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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나의 인생 수업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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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해균 작성일14-11-10 12:47 조회924회 댓글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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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중앙일보와 대한육상 연맹이 주최하는 중앙서울 마라톤대회에 참가하였다.  2007114일 배번 8369를 달고 처음 마라톤 풀 코스를 이 대회에서 완주하였고 2012년에는 3시간 5351초의 생애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연령대별 참가자중 1위로 들어와 나는 이 대회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어제 중앙서울 마라톤대회에 15,000여명의 마라톤 동호인들이 참여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잠실에서 출발하여 서울공항 앞을 지나 성남을 왕복하는 이 마라톤 코스 주변에 늦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어 매우 아름다웠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 기온은 잠실에서 출발할 때는 약간 쌀쌀했으나 성남에 반환점을 돌 때는 달리기에 알맞게 상승하였고 바람과 습도도 마라톤 하기에 최적의 상태였다.

 

잠실을 출발하여 13km 지점쯤 되는 탄천교에 이르렀을 때 어떤 외국인이 웃어라, 당신은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40,000원을 지불하였다”(smile, you paid 40,000won for this event!)라는 글을 쓴 종이를 양손으로 펼치고 있어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따지자면 참가비는 40,000원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투자는 그 이상이다.  나의 경우 가을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투자한 시간은 100시간이 약간 넘는 것 같다.  여기에는 순수 연습시간과 연습 하기 전 준비운동 그리고 연습이 끝난 후 마무리 운동 그리고 운동을 하는 지점에 오고 가는 시간이 모두 포함 되여 있다. 2014년 법정최저 임금으로만 따져도 100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은 .558,000원이다.  참가비 40,000원을 포함하여 이 대회에 내가 투자한 비용은 600,000원 가량된다.

 

4시간을 달리기 위해 100시간을 준비한 나를 두고 미련하다고 말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나는 돈 주고 고생을 사서 한 셈이다.  하지만 내가 마라톤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 여행을 하기 위해 오래 동안 돈을 모은다.  내가 작년에 피레네산맥 아래 불란서 작은 마을 생쟁피에드 드 포르(Sainjt-Jean-Pied- de-Port)에서 스페인 북부 산티아고(Santiago de Compostela)까지 800km 구간의 순례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 사람들의 관점은 아마도 거기까지 가는 항공료와 장기간 순례에 들어가는 여행 비용이면 고급 크루스 여행을 다녀 올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나는 산티아고 순례여행을 하면서 은퇴자로서 감당하기에 벅찬 돈을 썼다.  그리고 순례를 하면서 사고를 당하기도 했으며 귀로에 자료를 담은 스마트 폰을 분실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여행이나 순례의 목적은 과정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사실 산티아고 목적지에 도착해봐야 고색 창연한 빈 성당 만 있을 뿐 아무도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없다. 나는 순례기간 중 스페인의 하늘과 땅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순례 온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사람들과 어울려 그들과 회로애락을 나눌 수 있는 내 인생 최고의 기쁨을 누렸다.  그것으로 내가 감당하기에 벅찬 돈을 내고 사서 한 고생은 충분히 보상 받았다고 생각한다.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사방 지지(四方之志)이다.  즉 천하를 경영하려는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수업을 하는 과정이다.  사방지지(四方之志)를 이루는 수업에 하늘을 알고, 땅을 알고 그리고 사람을 아는 것 만 큼 중요한 일이 없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하는 유행가도 있지만 나는 이제 마라톤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에는 이미 늦은 나이이다.  따라서 나는 마라톤이야 말로 하늘과 땅의 풍경을 알고 다른 사람을 알고 나의 깊이를 알 수 있는 최고의 인생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어제는 달리면서 내가 산티아고 순례여행을 하면서 한달 동안 만난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전국 각지에서 온 그들의 유니폼에 적힌 출신지역 단체표시와 간간이 눈에 들어오는 출사표를 읽으며 비록 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했지만 세상을 살면서 느끼는 보통사람의 고뇌와 포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먼 길을 달리면서 나 자신의 인내심과 자제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잠실과 성남 일원에서 경찰의 교통통제를 받으며 광활한 하늘과 땅의 공간을 누비며 순수한 열정으로 나를 표현하는 달리는 사람의 자유는 돈을 주고 고생을 하기에 충분한 동기부여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 3대 마라톤 축제가 있다.  봄에는 동아 일보에서 주최하는 광화문을 출발하여 서울 시내 명소를 거친 후 잠실 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서울국제 마라톤대회가 3월셋째주에 열리고 가을에는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의암 땜과 춘천 땜을 통과하여 춘천시내로 들어오는 춘천마라톤 대회가 10월 셋 째 주에 열리고 마지막으로 잠실과 성남일원을 왕복하는 중앙서울마라톤대회가 11월 초에 열린다.

