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마라토너 , 늙어간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복진 작성일12-10-10 14:52 조회942회 댓글4건관련링크
-
http://www.ohmyshoe.com
108회 연결
본문
| 박복진의 마라톤 컬럼 |
|---|
| ] | . |
| 울트라 마라토너, 늙어간다 |
|---|
|
울트라 마라토너, 늙어간다 안녕하십니까? 춘포 박복진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과거, 나는 아내에게 무모할 정도의 오기 내지는 치기를 디밀었습니다. 아내의 표현대로 나는 아내에게 천둥 벌거숭이었습니다. 맨 처음, 마라톤 대회에 나간다고 했을 때, 아내는 나를 보고 왼 정신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새파란 젊은이들도 나가떨어지는 그런 운동을 지금 어떤 정신으로, 누구한테서, 무슨 꼬임으로, 어떤 소리를 듣고 하는 책동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아니, 어떤 젊은이가 죽었는데 ? 라고 되물으니, 아, 이 양반아, 그래서 그리스에서 마라톤이 생긴 것이잖아?? 그 젊은이가 죽고나서... 그렇지만 나는 밀고 나갔고, 14 년 전 그 당시, 마라톤에 관한 정보 부재로, 안 죽을 만큼의 극심한 고통을 지불하고 첫 완주를 했습니다. 다음에는 울트라 마라톤 100km 대회에 나간다고 했을 때, 아내는 말이 없이 나를 바라 보았는데, 그 표정이 꼭, 내가 칠흑같은 어둠에 길 떠나는 임무 수행 북파공작원이라도 되는 양 했습니다. 나도 그 당시에는 한숨대신 함성으로! 걱정대신 열정으로! 포기대신 죽기 살기로! 달리기에 매달리고 있었을 때임으로, 지지않고 아내에게 치기를 보이며 대들어 설득을 감행, 결국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하고, 대망의 울트라 마라토너로 등극했습니다. 그러고서 , 매번 차상급 대회인 제주 일주 200km, 한반도 횡단 308km, 한반도 종단 537km, 한반도 종단 622km 등의 도전에서 같은 상황이 발생되었는데, 나는 아내에게 지지 않았고, 물러서지 않았고, 그래서 결국 대한민국 울트라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 할 수 있었습니다. 네, 이 과정 중에서 아내의 반대는 얼마나 극심했었는가는 가이 짐작 이 가고도 남지요. 제 아내는 체구도 작고, 아주 조용한 편이며, 맘 씀씀이 소심하여 무척 여리거던요. 그저 말썽없이 다소곳이 사는 남편을 원했거든요. 그런 험난한 길을 걸어오며 당당히 아내에게 대들고, 설득하며, 또 때로는 안 된다는 것에 대해 배수진을 치고, 그럴랴면 차라리 날 죽여라!! 라고 외쳐댔던 제 용기가 어느 날에선가 부터 삼베 바지에서 보리 방귀 빠져나가듯 나가버렸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아내가 나보고 하지 말라거나, 나가지 말라거나 하는 일에 내가 봐도 너무 고분고분 해졌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에서부터요... 그래서 이제는 울트라 100km 도 당신 나이에 무리이니 그저 집 앞에서 5km, 10km 만 적당히 뛰고, 날 좋으면 20km 까지는 봐 줄테니 그 정도만 뛰라는 것입니다. 그 말씀에 대들지 못하고 실재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요, 제가 지금요. 