날 달렸다. 하루가 멀다하고 비가 올때도 있었다. 날씨는 태양과 지구가 빚어낸 천지조화의 결과로 똑같은 날씨는 영원히 재현되지 않는다. 날씨의 변화는 내가 살아 있기에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날씨를 즐거운 마음으로 맞이한다.

내리는 비도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마음 편하게 우중주로 달리기 리듬을 우기철에도 이어간다. 아무래도 비가 오는 날은 밖으로 나가기가 망설여진다. 그럴 때는 치마밑이나, 처마밑에서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덮혀 혈액순환이 왕성해지면 방 침대 탄력받은 용수철처럼 뛰쳐 나간다.

비를 맞으며 10여분만 달리면 우중주의 묘미가 새록새록 솟구친다. 쨍한 한 낮의 햇볕보다 훨씬 좋다. 보도불록에 난 잡초처럼 두 팔을 너풀대며 간다. 물구덩을 덤벙덤벙 밟으며 숫한 물파편들이 정강이와 더위를 훑어 내린다.

적벽색 주로가 위장색인지 암갈색의 지렁이가 위장을 한 건지 알수 없지만 난해한 실 선을 그리며 가고 있는 지렁이가 텅빈 주로에 유일한 동반자로 나의 처지와 흡사하다. 환대가 1센치나 될 성 싶다. 눌러 쓴 챙모자아래 상기된 얼굴의 이맛살을 비집고 활발해진 혈류가 툭 튀어나와 지렁이처럼 허울적댄다.

지렁이는 기고, 주자는 달리지만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아품을 간직한 채 길동무로 꿈틀대는 지렁이를 밟지 않는다. 그에 비하면 긴 다리와, 커다란 엉덩이, 아킬레스 건, 아치형 발바닥, 짧은 발가락의 추진력이 있어 용수철처럼 탄력을 주면서 지면에 닿을 때 충격을 줄여주고 발돋움을 쉽게 해주는 구조물들이라 지렁이를 보살피고 보듬어야 했다.

빗줄기가 쎄지면서 가던 길을 되돌아온다. 평소에 물이 흐르지 않던 샛강과 맨홀 뚜껑이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들려 순식간에 물이 넘쳐 흐른다. 중랑천을 거슬러 오를 때는 괜찮었는데 내려오면서 물이 늘어 났다. 샛강을 넘쳐 흐르는 검으티한 물을 어쩔 수 없이 밟고 지나친다. 발목까지 빠지는 물에 신발과 양발이 수챗물 색을 닮는다. 
                                                                                                                                                                                             색만 검으티햇지 밖에서는 몰랐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면 쾌쾌한 시궁창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 한다. 쾌쾌한 냄새가 아내의 코를 통해 뇌에 자극을주는 순간 새벽 선잠을 깨우던 천둥 번개소리보다 더 요란하게 귀바퀴를 맴돌다 내이(內耳)의 달팽이관은 뒤흔든다. “신 ~ 빼”라는 소리에 놀랜 나는 비루맞은 쥐처럼 후질그레한 모습으로 숨소리를 젖은 신발에 꾸겨 넣으며 신을 뺀다. 가제는 게편이라고 집의 개(암캐)도 비루맞은 생쥐를 잡아 생킬듯 멍멍멍이며 마구 짖어댄다. 지렁이와 나는 동병상련으로 지렁이는 강변을 기고, 나는 집에서 설설 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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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연욱님의 댓글

정연욱 작성일

호랑이 내무반장님의 불호령에 바로 깨갱하시는(죄송합니다) 고문님의 깨끗한 승복이 오히려 아름답고 행복해 보여, 흐뭇한 미소 머금으며 잘 읽고 들어갑니다. 감사합니다.

강번석님의 댓글

강번석 작성일

정연욱님 반갑습니다. 글에대한 관심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성큼성큼 방아깨비같은 껑충뛰기 시물레이션으로 한 해의 끄트머리로 가고 있습니다.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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