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절대루 안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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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우 작성일02-01-16 01:06 조회70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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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반달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설쳐야 했다.
송파 집에서 출발한다면 조금은 느긋하게 행동해도 될 것을
전날 부천 처갓집에 들렀기에, 그곳에서 참석하다 보니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2002년 01월 13일!
신년의 첫 반달모임을 축하라도 하듯
날씨마저 포근하고 바람도 불지 않아 달리기에는 봄날처럼 마음을 설레게 했다.
반포대교 밑 반달 출발점 주차장 쪽으로 차를 진입시키자
지난주에 있었던 국종달 행사로 반달모임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직 여명이 완전하지 않는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출발라인에 몰려 있었다.
그러나 차를 주차시키기도 전에 반달 출발 총성이 울려 버렸다.
늦지 않기 위해 조마조마하면서 차를 몰고 왔지만
자주 걸려든 교통 신호등과
올림픽도로 여의도 쪽에서 반달모임 장소로 진입하기 위해
미로(迷路)처럼 헤매다 보니 본래 생각했던 예상시간에 맞추지 못했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헤맬 때, 어차피 늦을 거라 생각했기에
출발 총성과 관계없이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더구나 대회도 아니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반포대교 밑에 모여,
일요일 아침을 함께 어울리는 것이기에
출발시간에 대해 그렇게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차를 주차해놓고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홀로 몸을 푼 후,
반달 본부가 있는 곳으로 가자,
반달 시계가 작동되지 않고 그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먼저 자동차 키를 맡기고 나자
서울마라톤 이팔갑님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해왔다.
왜 달리지 않느냐고 묻자,
반달시계 건전지가 문제 있어서, 시계 조작과 작동을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역시, 미 MIT대학 박사출신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오늘도 부부가 나란히 달리면서 또 런하이에 빠져들 수 있을 건데
참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는 것이 급해도 용무는 봐야겠기에 간단하게 화장실을 들은 후
내 시계 랩타임을 누르면서 출발했다.
잠수교 언덕을 지나자
초대 반달장군 송재익님이 이제사 허겁지겁 반달모임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학교 가까이에 사는 학생이 지각을 많이 한다더니, 코앞에 살면서 반달 지각이란 말인가?
개처럼 달리기나 잘 하면서 늦게 나온다면, 그래도 이해하련만
걸핏하면 배째라식으로 기권하다가, 김진사 어른에게 된통 혼나면서 또 이러다니......
아무리 개띠라고 이렇게 개판으로 놀아서야 되겠는감요?
가볍게 손 인사를 나눈 후, 달려가자
철탑을 지난 지점에서 어떤 배불뚝이가 잔디밭에 벌러덩 앉아 있었다.
아니 아무리 겨울 날씨가 포근해도 그렇지
무슨 임산부가 아침부터 산책을 나와 저런 곳에서 놀고 있을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유심히 보자,
오잉! 이건 남자잖아!
그런데 웬, 남자가 저리도 배 부를 수 있을까?
이건 완죤히 올챙이배는 저리 가라네!
그렇다면 저분은 사랑스런 마나님 대신 애를 가졌단 말인가?
와! 저 나이에 참 대단한 분이시로구나!
내가 웃으면서 다가가자,
내게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면서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다리를 주무르고 있었다.
그분은 배째라장군 송재익님의 골수 라이벌인 김진사 어른이었다.
마라톤 연습은 안하고 맨날 벤츠 타고 폼만 잡으며 묻지마로 놀아나더니,
다리에 고장난 것 같았다.
그래! 싸다, 싸! 내가 골인할 때까지 계속 누워 다리나 부지런히 주무르고 있으소마!
몸이 어느 정도 풀린 것 같아, 이제 스피드를 조금 더 내면서 잠원 토끼굴 근처에 이르자
서울마라톤 또다른 개띠가 어떤 개에게 다리를 철푸덩 물렸는지
편치 않는 발놀림으로 강홍기님과 함께 나란히 달려가고 있었다.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왜 이리 늦냐고 인사를 건네자,
지난 호미곶마라톤대회 때, 언덕에서 무리를 해, 무릎이 안 좋다고 했다.
이사 승진을 축하해주자, 꺽다리 특유의 몸놀림으로 새치름한 미소를 지었다.
한택희님과 가벼운 인사가 끝나자, 마구 달려가고 싶었지만,
서울마라톤 사대천왕 강홍기님이 덩달아 천천히 달린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에 대해 묻자, 감기에 걸려서 그렇단다.
그렇다면 이참에 사대천왕 자리를 걸고 그에게 도전 한번 해 봐!
