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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멈춤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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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번석 작성일13-12-16 07:43 조회8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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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강변 뚝방에 핀 노오란 종 꽃인 개나리꽃이 활짝피며 종을 달랑달랑일 때 봄이야라며 뛰쳐나갔다. 요즈음의 거리 풍경으로 볼수 있는 것은 노란 종을 달랑달랑이며 흔드는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내귀에 박힌다. 뛰쳐나가기를 이제는 잠시 끝내라는 소리로 들려온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유독 한국인들은 크고 작은 모임 속에 안주 하고픈 심성이 강한 듯하다. 온라인상의 무수한 블로그, 카페나, 동호회, 향우회, 동창회, 일요달리기, 계모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네트워크가 마치 거미줄 같이 펼쳐 있다. 이 거미줄은 나를 받쳐주는 안전 그물이기도 하고 나를 규정짓는 사회적 통로이기도 하다. 지하철 시청역 터널이 거미줄같이 뚫려있어도 혼자서 송년회를 찾아간다.

삭막한 현실에서 아득히 밀려나 있던 서로 돕고 의지하는 공동체를 향한 꿈이 되 살아나는 곳이다. 한 해를 매듭 지으려는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 점에서 내러티브의 결말을 닮았다. 내러티브란 것이 끝도 시작도 없는 미로와 같은 삶에서 한 토막을 잘라내 시작과 결말을 보여 줌으로써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내 것으로 삼는 문화적 형식이다. 송년회도 삶에 본래 가능하지 않은 일종의 매듭을 부여하려는 시도다.

새해를 새로 시작하려면 이제까지를 매듭지어야 하는 것이다. 마무리도 없는 현대인의 긴 시간에 매듭을 주어 한 해를 새로 시작한다는 활력을 얻기 위한 의식이 나의 송년회이다. 이러한 자리에 술은 늘 있다. 술을 한 두잔 마시는 정도로 소량 흡수되면 중추 신경계가 흥분돼 기분이 들뜨고 자신감이 커지면서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 단계 이후에도 계속 2차,3차로 이어지면 판단력,사고력,주의력, 기억력, 운동 기능등에 장애가 초래된다. 몸의 회복주기가 사람마다 다르지만 너 댓새는 피곤에서 허우적댄다. 내 얼굴은 마치 가을 햇살에 말라 쭈구러진 고염처럼 되어있다. 잘못된 거미줄로 불량그물망이다.

술을 적당히만 마시면 창조적 사고에 도움이 된다. 작동기억을 감소시켜 집중력이 떨어지게 한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신경이 무뎌진다. 이것이 창조적 사고에는 더 좋은 환경을 만든다. 혈중알콜농도가 0.07일때 특히 문제 해결에 창조적인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러할 때 내 얼굴은 으듬지에 매달린 홍시처럼 붉으레하다. 초강력 세사의 안전그물망이다.

멈춤의 미학(美學)으로 꼽히는 거미는 거미줄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이용해 초강력 세사(細絲)생산으로 그물망을 만들어 놓고 모기나 파리 같은 해충을 잡아먹어 생태계 먹이사슬을 지키는 이로운 곤충이다. 숨죽이고 있는 그물망에 날파리가 날아들어 그물에 걸려 흔들리는 쾌감은 마치 내가 달리기를 끝내고 멈추었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오묘한 변화가 있어서이다. 몸의 오묘한 변화는 거미의 그물망 쾌감을 능가한다.

사람을 사랑하고 인간관계를 좋아하지만 아무도 없는 자신만의 시공을 불안과 공허감 없이 잘 견뎌내는가? 혼자임을 견딜 줄 아는 능력 이것을 구태여 의학용어를 빌린다면 정신의학적으로 중요한 성숙의 기준이 된다. 관계중독에 걸린 사람은 나는 없고 너와나만 존재하며 타인과의 심리적 거리를 용납하지 못한다.

역설적이게도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혼자의 시간을 고통스러워하기보다 즐길 수 있는 사람만이 제대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달리기 주로에 소 똥인지 피자처럼 떨어져 깔려있는 개 똥철학을 장단지에 꿰맨다. 

거미줄에 해충이 달라붙어 도망치기전에 거미가 다가갈 수 있는 것은 거미줄 중 끈적이지 않는 선이 있는데 그곳으로 다니는 지혜가 있다. 거미만의 통로인 것이다. 내가 거미에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년 말 거미줄같이 얼키고 설킨 모임에서 내 기준치인 나만의 통로로 술을 통과시킨다.

종종 달리면서 몸의 이상징후가 생기면 한 발만 더,한 발만 더라며 나가지 말고 손목에 찬 시계 시침(時針)이 날카로워도 흠칫 놀라서 멈출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거미가 멈출 수 있는 것은 먹이를 낚아채려는 것이고, 아스팔트를 달리는 나는 잘 만 멈추면 길 위에서 월척을 낚는 겪이다. 노란 종소리 달랄달랑 소리로 위안을 삼는다. 봄의 개나리 꽃의 종소리와 년 말의 구세군 종소리가 다르게 내이의 달팽이관을 통해 뇌를 자극한다. 잘 멈출줄 알아야 내년을 그 다음을 잘 달릴 수 있다. 라며 달랑달랑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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