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닭서리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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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우 작성일01-02-06 02:23 조회53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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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에 소질이 없었던 나는
국민학교시절 체육시간이나 운동회 때,
단거리 달리기를 하면 거의 대부분 꼴찌를 도맡았었다.
그것은 천천히 달릴 때는 괜찮은데
속도만 내면 나도 모르게 팔자처럼 다리가 벌어지기 때문 이였다.
그래서 친구들은 날보고 달리기를 팔자로 잘 한다고 비아냥 거리곤 했었다.
그러나 같은 반 친구 성재윤이 하고 함께 뛰면 가까스로 꼴찌는 면할 수 있었다.
그는 그의 어머님을 닮아 몸이 약간 뚱뚱한 편이였다.
그래선 지 뒷뚱뒷뚱하며 달려가는 폼이 꼭 오리와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오리궁둥이"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 오리궁둥이도 나를 만나면
기를 쓰고 달려버려 항상 나와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치곤 했었다.
그 모습이 재미있는 광경 이였는지
6학년 때 하루는,
선생님께서 체육시간이 끝날 무렵에 우리 둘만 불러내어 100m를 달리게 하셨다.
부끄러워서 나가고 싶지 않았다.
다른 때와 달리
같은 학년 여학생 반이 운동장에서 함께 체육시간을 갖고 있었기 때문 이였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었다.
재윤이와 나는 드디어 출발라인에 섰다.
우리 반 애들뿐만 아니라 여학생반 애들까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준비!"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적어도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내 가슴을 누르기 시작했다.
선례로 보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바싹 긴장이 되었다.
그래서 슬쩍 곁눈으로 그를 보았다.
그도 지그시 입술을 깨물면서 무언가를 결심하고 있는 듯 했다.
"준비 땅!"
출발을 알리는 선생님의 신호가 떨어졌다.
우리 둘은 힘차게 앞으로 달려갔다.
저 앞에 흰색 천으로 된 결승테이프가 보였다.
거의 동시에 달리고 있었으나 내가 약간 앞서기 시작했다.
"오리궁둥이 이겨라! 파이팅!"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나는 섭섭하지 않았다. 원래 승부에선 약자(弱者)를 응원하는 것이 당연하닌까......
마지막 힘을 다해 결승선을 향하고 있는데
갑자기 검은 물체가 앞으로 피웅하고 나를 앞질러 가고 있었다.
그의 검정 고무신 이였다.
그러나 벗겨진 신발과 관계없이
그가 무서운 속도를 나를 추월하려고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결승선 6, 7m를 앞두고 내가 마지막 급피치를 하고 있는데
뭔가 발에 걸리는 것 같았다.
비틀비틀 거리다 나는 그만 넘어지면서도 그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버렸지만
결승테이프는 그의 가슴에 걸려 있었다.
이것을 본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운동장을 덮고 있었다.
창피했지만 나는 내가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자기가 이겼다고 끝까지 우겼다.
선생님께선 결승테이프를 먼저 끗는 사람이 이긴 것이라고 그의 손을 들어주었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후
나는 서울에서 공부를 했었기 때문에 이따금 시골에 내려갔다.
친구들이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을 무료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야! 오늘밤에 우리 닭서리 하면 어떨까?"
모두 하나같이 찬성하고 나섰다.
풀벌레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는 밤이 되었다.
하늘에는 금방 쏟아질 것같은 은하수와 수많은 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별들이 너무도 선명하게 우리들의 머리 위에서 놀고 있는 것같아
길다란 장대에다 잠자리채를 묶어서 한번 휘두르면
한 움큼씩 걸릴 것만 같았다
또한 옅은 구름처럼 높은 하늘에 널려 있는 은하수들은
별들의 운하가 되어
그들의 소식을 나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이따금씩 스쳐 지나가는 별똥들은
깊어 가는 밤하늘의 영화(榮華)를 전해주는 듯 했다.
나는 마지막 빛을 강렬하게 발산하며 떨어지는 유성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의 닭서리가 성공해서 배부른 추억이 될 수 있기를 빌고만 싶었다.
각자 가져온 솥이며 버너 등을
감내 다리밑 뽕나무밭에 숨겨놓고 우리는 슬금슬금 다시 동네로 향했다.
"우리 어디서 닭서리 할까?"
"우리 집으로 가자!"
성재윤이였다.
그러나 순간, 나는 겁이 덜컥 났다.
우리가 어릴 적에 그의 산에서 밤을 따먹다가
그의 아버지한테 들켜서 야단 맞은 적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술을 무척 즐기셨기 때문에
장날이면 장터에서 곤드레 만드레 취기가 올라 소리지르고 싸움하는 것을
자주 목격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진즉부터 그의 아버지는 내 머리 속에 아주 무서운 사람으로 각인 되어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국민학교 1학년 때 일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돌기 시작했다.