아서라! 아서! 부상병과 싸워 이겼다고 하면 그 누가 나를 인정해줄 것인가?
먼저 가겠다고 인사를 건넨 후
요즘 평상시 달리기 연습할 때, 익히고 있는 롱스트라이드 주법으로 달려갔다.
이제까지 달려본 경험에 의하면
달리기도 자신에게 맞는 주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천적으로 빠른 속도를 내는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는 나는
숏피치 주법으로 빨리 달리면 금새 부자연스러운 것을 느꼈다.
그래서 내가 편하게 뛸 수 있는 것은
발끝 킥 힘을 이용해서 성큼성큼 달리는 것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달리면 별로 힘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속도가 더 나는 것 같았다.
한남대교 밑을 통과하자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이제 막 마라톤에 흥미를 붙이기 시작한 임광선, 조성진 부부께서
런하이를 느끼고 있는 지, 마라톤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선 지 하프를 뛸 거면, 내가 2시간 짜리 페이스 메이커를 해주겠다고 하닌까
웃기만 할 뿐 대답마저 없었다.
그래서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넨 후, 추월해갈 수밖에 없었다.
동호대교에 조금 못미쳐, 정겨운 반달러너들을 계속 뒤로하자
왼발이 조금 이상 있는 듯한 런하이 조대연님이 두꺼비처럼 달리고 있었다.
부상이 있으면 무리하지 말라고 하자
역시 동안(童顔)의 미소로만 응대해 왔다.
성수대교가 가까워지자,
자그마한 강아지 한 마리가 러너들과 함께 뛰고 있었다.
그것은 어느 가정에서 기르는 애완용이었는데
서울마라톤의 개띠들이 자주 개판을 벌인다고 하닌까
그도 그 한 축에 끼려고 나온 것 같았다.
그런데 그 강아지에 뒤질세라 숨을 헐떡거리면서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달려가는 머리 큰 개(?)가 보였다.
세상에 저 머리 큰 개는 창피한 줄도 모르나, 저런 강아지하고 시합을 하다니!
그래! 둘이서 어디 한번 끝까정 달려 보래이!
뒤진 개는 당장에 된장 발라 보신탕해버릴테닌께......
강아지야! 될 수 있으면 네가 이기래이!
그래도 반달 식구들을 위해 먹을 만한 머리 큰 개를 잡아야 할 것 아니겠니!
예? 뭐라고요?
그러면 절대루 안된다고요?
왜 그러신감요? 보신탕은 우리 민족 고유의 먹거리이고, 먹음직스런 큰 것이 좋은데요.
그게 아니고요. 엽기마라톤 초대회장 허창수 개띠님에 의하면
그 머리 큰 개는요, 서울마라톤 우광호님이라던데요.
성수대교 밑을 벗어나자
주로(走路)는 이제 반달 주자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목표하고 달려갈 러너들이 없었지만 청담대교 밑을 통과하자,
또다시 노오란 반달복장의 러너들이 줄지어 달리는 것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을 추월하면서 탄천을 지나자
반달모임의 30km 러너들일 것 같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달려오고 있었다.
인사를 건네려 했지만, 눈에 익은 러너가 보이지 않았다.
잠실 토끼굴을 지나 선착장 부근에 이르자
반달의 고수, 박병대님이 외롭게 선두로 달려오면서 손 인사를 해왔다.
답례를 하고 달려가자, 수영장 부근에서 2위와 3위가 얼마 거리를 두지 않고
치열한 경쟁이 붙은 것 같았다.
2위 러너는 잘 모르겠고, 3위 러너는 배터지는 집 문정복 사장님이었다.
먼저 정겨운 맘이 앞섰지만,
오늘도 골인 후에 자신이 일등 했다고 또 억지 쓸려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 뒤로 얼마 떨어져서 많은 러너들이 또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을 보면서 후반에 내가 모두 추월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갔지만
그들을 목표로 내 힘껏 달려보고 싶었다.
급수대를 지나, 반환점 깃발이 나부끼는 곳을 향해 달려가자
새벽부터 30km를 뛰고 있던 서대문구청 장혜경님이 보였다.
지난 주, 국종달에서 40km를 달리고도 오늘 또 30km라니......
미인은 역시 달리기도 잘 하나보다.
마른 목을 물로 취하기 위해 급수대로 다가가자(48:23)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계시던 허범녕님이
내 이름을 불러주며 격려를 보내왔지만, 앞선 러너들을 추월하는 데만 신경 쓴 나는
별 화답도 못해주고 달릴 수밖에 없었다.
