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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달리기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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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해균 작성일12-07-27 10:35 조회728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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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러너들에게는 조지쉬언(George Sheehan)의 저서 달리기와 존재하기(Running & Being)”를 번역한 역자로 알려진 소설가 김연수 씨가 최근 삶의 애환과 달리기에 대한 진한 애정이 담긴 지지 않는 다는 말이라는 산문집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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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 가운데 이번 혹서기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에게 격려가 될 만한 내용을 발췌하여 여기에 소개 합니다.
 

내게는 달리기가 수행이다. 우선 언덕이 하나 필요하다. 30미터 정도 되는 언덕이면 좋겠다.....
 

점점 횟수가 많아지면서 언덕 오르기는 성스러운 종교적 체험에 가까워진다...
내가 누구냐면 말이다. 가만히 두면 자꾸만 아래로 만 내려가려는 존재이다. 언덕 오르기는 내게 주어진 이 숙명을 거슬러 나를 조금 위쪽으로 옮겨 놓는 일이다. 정말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15회 정도가 넘어서면 언덕을 오르는 내 온몸으로는 고통이 밀려들기 시작한다. 숨은 금방이라도 막힐 것만 같고 심장은 그 자리에서 터져 버릴 것 만 같고 허벅지와 종아리는 그대로 갈라질 것만 같다.... 그저 할 수 있는 한 온몸을 움직여 올라가는 수밖에 없다. 중력의 영향에서 결코 벗어 날수 없는 인간이면서도 동시에 나는 내가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발을 굴린다.
 

그 다음에는 완벽한 고통이 찾아온다. 그때부터 나는 언덕 오르기를 수행한다. 온몸을 사로잡는 고통이 찾아오고 잠시 그 고통이 사라졌다가 다시 고통이 찾아온다. 언덕은 사라지고 파도처럼 되풀이해서 왔다가 사라지는 고통만이 느껴진다. 그 고통을 경험해보면 그 안에 말로 잘 설명하지 못할 감미로움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완주 자들이 결승점 앞에서 느끼는 고통 그리고 그 안의 감미로움과 대단히 흡사하다. 그걸 경험한 다음 에야 달리기를 그만둔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언덕을 향해 최대한 내 몸을 밀어 붙일 때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감미로움을 느낄 때 나는 러너들이 수행자와 같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고통마저도 그 자체로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소설가 김연수씨는 스물여섯 살 때 백수의 서글픔을 잊기 위해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달리기를 워낙 좋아 해서 2005년 호수공원 부근으로 이사 왔다고 한다.
 

김연수씨는 말한다.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지지 않는다는 말이 반드시 이긴다는 걸 뜻 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이었다. 지지 않는다는 건 결승점까지 가면 내게 환호를 보낼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
 

812일 혹서기 마라톤의 언덕코스 편성과 시간제한 없이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대회운영 방식은 김연수작가의 달리는 철학과 일치를 이루고 있다.
 

김연수 작가는 마라톤에는 인생의 드라마 이상이 담겼다고 다음과 같이 그의 마라톤 관을 서술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마라톤에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변덕과 변심이 다 들어 있다. 천국이었다가 지옥이었다가 확신에 찼다가 회의했다가 심지어는 몸이 자기 몸이었다가 남의 몸이었다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다. 삶을 살아 갈 때는 때로 행복이 그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정도 일뿐일 때도 있지만, 마라톤을 할 때의 행복은 말 그대로 티 하나 없는 지복의 상태다.”
 

조지 쉬언은 달리기와 존재하기에서” ‘달리기를 예술로 러너를 예술가로 볼 수 있을까?’ 라고 질문을 던진 후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달리기도 하나의 예술이다. 달리면 그 말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된다라고자문자답하고 있다. 김연수 작가의 생각은 보다 인간적이다.
힘든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근육통과 지루함을 참아 내는 것은 오직 러너로서의 관용덕택이다. 그렇지만 달리기는 고급예술이다. .. 절망을 좋아하는 척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고통과 슬픔을 참아 내는 것은 오직 인간으로서의 관용덕택이다. 그렇지만 삶은 고급예술이다.”
 

지지 않는 다는 말을 읽고 한국에도 조지 쉬언과 같은 훌륭한 운동 철학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무척 고무되었다.
 

혹서기 대회를 준비하는 러너 여러분들 삼복더위에 건강관리 잘하시고, 컨디션을 잘 조절하여 완주의 기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김연수작가의 달리기 예찬에 관심이 있는 러너께서는 최근 마음의 숲에서 출간한 김연수 산문집 지지 않는다는 말을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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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황인호님의 댓글

황인호 작성일

런너 =

  행위예술가

  행위 철학가

  낙천주의자

이병룡님의 댓글

이병룡 작성일

정해균 선배님! 안녕하세요~
김연수 산문집 "지지 않는다는 말" 달리기 예찬을 소개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달리면 행복합니다. 달리면 건강해집니다. 혹서기 마라톤 리허설에서 뵙겠습니다. 파이팅! ^0^

안수길님의 댓글

안수길 작성일

김연수 산문집 “지지 않는다는 말”에서

처음 대회에 참가해 결승점에 들어갔을 때의 일이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기록으로 뛰는 둥 마는 둥 고개를 푹 숙인 채 경기장 초입으로 접어드니
길 양옆으로 우리가 들어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가족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 꼴을 보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들이 내게 박수를 치면서 이제 조금만 가면 된다고 격려해주는 것이었다.
그 환호를 대하자마자 내 등이 쭉 퍼지면서 얼굴에 화색이 도는 게 느껴졌다.
누가 봤다면 곧 세계신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하려는 선수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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