선생님께선 생일날에 대해서 우리들에게 한참동안 설명하시다가
마지막으로 생일 선물은 아주 소중한 것이기에
주인공이 제일 좋아하는 것을 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며칠 후,
재윤이 아버지의 생일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어머님께 선물을 사겠다고 졸라,
읍내에 가서 그의 아버지께 드릴 것을 사 가지고 왔다.
집안 식구들은 어린 그가 무엇을 사왔을까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그는 누구에게도 그 조그마한 상자에 든 것에 대해서 아무런 말을 해주지 않았다.
생일날 아침!
집안 식구들이 모여 축하해 주면서 그에게 생일 선물을 아버지께 드리라고 했다.
그는 꼬방에 숨겨두었던 그것을 냉큼 가져와 방 가운데에 놓았다.
모두들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 조그마한 상자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께서 서서히 상자를 뜯어보았다.
그 속에는 2홉짜리 소주 한 병이 들어 있었다.
"우리 달구새끼가 말이여 사람한테도 덤벼든 당께,
그 싸가지를 오늘 밤에 확 고쳐 부려야 쓰것서야!"
"그래도 네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까딱없어야, 내가 가서 몰래 잡아와분당께!"
그러자 다른 친구들이 찬성하고 나섰다.
하지만 나는 그의 아버지가 술에 취해 깊은 잠에 빠져 있으면 모를까
아주 무서운 인상이 떠오르기만 했다.
논둑을 따라 걸어가자
벼들이 제법 자란 논에서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고요한 밤 들녁의 적막함을 달래고 있었다.
졸졸졸 흘러내리는 개울물은 이에 화음(和音)을 맞추는 듯
소락소락 우는 소리로 귓가를 간지르피고 있었다.
이 박자에 놀아난 반딧불들은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칠흑 속에 선을 그으면서
방금 내려온 하늘의 별빛처럼 어둠을 밝혀주고 있었다.
들판에 눅눅히 내린 풀섶의 이슬을 털면서
우리는 닭서리를 위해 목적지로 향했다.
그러나 마을 입구에 이르자 상황은 바뀌어 버렸다.
먼저 무더운 여름철이라 많은 사람들이 길가에 나와서 더위를 쫓으면서
밤늦게 몰려다니는 우리들을 보자
무척 경계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또한 마을회관 근처에선 어른들이 모여서 확성기(擴聲器)를 고치고 있었다.
게다가 그의 집에선 마당에다 모깃불을 피워놓고 식구들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우리는 밤이 더 깊어지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송파세상 김현우
국민학교시절 체육시간이나 운동회 때,
단거리 달리기를 하면 거의 대부분 꼴찌를 도맡았었다.
그것은 천천히 달릴 때는 괜찮은데
속도만 내면 나도 모르게 팔자처럼 다리가 벌어지기 때문 이였다.
그래서 친구들은 날보고 달리기를 팔자로 잘 한다고 비아냥 거리곤 했었다.
그러나 같은 반 친구 성재윤이 하고 함께 뛰면 가까스로 꼴찌는 면할 수 있었다.
그는 그의 어머님을 닮아 몸이 약간 뚱뚱한 편이였다.
그래선 지 뒷뚱뒷뚱하며 달려가는 폼이 꼭 오리와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오리궁둥이"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 오리궁둥이도 나를 만나면
기를 쓰고 달려버려 항상 나와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치곤 했었다.
그 모습이 재미있는 광경 이였는지
6학년 때 하루는,
선생님께서 체육시간이 끝날 무렵에 우리 둘만 불러내어 100m를 달리게 하셨다.
부끄러워서 나가고 싶지 않았다.
다른 때와 달리
같은 학년 여학생 반이 운동장에서 함께 체육시간을 갖고 있었기 때문 이였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었다.
재윤이와 나는 드디어 출발라인에 섰다.
우리 반 애들뿐만 아니라 여학생반 애들까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준비!"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적어도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내 가슴을 누르기 시작했다.
선례로 보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바싹 긴장이 되었다.
그래서 슬쩍 곁눈으로 그를 보았다.
그도 지그시 입술을 깨물면서 무언가를 결심하고 있는 듯 했다.
"준비 땅!"
출발을 알리는 선생님의 신호가 떨어졌다.
우리 둘은 힘차게 앞으로 달려갔다.
저 앞에 흰색 천으로 된 결승테이프가 보였다.
거의 동시에 달리고 있었으나 내가 약간 앞서기 시작했다.
"오리궁둥이 이겨라! 파이팅!"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나는 섭섭하지 않았다. 원래 승부에선 약자(弱者)를 응원하는 것이 당연하닌까......
마지막 힘을 다해 결승선을 향하고 있는데
갑자기 검은 물체가 앞으로 피웅하고 나를 앞질러 가고 있었다.
그의 검정 고무신 이였다.
