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사대천왕은 어디로 사라져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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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현우 작성일02-02-15 18:19 조회62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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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예보에 2002년 2월 10일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5도!
그렇다면 내일 반달모임에 갈 것인가, 아니면 헬쓰장 트레드밀에서 뛸 것인가?
한강바람을 염두 한다면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는 될 것인데
그것을 무릅쓰고 달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몸에 무리일 것 같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일요일 아침을 느긋하게 자고 나서 헬쓰장으로 향하기로 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자고 일어나 시계를 보자, 06시 55분!
늦었지만 자꾸 반달모임 러너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급하게 옷을 챙겨 입고 차를 몰아 반포대교 밑 반달모임 장소에 이르자
반달 러너들은 모두 떠나버리고 없었다.
그곳에는 초대 반달장군에서 이제, 배째라장군으로 변신한 송재익님과
2대 반달장군 이명준님 그리고 반달대장 이팔갑님이
멋진 서울마라톤 파커를 입고 반달 입영소 보초를 서고 있었다.
그런데 전 현직 반달장군이 서로 힘을 합하여 반달을 온달로 만들었는지
날씨가 예보와 달리 포근하기만 했다.
차 열쇠를 맡기고 나서 내 시계 랩타임 버튼을 누르고 출발하자
새로 반달모임에 참여한 러너들을 위해
달리기 강습에 열중이시던 서울마라톤 박영석회장님이 손을 들어 인사를 해오셨다.
마라톤으로 인해 청춘처럼 사시는 회장님의 모습이 너무 좋게만 보였다.
그런데 곧바로 뒤쪽에서
"윤현수가 송파세상 안나왔다고 투덜거리면서 먼저 달려갔어!"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잉! 윤현수님이?'
순간! 몇 일전 배터지는 집 문정복님의 빙모상(聘母喪),
문상 자리에서 오고갔던 얘기가 떠올랐다.
당시 취기가 얼큰하게 오르자,
윤현수님께 서울마라톤 사대천왕 자리가 위태롭다고 내가 약 올리자,
이번 주 반달모임에서 진 사람이 반달 목욕비 전액을 내기로 걸어왔다.
순간! 나는 쾌재를 부르며 좋아했다.
그가 비록 사대천왕 자리를 꿰차고 서울마라톤을 호령하고 있지만
근래에 훈련부족으로 주로를 헤매고 있기에, 점심내기 도사인 내가
목욕비마저 공짜로 버는 또 하나의 도사 자격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덕넘 심뽀를 가진 사대천왕이 자신의 전성기 하프 최고기록을 내게 갱신하란다.
그의 기록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겁이 덜컥 났지만
어떻게든 술김에 호기를 더 부리고 싶어 무엇이던지 좋다고 큰 소리를 쳐 놓았었다.
그러자 사대천왕이 갑자기 저승사자라도 되는 양, 으스스한 미소를 지으며
반달 목욕비가 공짜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그렇다면 서울마라톤 사대천왕 윤현수님의 마라톤 기록들은 어떠한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겠지만, 다시 한번 짚어 보면
하프최고 기록이 1시간 23분대이고,
풀코스 기록은 3시간 01분대로 도저히 내가 넘보지 못할 꿈의 기록들이다.
게다가 100km울트라마라톤 기록마저
9시간 32분대로 한 동안 한국 최고기록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모두가 다 그가 마라톤에 미쳐서 날이면 날마다 뛸 때 이야기이지
근래에 들어선 하프마저, 3천만의 달리기 호구였던 배째라장군 송재익님에게
10분 이상의 차로 뒤지는 형편으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기에 요즘 주위에선 그를 사대쫄병이라 부르고 있다.
어디쯤 달리고 있을지 모를 윤현수님을 생각하면서
잠수교 언덕을 지나 직선 주로에 접어들었지만 반달러너들은 보이지 않았다.