 

이번 중앙일보대회에 70대 이상 노장들이 670명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 하였다.  몸으로 부딪히며 하늘과 땅의 풍경을 감상하고 세상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지를 알기 위한 인생수업으로 마라톤 만한 운동도 없다.  나는 기회가 된다면 작년과 다른 코스로 스페인 순례 여행을 또 가고 싶다.  그러나 몸과 마음 그리고 상당한 여행 경비의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그 동안 나는 마라톤을 하면서 국내에서 몸으로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하늘과 땅의 풍경을 익히고 달리면서 사람들과 어울려 이세상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세상 사는 소소한 재미를 맛보려고 한다. 나의 기력이 닿는 한 앞으로 돈을 주고 사서 고생하는 인생수업은 계속 될 것이다.  비록 풀 코스에서 하프 그리고 10km 나중에는 기력이 못 미쳐 5km로 떨어지더라도 달리면서 인생수업을 하는 나의 사방지지(四方之志) 계속 것이다.

 

이번 가늘 나의 인생수업 성적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20141026 춘천 마라톤 대회 배번 4408 기록 4시간 133

2014119  중앙 서울 마라톤 대회 배번 5429 기록 4시간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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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명회님의 댓글

김명회 작성일

정형 !!
 대단하신 기록입니다
 60대 초반들도 엄두도 못내는 기륵을

 글도 잘쓰시고
 산에도 펄펄나르시고
 뭘 드시고 힘이 불끈 불끈 하세요

 다음 글에는
 솔찍하게 음식 운동하시는 방법을
 공개해 주십시요

임인범님의 댓글

임인범 작성일

와~
기록봐봐!
어째 저런 기록이 나올 수 있다냐? ㅎㅎ
1초 차이다..

아~
어제 급수대에서 정선생님을 스쳐뵈었지만 아는체를 할 수 없었다..
정선생님~하고 부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4시간 13분 한참 어린 주자가 
4시간 01분 어르신에게 어찌 주로에서 인사를 드릴 수 있단 말인가?
30km 지나서 어깨고 다리고 온 몸이 죽갔는데..
정선생님께서는 물 한 잔 만 마시고 바로 나가신다..
아~ 서브 4를 목표로 막판 최선의 경주를 하시는 구나..
꼭 성취되기실 바라는 맘으로 저멀리 사라져가는 정선생님의
뒷모습만 지켜보았다..ㅠ

"대단하시다~" 라는 말 몇마디 갖고는 어림도 없겠지만
그래도 정말 대단하십니다..그저 저도 정선생님 나이에 저렇게
건강하게 달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거 같습니다...

큰 수고 하셨습니다..진정으로 존경스럽습니다..^^

대단히 수고 많으셨습니다...!

백태식님의 댓글

백태식 작성일

정해균  선생님  대단  하십니다.
존경합니다

강주원님의 댓글

강주원 작성일

강주원 인사올립니다.
어제 뒷풀이장에서 좋은 말씀으로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선생님 글을 보니
선생님과 마주앉아 식사를 했다는 것이 새삼 영광스럽게 느껴집니다.
앞으로 정해균선생님의 소중한 경험을 보고 배우도록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차석근님의 댓글

차석근 작성일

완주를 축하드리며..대단하십니다.

이장호님의 댓글

이장호 작성일

선생님 존경합니다.
선생님의 절제된 생활을 보면서 많이 배웁니다.
저 보다 빠른 완주 축하드립니다.

정해균님의 댓글

정해균 작성일

변변치 못한 성과를 좋게 받아 들여 칭찬해 주신 김명회님,이인범님,백태식님,강주원님,차석근님,이장호님 감사합니다.
서울마라톤에서 매주 일요일 아침 반달모임을 조직하여 훈련의 기회를 제공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간 달리는 사람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섬긴 자원봉사자 여러분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이와같은 좋은 전통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유지 발전되기를 바랍니다. 이글을 읽은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제가 쓴 글에 과대 포장된 부분이 있으면 꾸짖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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