잠실수영장 지나면서 서울마라톤 문성재님과 함께 무리 지어 달리던 러너들을 뒤로하자
문성재 사모님의 아름다운 달리기 사랑이 고맙게만 느껴졌다.
이제까지 몇 번 반달모임에 참가했는데,
그 때마다 본부석에서 반달 러너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역시, 빙판에서 넘어져 팔 골절상을 입었다는 반달장군 사모님과 함께
달려오는 러너들에게 따스한 커피와 떡을 대접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반달모임이 활성화된 것은 이런 분들의 봉사정신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저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탄천을 지나자,
윤덕하님을 포함한 100회 마라톤 회원들이 무리 지어 달려오고 있기에
손 인사를 건넨 후, 청담대교 밑을 통과했다.
그런데 앞 어디쯤 달리고 있을 배터지는 집 문정복 사장님을 목표로 했지만
성수대교 밑을 지났어도 그 정체는 요원(遙遠)하여 보이지가 않았다.
그래서 이제 누구를 추월하겠다는 생각보다
1시간 30분 이내에 골인할 수 있을까로 바뀌게 되었다.
전에는 반달모임에 참가하면 좋은 기록을 쉽게 작성할 수 있었는데
광파(光波)로 정확한 하프거리를 측정한 후에는
1시간 30분 이내 기록을 세우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최대한 속도로 달려 그 기록을 다시 한번 달성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초반에 풀리지 않은 몸 때문에, 천천히 달렸던 것이 많은 부담이 되었다.
잠원지구 철탑을 지나고 직선 주로에 접어들자,
목표한 기록에 골인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잠수교 언덕을 지나면서 최고 스피드를 실험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시계는 1시간 30분대를 이미 넘어섰기에, 내 자신의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결승라인에서 들어오는 러너들을 반겨주는
서울마라톤 박영석 회장님과 반달장군 이명준님의 박수를 받으면서
2002년 첫 반달모임을 기분 좋게 마감할 수 있었다.(48:23 + 43:39 = 1:32:02 내 시계 기준)
반포 달리기가 있기에,
앞으로도 반달모임을 통한 마라톤 우정은 더욱 내실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공고히 할수록 역동적인 우리들의 삶에
공동체적 유대감이 형성되어 서로 활력 있는 생활을 즐기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반달모임은 마라톤 사관학교로써 그 위상이 지속되길 바라고 싶다.
송파세상 김현우
송파 집에서 출발한다면 조금은 느긋하게 행동해도 될 것을
전날 부천 처갓집에 들렀기에, 그곳에서 참석하다 보니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2002년 01월 13일!
신년의 첫 반달모임을 축하라도 하듯
날씨마저 포근하고 바람도 불지 않아 달리기에는 봄날처럼 마음을 설레게 했다.
반포대교 밑 반달 출발점 주차장 쪽으로 차를 진입시키자
지난주에 있었던 국종달 행사로 반달모임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직 여명이 완전하지 않는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출발라인에 몰려 있었다.
그러나 차를 주차시키기도 전에 반달 출발 총성이 울려 버렸다.
늦지 않기 위해 조마조마하면서 차를 몰고 왔지만
자주 걸려든 교통 신호등과
올림픽도로 여의도 쪽에서 반달모임 장소로 진입하기 위해
미로(迷路)처럼 헤매다 보니 본래 생각했던 예상시간에 맞추지 못했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헤맬 때, 어차피 늦을 거라 생각했기에
출발 총성과 관계없이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더구나 대회도 아니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반포대교 밑에 모여,
일요일 아침을 함께 어울리는 것이기에
출발시간에 대해 그렇게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차를 주차해놓고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홀로 몸을 푼 후,
반달 본부가 있는 곳으로 가자,
반달 시계가 작동되지 않고 그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먼저 자동차 키를 맡기고 나자
서울마라톤 이팔갑님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해왔다.
왜 달리지 않느냐고 묻자,
반달시계 건전지가 문제 있어서, 시계 조작과 작동을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역시, 미 MIT대학 박사출신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오늘도 부부가 나란히 달리면서 또 런하이에 빠져들 수 있을 건데
참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는 것이 급해도 용무는 봐야겠기에 간단하게 화장실을 들은 후
내 시계 랩타임을 누르면서 출발했다.
잠수교 언덕을 지나자
초대 반달장군 송재익님이 이제사 허겁지겁 반달모임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학교 가까이에 사는 학생이 지각을 많이 한다더니, 코앞에 살면서 반달 지각이란 말인가?
개처럼 달리기나 잘 하면서 늦게 나온다면, 그래도 이해하련만
걸핏하면 배째라식으로 기권하다가, 김진사 어른에게 된통 혼나면서 또 이러다니......