철탑을 지나자 비로소
반달 후미인지 몰라도 달려가는 몇몇 주자들이 저 앞에서 느긋한 발놀림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을 추월하면서 오는 육감은 그들 역시 반달러너가 아닌 듯 했다.
동호대교에 이르자, 코리언울트라런너스 김용주님이 홀로 달려가고 있기에
인사를 먼저 건네자 10분 늦게 출발했다며 내게 먼저 가라고 손짓을 해왔다.
그렇다면 정시에 출발했던 반달 주자들은 얼마만큼 앞질러 갔을까?
사대쫄병으로 전락한 윤현수님은 중위 그룹에서 뛰고 있을까?
아니면 후미 그룹에서 대장 노릇을 하고 달리고 있을까?
아무리 내가 늦게 출발했다할지라도 그에게 매운맛은 보여주어야 할텐데......
성수대교 공사구간을 지나려 하자, 두 명의 러너가 나란히 달려가고 있었다.
무심코 앞질러 가자, 뒤에서 나를 알아보는 소리가 들려 왔다.
Pola의 서성열님이었다.
오랜만에 뵙게 되어 반가웠지만 윤현수님을 생각하고 달리다 보니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손만 들어 인사를 건네고 달려가자
곧바로 빨간 머플러를 어깨위로 날리며 달려가는 마광나리 최동선님 보였다.
순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 속도를 늦춰 인사를 건네자 먼저 가라고 했다.
심한 무릎 부상으로 인해 당분간 쉬어야할 형편인데도
해병대 출신다운 고집(?)으로 절뚝거리며 달려가는 모습이 안쓰럽게만 보였다.
달리기가 운동의 전부는 아니기에,
관절부위에 충격을 주지 않은 수영으로 대체운동을 하신다면 더 좋을 텐데
왜 귀한 몸을 망가뜨려 가면서 저렇게 뛰시는 걸까?
머리 속에 미궁처럼 스쳐오는 달리기에 대한 중독현상들이 의문을 낳고 있을 때,
반달 5km 지점이 길 바닥에 빨간색 마킹으로 다가왔다.(22:04)
공사중인 성수대교 구간 밑을 완전히 벗어났는데도
얼마나 멀리 달아났는지 반달러너들의 모습은 아직도 묘연하기만 했다.
영동대교 밑에 이르자
저 멀리에 노오란 반달복을 착용한 반달러너들이 듬성듬성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겨우내 오랜 기다림 속에 노오란 꽃 이파리를 내보이기 시작한 개나리 마냥
화사한 노출처럼 다가왔다.
그 동안 신기루를 향해 쫓아 달려가는 듯 했던 내 발길은
이제 정확한 목표를 찾은 듯, 새로운 힘이 솟아 오르는 것 같았다.
청담대교 밑을 통과하면서 처음으로 반달 러너들을 앞질러 갈 수 있었다.
그런데 반대 방향에서 러너들이 무리를 지어 다가오고 있었다.
저분들은 30km를 달리는 주자들일까?
아니면 다른 마라톤클럽에서 단체 연습을 하고 있는 걸까?
혹시 눈에 익은 러너가 있을 줄 알고 두 눈을 부릅뜨고 주시했으나
알아 볼 수 있는 분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한강변의 달리기 열풍은 이제 각 클럽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반달모임 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에서도 급수대를 마련해놓고
러너들을 기다리는 모습은 쉽게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천에 이르자, 코리언울트라런너스 이호재님이 작년 이천하프마라톤대회에서
1시간 18분대의 좋은 기록으로 우승한 저력을 자랑하듯
빠른 발놀림으로 다가오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서로 비킬 치 듯 바쁜 하이파이브로 지나치자,
세월을 낚는 듯한 탄천의 강태공들은 한가한 연휴 첫날을 즐기는 듯
여유롭게 여울지는 강심에 호접스런 마음을 두고 있었다.
탄천을 지나 우측으로 접어들자
100회마라톤 남궁만영님이 수줍은 듯한 미소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 이였지만
달리는 것에 서로 마음이 쏠려 아쉬움으로 지나 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호재님이나 남궁만영님은 반달 러너 일까?