아내의 말씀에 의하면, 나이들어 젊은이들하고 함께 어울리며 노는 것도 보기 싫으니, 될수록 그런 곳에 끼이지 말고, 길도 큰 대로로 가서 많은 사람들 불편 주지 말고 작은 샛길로 다니고, 젊은 애들은 울어도 이쁘지만 늙은이는 웃어도 보기 싫고, 애들은 볼에 묻은 고추장도 예쁘지만 늙은이는 입 가장자리에 붙은 찰밥 한 알갱이도 보기 싫은 법, 어디가서 손님들과 밥 먹을 때 꼭 왼손에 손수건으로 입 딲아 가며 먹는 것은 필수이며, 그 외 어디를 가도 행동거지를 각별히 조심해서 남들 눈 바깥에 나지 않게, 지금껏 살아온 얼굴에 누 안되게, 집 찾아오는 것도 어눌해져 헤맬 수 있으니 될수록 어둑어둑하기 전에 일찍, 일찍 집에 들어와 있으라는 것입니다. 그런 분부에 예전처럼 아니라하고 대들어지지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가요.... 나만 그런가요? 우리 집에서만 그런가요? 이것이 늙어가는 울트라 마라토너의 전형인가요? 날씨마져 꿀꿀한 시월하고도 십일, 그저 물 한 통 넣은 배낭 매고 허가받은 20km 만이라도 뛰고 와야겠습니다. 오다가 동네 가게에 들려 입주로 ( 선 걸음에 먹는 술 ) 막걸리 한 사발만 들이켜고 와야겠습니다요. 춘포 박복진 ( 대한민국 뜀꾼 신발 faab 마라톤화 대표 ) |
| ) |
댓글목록
이기문님의 댓글
이기문 작성일
풀, 울트라를 완주한 경험이 있는 60대 중반입니다.
실감나게 읽고 공감합니다.
나이를 더하면서 남자들은 현실에 맞게 적응하면서 살아
가는나 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장상오님의 댓글
장상오 작성일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피부에 와 닿기보다
가슴이 쓸쓸하게 느껴지는 내용입니다.
요즘 인터넷이나 휴대폰에 떠도는
대한민국 중년 남자들 조롱하는 이야기(곰국, 이사 애완견 챙기기 등)도
마음이 씁쓸한데..
저는 아직 젊으니 나중 생각하지 않고
나 하고싶은대로 살렵니다..굳세게..
조대영님의 댓글
조대영 작성일
세계 울트라 마라톤연맹 아시아지역 박복진 대표님
지금은 대표님의 시대는 거(去)하고 사모님(김영희여사)의 시대가 도래하였으니
네모님의 생선(사모님의 생일선물)도 공손히 드리고 간큰짓 하지마시고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잘하세요.
코푼 휴지 신세되기전에.... 안방에서 뒷방으로 쫓겨나가는 수가 있습니다.
함량미달에 맛이간 멍청한 늙은이의 조언입니다.
박대표님,지난 제주대회 때 고마움과 응원에 보답하지 못하고 중도포기한것
지금 이시각에도 후회하고 미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명회님의 댓글
김명회 작성일
박복진대표님
한편으로는 쓸쓸하기도 하지만 왜!
그렇게 생각 하실까 하는 의문점도 있습니다
몇일을 두고 곰곰히 생각 했었습니다
저의 견해를 말씀드리죠
60대를 훌쩍 넘어선 지금에야 인생에 황금을 맞보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것을 스스로 제어하면서 살고있으니
미래도 아름답고 걱정없이 즐겁기만 합니다
경쟁하는 나이를 지나고 편안한 날만 계속 됩니다
뛰지못하면
걸으면서 아름다운 산천도 감상하고
걷기도 힘드면
헌자전거로 산책하면되고
자전거 조차 힘들면
지하철이용하면 무료패스가 있어 감사하고
자식들이 주는 지폐몇장이면 한달가도
줄어들지도 않고
지난날 학창시절에는 성적땜에 안간 힘을 ...
직장생활 때는 일거리와 상사의 꾸지람에 시달려야 했고
결혼후에는 부모님,안사람, 자식들 걱정으로 뜬눈으로.. ..
마라톤경력도 10여년이 훌쩍 넘었지만
초보시절에는 앞사람 제끼는 재미로 뛰었고
이젠.. 양보와
사진 찍어주는 재미가 더욱 아름다워요
감기 안들고 엎어지지만 않으면 80세까지는
행복하게 지낼수 있을것 같습니다
박영석회장님의 발자욱만 따라가면 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