아무리 개띠라고 이렇게 개판으로 놀아서야 되겠는감요?
가볍게 손 인사를 나눈 후, 달려가자
철탑을 지난 지점에서 어떤 배불뚝이가 잔디밭에 벌러덩 앉아 있었다.
아니 아무리 겨울 날씨가 포근해도 그렇지
무슨 임산부가 아침부터 산책을 나와 저런 곳에서 놀고 있을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유심히 보자,
오잉! 이건 남자잖아!
그런데 웬, 남자가 저리도 배 부를 수 있을까?
이건 완죤히 올챙이배는 저리 가라네!
그렇다면 저분은 사랑스런 마나님 대신 애를 가졌단 말인가?
와! 저 나이에 참 대단한 분이시로구나!
내가 웃으면서 다가가자,
내게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면서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다리를 주무르고 있었다.
그분은 배째라장군 송재익님의 골수 라이벌인 김진사 어른이었다.
마라톤 연습은 안하고 맨날 벤츠 타고 폼만 잡으며 묻지마로 놀아나더니,
다리에 고장난 것 같았다.
그래! 싸다, 싸! 내가 골인할 때까지 계속 누워 다리나 부지런히 주무르고 있으소마!
몸이 어느 정도 풀린 것 같아, 이제 스피드를 조금 더 내면서 잠원 토끼굴 근처에 이르자
서울마라톤 또다른 개띠가 어떤 개에게 다리를 철푸덩 물렸는지
편치 않는 발놀림으로 강홍기님과 함께 나란히 달려가고 있었다.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왜 이리 늦냐고 인사를 건네자,
지난 호미곶마라톤대회 때, 언덕에서 무리를 해, 무릎이 안 좋다고 했다.
이사 승진을 축하해주자, 꺽다리 특유의 몸놀림으로 새치름한 미소를 지었다.
한택희님과 가벼운 인사가 끝나자, 마구 달려가고 싶었지만,
서울마라톤 사대천왕 강홍기님이 덩달아 천천히 달린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에 대해 묻자, 감기에 걸려서 그렇단다.
그렇다면 이참에 사대천왕 자리를 걸고 그에게 도전 한번 해 봐!
아서라! 아서! 부상병과 싸워 이겼다고 하면 그 누가 나를 인정해줄 것인가?
먼저 가겠다고 인사를 건넨 후
요즘 평상시 달리기 연습할 때, 익히고 있는 롱스트라이드 주법으로 달려갔다.
이제까지 달려본 경험에 의하면
달리기도 자신에게 맞는 주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천적으로 빠른 속도를 내는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는 나는
숏피치 주법으로 빨리 달리면 금새 부자연스러운 것을 느꼈다.
그래서 내가 편하게 뛸 수 있는 것은
발끝 킥 힘을 이용해서 성큼성큼 달리는 것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달리면 별로 힘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속도가 더 나는 것 같았다.
한남대교 밑을 통과하자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이제 막 마라톤에 흥미를 붙이기 시작한 임광선, 조성진 부부께서
런하이를 느끼고 있는 지, 마라톤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선 지 하프를 뛸 거면, 내가 2시간 짜리 페이스 메이커를 해주겠다고 하닌까
웃기만 할 뿐 대답마저 없었다.
그래서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넨 후, 추월해갈 수밖에 없었다.
동호대교에 조금 못미쳐, 정겨운 반달러너들을 계속 뒤로하자
왼발이 조금 이상 있는 듯한 런하이 조대연님이 두꺼비처럼 달리고 있었다.
부상이 있으면 무리하지 말라고 하자
역시 동안(童顔)의 미소로만 응대해 왔다.
성수대교가 가까워지자,
자그마한 강아지 한 마리가 러너들과 함께 뛰고 있었다.
그것은 어느 가정에서 기르는 애완용이었는데
서울마라톤의 개띠들이 자주 개판을 벌인다고 하닌까
그도 그 한 축에 끼려고 나온 것 같았다.
그런데 그 강아지에 뒤질세라 숨을 헐떡거리면서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달려가는 머리 큰 개(?)가 보였다.
세상에 저 머리 큰 개는 창피한 줄도 모르나, 저런 강아지하고 시합을 하다니!
그래! 둘이서 어디 한번 끝까정 달려 보래이!
뒤진 개는 당장에 된장 발라 보신탕해버릴테닌께......
강아지야! 될 수 있으면 네가 이기래이!
그래도 반달 식구들을 위해 먹을 만한 머리 큰 개를 잡아야 할 것 아니겠니!