아니면 그냥 홀로 한강에 나와서 달리고 있는 것일까?
반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고수들이어서 호기심만 깊어져 갈 때,
구보하듯이 떼지어 달려오는 30km 러너들이 정겨움으로 스치면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 뒤 얼마 떨어져서
헬기장을 머리에 이고 다닌다는 머리 큰 개 우광호님이
한 여름의 보신탕마냥 입맛을 돋구는 듯, 새치름한 미소를 던지며 지나쳐 갔다.
잠실견인차량보관소 근처에서 반달 주자들을 무심결에 추월하며 달려가자,
갑자기 뒤쪽에서
"시골 안 내려 가셨어요?"하는 인사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자, 런너스클럽 노고단 김영례님이 부군과 함께
다정하게 달리면서 부부애를 자랑해왔다.
그들을 보자, 세상은 참으로 넓고도 좁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작년 12월 호미곶마라톤대회에서 김영례님이 먼저 날 알아보고
집사람인 땅꼬박사께서 그분의 동서 친구라고 했다.
이제까지 주로에서 만난 분들 중에 유일하게 다른 인연으로 알게 된 첫 번째 케이스였다.
넉넉한 인상이 마음을 편하게 해줄 것 같았다.
잠실 토끼굴을 지나면서 이제 윤현수님이 언제 달려오나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미 반환점을 돌았을 그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날 앞질러 가고 있을 것인가?
비록 그의 최고 기록에 범접하지 못할지언정 적어도 그를 추월해서
내가 먼저 골인해야만, 그에 대한 후환(後患)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내가 늦게 출발했다할지라도 그에 뒤쳐져 들어간다면
그는 또 얼마나 기고 만장하면서 나를 볶달할 것인가?
그래서 쌍코피가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반드시 이겨서
이제 사대쫄병으로 전락해버린 그의 맥을 콱 짚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다음으로 계속 됩니다.
송파세상 김현우
그렇다면 내일 반달모임에 갈 것인가, 아니면 헬쓰장 트레드밀에서 뛸 것인가?
한강바람을 염두 한다면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는 될 것인데
그것을 무릅쓰고 달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몸에 무리일 것 같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일요일 아침을 느긋하게 자고 나서 헬쓰장으로 향하기로 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자고 일어나 시계를 보자, 06시 55분!
늦었지만 자꾸 반달모임 러너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급하게 옷을 챙겨 입고 차를 몰아 반포대교 밑 반달모임 장소에 이르자
반달 러너들은 모두 떠나버리고 없었다.
그곳에는 초대 반달장군에서 이제, 배째라장군으로 변신한 송재익님과
2대 반달장군 이명준님 그리고 반달대장 이팔갑님이
멋진 서울마라톤 파커를 입고 반달 입영소 보초를 서고 있었다.
그런데 전 현직 반달장군이 서로 힘을 합하여 반달을 온달로 만들었는지
날씨가 예보와 달리 포근하기만 했다.
차 열쇠를 맡기고 나서 내 시계 랩타임 버튼을 누르고 출발하자
새로 반달모임에 참여한 러너들을 위해
달리기 강습에 열중이시던 서울마라톤 박영석회장님이 손을 들어 인사를 해오셨다.
마라톤으로 인해 청춘처럼 사시는 회장님의 모습이 너무 좋게만 보였다.
그런데 곧바로 뒤쪽에서
"윤현수가 송파세상 안나왔다고 투덜거리면서 먼저 달려갔어!"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잉! 윤현수님이?'
순간! 몇 일전 배터지는 집 문정복님의 빙모상(聘母喪),
문상 자리에서 오고갔던 얘기가 떠올랐다.
당시 취기가 얼큰하게 오르자,
윤현수님께 서울마라톤 사대천왕 자리가 위태롭다고 내가 약 올리자,
이번 주 반달모임에서 진 사람이 반달 목욕비 전액을 내기로 걸어왔다.