그러나 벗겨진 신발과 관계없이
그가 무서운 속도를 나를 추월하려고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결승선 6, 7m를 앞두고 내가 마지막 급피치를 하고 있는데
뭔가 발에 걸리는 것 같았다.
비틀비틀 거리다 나는 그만 넘어지면서도 그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버렸지만
결승테이프는 그의 가슴에 걸려 있었다.
이것을 본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운동장을 덮고 있었다.
창피했지만 나는 내가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자기가 이겼다고 끝까지 우겼다.
선생님께선 결승테이프를 먼저 끗는 사람이 이긴 것이라고 그의 손을 들어주었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후
나는 서울에서 공부를 했었기 때문에 이따금 시골에 내려갔다.
친구들이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을 무료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야! 오늘밤에 우리 닭서리 하면 어떨까?"
모두 하나같이 찬성하고 나섰다.
풀벌레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는 밤이 되었다.
하늘에는 금방 쏟아질 것같은 은하수와 수많은 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별들이 너무도 선명하게 우리들의 머리 위에서 놀고 있는 것같아
길다란 장대에다 잠자리채를 묶어서 한번 휘두르면
한 움큼씩 걸릴 것만 같았다
또한 옅은 구름처럼 높은 하늘에 널려 있는 은하수들은
별들의 운하가 되어
그들의 소식을 나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이따금씩 스쳐 지나가는 별똥들은
깊어 가는 밤하늘의 영화(榮華)를 전해주는 듯 했다.
나는 마지막 빛을 강렬하게 발산하며 떨어지는 유성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의 닭서리가 성공해서 배부른 추억이 될 수 있기를 빌고만 싶었다.
각자 가져온 솥이며 버너 등을
감내 다리밑 뽕나무밭에 숨겨놓고 우리는 슬금슬금 다시 동네로 향했다.
"우리 어디서 닭서리 할까?"
"우리 집으로 가자!"
성재윤이였다.
그러나 순간, 나는 겁이 덜컥 났다.
우리가 어릴 적에 그의 산에서 밤을 따먹다가
그의 아버지한테 들켜서 야단 맞은 적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술을 무척 즐기셨기 때문에
장날이면 장터에서 곤드레 만드레 취기가 올라 소리지르고 싸움하는 것을
자주 목격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진즉부터 그의 아버지는 내 머리 속에 아주 무서운 사람으로 각인 되어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국민학교 1학년 때 일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돌기 시작했다.
선생님께선 생일날에 대해서 우리들에게 한참동안 설명하시다가
마지막으로 생일 선물은 아주 소중한 것이기에
주인공이 제일 좋아하는 것을 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며칠 후,
재윤이 아버지의 생일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어머님께 선물을 사겠다고 졸라,
읍내에 가서 그의 아버지께 드릴 것을 사 가지고 왔다.
집안 식구들은 어린 그가 무엇을 사왔을까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그는 누구에게도 그 조그마한 상자에 든 것에 대해서 아무런 말을 해주지 않았다.
생일날 아침!
집안 식구들이 모여 축하해 주면서 그에게 생일 선물을 아버지께 드리라고 했다.
그는 꼬방에 숨겨두었던 그것을 냉큼 가져와 방 가운데에 놓았다.
모두들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 조그마한 상자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께서 서서히 상자를 뜯어보았다.
그 속에는 2홉짜리 소주 한 병이 들어 있었다.
"우리 달구새끼가 말이여 사람한테도 덤벼든 당께,
그 싸가지를 오늘 밤에 확 고쳐 부려야 쓰것서야!"
"그래도 네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까딱없어야, 내가 가서 몰래 잡아와분당께!"
그러자 다른 친구들이 찬성하고 나섰다.
하지만 나는 그의 아버지가 술에 취해 깊은 잠에 빠져 있으면 모를까
아주 무서운 인상이 떠오르기만 했다.
논둑을 따라 걸어가자
벼들이 제법 자란 논에서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고요한 밤 들녁의 적막함을 달래고 있었다.
졸졸졸 흘러내리는 개울물은 이에 화음(和音)을 맞추는 듯
소락소락 우는 소리로 귓가를 간지르피고 있었다.
이 박자에 놀아난 반딧불들은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칠흑 속에 선을 그으면서
방금 내려온 하늘의 별빛처럼 어둠을 밝혀주고 있었다.
들판에 눅눅히 내린 풀섶의 이슬을 털면서
우리는 닭서리를 위해 목적지로 향했다.
그러나 마을 입구에 이르자 상황은 바뀌어 버렸다.
먼저 무더운 여름철이라 많은 사람들이 길가에 나와서 더위를 쫓으면서
밤늦게 몰려다니는 우리들을 보자
무척 경계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또한 마을회관 근처에선 어른들이 모여서 확성기(擴聲器)를 고치고 있었다.
게다가 그의 집에선 마당에다 모깃불을 피워놓고 식구들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우리는 밤이 더 깊어지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송파세상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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