예? 뭐라고요?
그러면 절대루 안된다고요?
왜 그러신감요? 보신탕은 우리 민족 고유의 먹거리이고, 먹음직스런 큰 것이 좋은데요.
그게 아니고요. 엽기마라톤 초대회장 허창수 개띠님에 의하면
그 머리 큰 개는요, 서울마라톤 우광호님이라던데요.
성수대교 밑을 벗어나자
주로(走路)는 이제 반달 주자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목표하고 달려갈 러너들이 없었지만 청담대교 밑을 통과하자,
또다시 노오란 반달복장의 러너들이 줄지어 달리는 것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을 추월하면서 탄천을 지나자
반달모임의 30km 러너들일 것 같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달려오고 있었다.
인사를 건네려 했지만, 눈에 익은 러너가 보이지 않았다.
잠실 토끼굴을 지나 선착장 부근에 이르자
반달의 고수, 박병대님이 외롭게 선두로 달려오면서 손 인사를 해왔다.
답례를 하고 달려가자, 수영장 부근에서 2위와 3위가 얼마 거리를 두지 않고
치열한 경쟁이 붙은 것 같았다.
2위 러너는 잘 모르겠고, 3위 러너는 배터지는 집 문정복 사장님이었다.
먼저 정겨운 맘이 앞섰지만,
오늘도 골인 후에 자신이 일등 했다고 또 억지 쓸려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 뒤로 얼마 떨어져서 많은 러너들이 또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을 보면서 후반에 내가 모두 추월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갔지만
그들을 목표로 내 힘껏 달려보고 싶었다.
급수대를 지나, 반환점 깃발이 나부끼는 곳을 향해 달려가자
새벽부터 30km를 뛰고 있던 서대문구청 장혜경님이 보였다.
지난 주, 국종달에서 40km를 달리고도 오늘 또 30km라니......
미인은 역시 달리기도 잘 하나보다.
마른 목을 물로 취하기 위해 급수대로 다가가자(48:23)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계시던 허범녕님이
내 이름을 불러주며 격려를 보내왔지만, 앞선 러너들을 추월하는 데만 신경 쓴 나는
별 화답도 못해주고 달릴 수밖에 없었다.
잠실수영장 지나면서 서울마라톤 문성재님과 함께 무리 지어 달리던 러너들을 뒤로하자
문성재 사모님의 아름다운 달리기 사랑이 고맙게만 느껴졌다.
이제까지 몇 번 반달모임에 참가했는데,
그 때마다 본부석에서 반달 러너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역시, 빙판에서 넘어져 팔 골절상을 입었다는 반달장군 사모님과 함께
달려오는 러너들에게 따스한 커피와 떡을 대접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반달모임이 활성화된 것은 이런 분들의 봉사정신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저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탄천을 지나자,
윤덕하님을 포함한 100회 마라톤 회원들이 무리 지어 달려오고 있기에
손 인사를 건넨 후, 청담대교 밑을 통과했다.
그런데 앞 어디쯤 달리고 있을 배터지는 집 문정복 사장님을 목표로 했지만
성수대교 밑을 지났어도 그 정체는 요원(遙遠)하여 보이지가 않았다.
그래서 이제 누구를 추월하겠다는 생각보다
1시간 30분 이내에 골인할 수 있을까로 바뀌게 되었다.
전에는 반달모임에 참가하면 좋은 기록을 쉽게 작성할 수 있었는데
광파(光波)로 정확한 하프거리를 측정한 후에는
1시간 30분 이내 기록을 세우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최대한 속도로 달려 그 기록을 다시 한번 달성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초반에 풀리지 않은 몸 때문에, 천천히 달렸던 것이 많은 부담이 되었다.
잠원지구 철탑을 지나고 직선 주로에 접어들자,
목표한 기록에 골인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잠수교 언덕을 지나면서 최고 스피드를 실험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시계는 1시간 30분대를 이미 넘어섰기에, 내 자신의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결승라인에서 들어오는 러너들을 반겨주는
서울마라톤 박영석 회장님과 반달장군 이명준님의 박수를 받으면서
2002년 첫 반달모임을 기분 좋게 마감할 수 있었다.(48:23 + 43:39 = 1:32:02 내 시계 기준)
반포 달리기가 있기에,
앞으로도 반달모임을 통한 마라톤 우정은 더욱 내실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공고히 할수록 역동적인 우리들의 삶에
공동체적 유대감이 형성되어 서로 활력 있는 생활을 즐기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반달모임은 마라톤 사관학교로써 그 위상이 지속되길 바라고 싶다.
송파세상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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