순간! 나는 쾌재를 부르며 좋아했다.
그가 비록 사대천왕 자리를 꿰차고 서울마라톤을 호령하고 있지만
근래에 훈련부족으로 주로를 헤매고 있기에, 점심내기 도사인 내가
목욕비마저 공짜로 버는 또 하나의 도사 자격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덕넘 심뽀를 가진 사대천왕이 자신의 전성기 하프 최고기록을 내게 갱신하란다.
그의 기록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겁이 덜컥 났지만
어떻게든 술김에 호기를 더 부리고 싶어 무엇이던지 좋다고 큰 소리를 쳐 놓았었다.
그러자 사대천왕이 갑자기 저승사자라도 되는 양, 으스스한 미소를 지으며
반달 목욕비가 공짜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그렇다면 서울마라톤 사대천왕 윤현수님의 마라톤 기록들은 어떠한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겠지만, 다시 한번 짚어 보면
하프최고 기록이 1시간 23분대이고,
풀코스 기록은 3시간 01분대로 도저히 내가 넘보지 못할 꿈의 기록들이다.
게다가 100km울트라마라톤 기록마저
9시간 32분대로 한 동안 한국 최고기록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모두가 다 그가 마라톤에 미쳐서 날이면 날마다 뛸 때 이야기이지
근래에 들어선 하프마저, 3천만의 달리기 호구였던 배째라장군 송재익님에게
10분 이상의 차로 뒤지는 형편으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기에 요즘 주위에선 그를 사대쫄병이라 부르고 있다.
어디쯤 달리고 있을지 모를 윤현수님을 생각하면서
잠수교 언덕을 지나 직선 주로에 접어들었지만 반달러너들은 보이지 않았다.
철탑을 지나자 비로소
반달 후미인지 몰라도 달려가는 몇몇 주자들이 저 앞에서 느긋한 발놀림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을 추월하면서 오는 육감은 그들 역시 반달러너가 아닌 듯 했다.
동호대교에 이르자, 코리언울트라런너스 김용주님이 홀로 달려가고 있기에
인사를 먼저 건네자 10분 늦게 출발했다며 내게 먼저 가라고 손짓을 해왔다.
그렇다면 정시에 출발했던 반달 주자들은 얼마만큼 앞질러 갔을까?
사대쫄병으로 전락한 윤현수님은 중위 그룹에서 뛰고 있을까?
아니면 후미 그룹에서 대장 노릇을 하고 달리고 있을까?
아무리 내가 늦게 출발했다할지라도 그에게 매운맛은 보여주어야 할텐데......
성수대교 공사구간을 지나려 하자, 두 명의 러너가 나란히 달려가고 있었다.
무심코 앞질러 가자, 뒤에서 나를 알아보는 소리가 들려 왔다.
Pola의 서성열님이었다.
오랜만에 뵙게 되어 반가웠지만 윤현수님을 생각하고 달리다 보니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손만 들어 인사를 건네고 달려가자
곧바로 빨간 머플러를 어깨위로 날리며 달려가는 마광나리 최동선님 보였다.
순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 속도를 늦춰 인사를 건네자 먼저 가라고 했다.
심한 무릎 부상으로 인해 당분간 쉬어야할 형편인데도
해병대 출신다운 고집(?)으로 절뚝거리며 달려가는 모습이 안쓰럽게만 보였다.
달리기가 운동의 전부는 아니기에,
관절부위에 충격을 주지 않은 수영으로 대체운동을 하신다면 더 좋을 텐데
왜 귀한 몸을 망가뜨려 가면서 저렇게 뛰시는 걸까?
머리 속에 미궁처럼 스쳐오는 달리기에 대한 중독현상들이 의문을 낳고 있을 때,
반달 5km 지점이 길 바닥에 빨간색 마킹으로 다가왔다.(22:04)
공사중인 성수대교 구간 밑을 완전히 벗어났는데도
얼마나 멀리 달아났는지 반달러너들의 모습은 아직도 묘연하기만 했다.
