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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광장

자장면과 엄마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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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현 작성일02-01-21 11:37 조회8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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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이 소복히 내리고 있는 겨울날입니다.
수정같이 맑은 고드름이 함석집 처마지붕 끝자락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장터골목 중국음식점.

숙이는 할머니와 어린 두동생들과 살고 있답니다.
바로밑은 여동생이고 그다음은 남동생이 랍니다.

아버지는 몇년전에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외가집에 다녀오신다고 할머니께 말씀하고
가셨다고 하나 아직도 돌아오시지 않고 계시지요.

숙이는 신경통이 있으신 할머니께서 장롱속에 깊이 넣어두었던
이천환을 주셔서 오늘 큰마음을 먹고 동생들 둘을 데리고
장터골목 입구에 있는 함석집 중국음식점에 갔답니다.
동생들이 자장면이 먹고 싶다고 하도 성화를 부려서 랍니다.

그러나 숙이는 자장면을 두그릇 시킬수 있는 돈밖에 없지요.
뽀얀 성애가 낀 중국음식점 유리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가니
무쇠로 만든 연탄난로 밑은 벌겋게 달아있고 훈훈하여
갑자기 얼었던 몸이 얼얼하고 얼굴은 빨갛게 물이들지요.

연탄난로 위의 한말들이 주전자에는 물끓는 소리와
구수한 보리차 내음이 시장한 뱃속을 더욱 자극하였답니다.

철없는 남동생은
"누나! "할머니"랑 "엄마"랑 같이 왔으면 좋겠다." 하며
코를 벌름거리며 자장면 먹을 생각에 기분이 들떠있지요?

마음씨 좋은 중국집 주방장 아저씨가 다가와
"얘들아 너희들 무엇을 먹을거니" 하고 주문을 받으려 하시자
"네! 자장면 두 개만 주세요" 하고 대답을 합니다.
"언니야! 왜 두개만 시켜 언니도 먹어야지"

그러나 숙이는
"응.. 난 학교갔다 오다 친구네 집에서 밥 먹고 왔어
너희들이나 먹어" 하며 호주머니있는 2천환을 꼼지락
거리며 주방장 아저씨를 쳐다봅니다.
그래, 그럼! 자장면 맛있게 해줄게 하시고
주방장 아저씨는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대 얼마있다 주방안에 있던 아줌마가 나오면서
"응... 너 숙이구나! 네가 너희 엄마 친구야"
엄마한테는 아직 연락없지.....
숙이야! 너는 왜 같이 않 먹니.....

"예 전 조금전에 밥을 먹었어요."
"그래... 그래도 아줌마가 맛있은 탕수육과
자장면 만들어 줄테니 돈 걱정말고 먹고가"
그리고 자장면 먹고 싶으면 동생들 데리고 언제든지와
엄마하고는 내가 얼마나 친했던지 너희들을 아마 모를거야!

아줌마는 방금 만든 따듯한 자장면과 탕수육을
3남매가 앉아 있는 식탁에 같다 놓았습니다.

숙이는 빨갛게 볼이 익은 얼굴로
"아줌마" 진짜 울 엄마 친구맞아요"
"응 그래 정말이야."
숙이는 고맙게 잘 먹겠다는 인사를 드리고 동생들과 같이
오랜만에 먹어보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맛있게 먹습니다.

남동생도 어설픈 젓가락질로 자장면 가락을 돌돌말아가며
아삭아삭한 단무지를 춘장에 찍어 같이 먹는 맛은
너무나 좋았지요. 마지막 남은 자장면 몇가락과 볶은
춘장을 깨끗이 먹고는 따뜻한 보리차로 입가심을 하지요.

숙이는 동생들을 챙기고 할머니가 주신 2천환을
아줌마에게 드리려고 하니
"얘들아 너희 엄마하고 내가 친구이고......
너희들 어려운 것 다 알고 있으니
앞으로 짜장면 먹고 싶으면 3남매가 같이 또 와" 하시며
숙이가 드리려 하는 돈을 도로 손에 쥐어 주시며
할머니께 드리라고 따뜻한 탕수육을 쌓은 보퉁이들 주십니다.

숙이는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주장방 아저씨와 아줌마에게
"잘먹었습니다" 하며 인사를 하고 동생들의 손을 잡고
발목까지 빠지는 함박눈쌓인 장터골목길을 빠져 나와
할머니가 계시는 집으로 돌아 갑니다.

그러자 주방장 아저씨가
"여~~보.... 당신! 저 아이들 엄마하고 진짜 친구 맞아"
아이참 "참 당신도...... 저 아이들 엄마는 저도 몰라요."
아까 식탁에 앉아서 이야기하는 것을 가만히 들어보니,
엄마. 아빠가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런데 저 아이들이 무슨 돈 있겠어요.
그래서 제가 아이들을 속였지요.
그냥 먹으라면 아이들이 싫어 할줄도 모르고.
그래서 제가 아이들 엄마 친구라고 속였지요.
참 당신도....
주장방 아저씨는 "허참" 그랬어 하며 넉넉한 웃음을 지며

그래, "여보 우리도 어렸을 때 참 먹을 것이 귀했지......"
그래서 난 자장면 실컷 먹으려고 자장면집 주방장이 되었지....
그리고 당신도 자장면집 사모님이 되었으니....... 허허허!!!

집으로 돌아가는 숙이와 동생들의 조그마한 어깨위에는
함박눈이 얻혀지고 발목까지 빠지는 눈쌓인 길위엔
조그맣코 예쁜 발자욱들이 뽀드득! 뽀드득! 찍혀지고 있었지요.

그리고 숙이의 손에는 따듯한 온기가 담긴 탕수육을 쌓은
보퉁이가 들려있었답니다.

포근한 겨울이 되었으면 합니다.


즐거운달리기가되시길................
천/천/히/달/리는/사/람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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