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주로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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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번석 작성일13-03-07 12:00 조회952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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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아래가 어느덧 파릇파릇하다. 아직도 운동장 한 켠에 잔설이 남았는데 봄은 저녁밥 짓는 냄새처럼 낮은 포복으로 와 있었다. 동토(凍土)의 언 땅은 이미 완강한 근육을 풀었다. 그도 그럴것이 3월 마라톤대회가 바로 코 앞인데 달림이도 근육을 풀 때가 된 것이다. 뱃살이 트여 고슬고슬 해졌다. 작고 여린 아기 싹들이 우우우 머리를 들고 그 가냘프고 보드라운 살로 언 땅을 비집고 나온다.
경칩이 지난 봄의 길목에서 볼 수 있는 연듯빛 여린 싹들과 꽃을 볼 수 있는 것은 축복이며 환멸이다. 삶에 대한 비극적 인식에 새삼 눈 뜨는 계절이다. 주로에 흩날리는 흙먼지는 오냐오냐 다독이고 생명을 싹틔우기 위해 마른 흙은 풀썩풀썩 들이 받는 새싹의 여린 손을 오냐오냐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하도 신기해서 가까이 가 보면 청회색 꽃 들이 빵끗빵끗 이며 처음보는 이방인에게 윙크를 한다. "아! 봄이다" 라고 무언의 메세지를 보낸다.
청계천변 옹벽아래 매화가 가지 끝에 잠 사이사이 산만하게 꽃망울을 맺고 있다. 연분홀 꽃망울들이 숨을 죽이며 다소곳하다. 마라톤대회시 출발 전 옷을 갈아입으며 양쪽 가슴에 수수알만한 유두(乳頭)를 밴드나, 청테잎으로 눌러 넣는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수줍어하는 것은 매화 꽃 망울과 흡사하다.
매화꽃은 5,4,3,2.....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고 혹자는 광화문을 출발하는 마라톤대회를 5,4,3,2.....일로 카운트다운 하고 있다. 축화(祝花)속에 섬긴 가느다란 가지 점점이 고운 매화꽃은 틔우겠지 그 때를 즈음해서 축포와 함께 축화속에 달릴것이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버들강아지 하얀 꽃망울들이 탱탱 불었다. 10년 넘은 우리집 강아지처럼(나루) 꼬리를 흔들며 머리를 비벼댄다. 뽀송뽀송 부얼부얼한 솜털이 앙증맞았다. 영락없이 눈 비비며 일어나는 강이지였다. 버들강아지는 뽀송뽀송한 꼬리를 흔들며 강바람을 실크처럼 간질이듯 달림이를 어루만진다.
봄 강물 따스한 줄은 오리가 먼저 안다고 했듯이 오리들이 무리지어 놀고 있다. 봄은 공기 중에 발생한 음이온은 사람들의 부교감(副交感)신경으로 호흡,순환,소화 등을 지배하는 자율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젊은 남,녀들의 밀어나, 달기기의 효과가 높거니와 수백 시간 풍화된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하초(下焦) 에 피가 돌아 꼿꼿해 질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눈(雪)덮힌 주로를 달리던 허리가는 달림이의 꿈인양 연듯빛 잎사귀들이 땅바닥을 긴다. 봄은 이미 따스한 봄볕 양지짝에서 가물가물 졸다가 깨는 고양이의 졸음처럼 낮은 포복으로 강변 주로에 와 있는 것이다.
배곯은 사람들의 서러운 눈물인 양 연분홍색 매실의 꽃망울이 가지마다 맺혀 있다. 봄의 전령사들 꽃,버들강아지, 매화 꽃망울,오리,강물이 온통 춘색(春色)인데 계절보다 굼뜬 필자의 달리기 복장은 긴타이즈에 두꺼운 방한복으로 겨울 흔적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탱글탱글한 연분홍빛 매화 꽃망울이 빵끗이며 앳된 새색씨의 유두(乳頭)같은 꽃이 활짝 피어오르면 그냥 앉아 있지 말라고 일탈을 충동질한다. 필자는 피끗피끗한 장단지를 들이대며 강변의 봄을 축화(祝花)속에 달릴 것이다. 이렇듯 서울의 봄은 강변을 달리는 달림이의 피끗피끗한 근육에서 오겠죠.
하늘색 꽃은 봄까치꽃(개불알풀꽃)입니다.
추천 2
댓글목록
황인호님의 댓글
황인호 작성일
실버들을 천만사 늘어 놓고도
....
가는 봄을...
그렇게 우리는 봄을 기다렸습니다...
그런 갈망이 모아져 봄이 살며시 다가와 속삭입니다....
강번석님의 댓글
강번석 작성일
황인호님! 반갑습니다.
시적인 글이 멋져보입니다.
봄까치꽃
이해인
까치가 놀러나온
잔디밭 옆에서
가만히 나를 부르는
봄까치꽃
하도 작아서
눈에 먽저 띄는꽃
어디 숨어 있었니?
언제 피었니?
반가워서 큰소리로
내가 말을 건네면
어떻게 대답할까
부끄러워
하늘색 얼굴이
더 얇아지는 꽃
잊었던 네 이름을 찾아
내가 기뻣던 봄
노래처럼 다시 불러보는
너, 봄까치꽃
잊혀져도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나도 너처럼
그렇게 살면 좋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