영동대교 밑에 이르자
저 멀리에 노오란 반달복을 착용한 반달러너들이 듬성듬성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겨우내 오랜 기다림 속에 노오란 꽃 이파리를 내보이기 시작한 개나리 마냥
화사한 노출처럼 다가왔다.
그 동안 신기루를 향해 쫓아 달려가는 듯 했던 내 발길은
이제 정확한 목표를 찾은 듯, 새로운 힘이 솟아 오르는 것 같았다.
청담대교 밑을 통과하면서 처음으로 반달 러너들을 앞질러 갈 수 있었다.
그런데 반대 방향에서 러너들이 무리를 지어 다가오고 있었다.
저분들은 30km를 달리는 주자들일까?
아니면 다른 마라톤클럽에서 단체 연습을 하고 있는 걸까?
혹시 눈에 익은 러너가 있을 줄 알고 두 눈을 부릅뜨고 주시했으나
알아 볼 수 있는 분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한강변의 달리기 열풍은 이제 각 클럽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반달모임 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에서도 급수대를 마련해놓고
러너들을 기다리는 모습은 쉽게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천에 이르자, 코리언울트라런너스 이호재님이 작년 이천하프마라톤대회에서
1시간 18분대의 좋은 기록으로 우승한 저력을 자랑하듯
빠른 발놀림으로 다가오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서로 비킬 치 듯 바쁜 하이파이브로 지나치자,
세월을 낚는 듯한 탄천의 강태공들은 한가한 연휴 첫날을 즐기는 듯
여유롭게 여울지는 강심에 호접스런 마음을 두고 있었다.
탄천을 지나 우측으로 접어들자
100회마라톤 남궁만영님이 수줍은 듯한 미소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 이였지만
달리는 것에 서로 마음이 쏠려 아쉬움으로 지나 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호재님이나 남궁만영님은 반달 러너 일까?
아니면 그냥 홀로 한강에 나와서 달리고 있는 것일까?
반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고수들이어서 호기심만 깊어져 갈 때,
구보하듯이 떼지어 달려오는 30km 러너들이 정겨움으로 스치면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 뒤 얼마 떨어져서
헬기장을 머리에 이고 다닌다는 머리 큰 개 우광호님이
한 여름의 보신탕마냥 입맛을 돋구는 듯, 새치름한 미소를 던지며 지나쳐 갔다.
잠실견인차량보관소 근처에서 반달 주자들을 무심결에 추월하며 달려가자,
갑자기 뒤쪽에서
"시골 안 내려 가셨어요?"하는 인사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자, 런너스클럽 노고단 김영례님이 부군과 함께
다정하게 달리면서 부부애를 자랑해왔다.
그들을 보자, 세상은 참으로 넓고도 좁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작년 12월 호미곶마라톤대회에서 김영례님이 먼저 날 알아보고
집사람인 땅꼬박사께서 그분의 동서 친구라고 했다.
이제까지 주로에서 만난 분들 중에 유일하게 다른 인연으로 알게 된 첫 번째 케이스였다.
넉넉한 인상이 마음을 편하게 해줄 것 같았다.
잠실 토끼굴을 지나면서 이제 윤현수님이 언제 달려오나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미 반환점을 돌았을 그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날 앞질러 가고 있을 것인가?
비록 그의 최고 기록에 범접하지 못할지언정 적어도 그를 추월해서
내가 먼저 골인해야만, 그에 대한 후환(後患)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내가 늦게 출발했다할지라도 그에 뒤쳐져 들어간다면
그는 또 얼마나 기고 만장하면서 나를 볶달할 것인가?
그래서 쌍코피가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반드시 이겨서
이제 사대쫄병으로 전락해버린 그의 맥을 콱 짚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다음으로 계속 됩니다.
송파세상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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