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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선님 머니투데이 칼럼 제2회 : 손절매와 레이스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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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광호 작성일02-06-01 11:13 조회4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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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선 증시칼럼]손절매와 레이스 포기

[머니투데이] 주식투자를 왜 하느냐고 물으면 열이면 열 모두가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그러면 돈을 벌려면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
영어로 표현하면 BLASH(Buy Low And Sell High) 다섯 글자로 끝난다.
이렇게 쉬운 걸 왜 주식시장에서는 돈을 버는 사람보다 잃는 사람이 더 많을까?
특히 개미군단이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사기는 잘 사는데 잘 팔질 못해서이다.
이러한 현상은 경험이 많은 노련한 투자자들이라 해서 예외는 아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손실을 입고
시장에서 사라져 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파는 시점을 자꾸 늦추기 때문이다.
'주식과 연애는 하되 결혼은 하지 말라'는 증시 격언을 무시하고
한번 사면 일편단심 민들레로 수절(守節)을 한다.
그렇다고 정여문(旌閭門) 세워주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전문적인 투자세계에서는 손절매를 강조한다.
손절매란 말 그대로 손해를 보고 파는 것으로
영어로는 로스 컷(Loss Cut) 또는 스톱 로스(Stop Loss)라고 한다.
그리고 이 손절매를 잘 하는 사람을 투자의 명인 혹은 주식 9단이라고 한다.


손절매를 하는 입장에서는 심하게는 자기 살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고 하고,
혹은 갓 뽑아 온 새 차에
누가 못 같은 것으로 깊은 흠집을 내 놨을 때 느끼는 기분과도 비슷하다고 한다.
돈을 번다는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구렁이 알 같은 돈을 투자했는데
손절매로 속절없이 원금이 쪼그라들 때의 기분은 참담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왜 돈 잃고 속 좋은 사람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손절매는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매매기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는 투자관련 서적들은 대부분이 대박을 터트렸느니,
몇 백배를 벌었느니 혹은 매일 수백을 번다느니 하며 돈을 버는 데만 초점을 맞추어
어쩌면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는 극소수의 예외적인 성공담을 보편화하여
많은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본주의의 본 고장인 미국에서 나오는 투자지침서들을 보면 거의 예외없이
손절매의 중요성을 책 머리부분부터 강조하고 있다.
주식투자에서 손절매란 외환위기 이후 우리에게도 친숙한 용어인 위험관리(Risk Management)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요즈음같이 주식시장 상황이 복잡해질수록 적절한 위험관리가 반드시 수반되는
방어적인 투자자세가 요구되는데
이러한 의미에서 손절매는 투자자 여러분들이 가슴에 항상 새겨두어야 할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손절매는 1984년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Investors Business Daily)를 창간한 미국의
윌리엄 오닐(William J. O'Neil)이 소개하는 칠면조 잡이의 우화를 통해서 잘 이해할 수가 있다.
칠면조 잡이는 사실 우리가 어린 시절 많이 해본 참새 잡이와 비슷한 것이다.


“큰 상자 입구로부터 상자 안에 이르기까지 옥수수를 뿌려 칠면조를 유인한 다음
칠면조가 들어오면 상자 입구에 달아놓은 끈을 잡아당긴다.
끈이 당겨지는 순간 입구가 닫혀 상자 안에 들어와 있는 칠면조가 갇히게 된다.
물론 이 끈을 한 번 잡아당기면 다시는 입구를 열어서는 안 된다.
안에 들어온 칠면조들이 달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한 남자가 칠면조 잡이 상자를 설치해 놓았더니 칠면조가 12마리나 들어왔다.
주변에는 칠면조가 무척 많았다. 그가 잠깐 머뭇거리는 사이 칠면조 한 마리가 나가버렸다.
"다시 12마리만 되면 끈을 당겨야지,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한 마리가 들어 올거야."
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한 마리가 더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한 마리가 더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이 상자 안에 들어와 있던 두 마리가 또 나가버렸다.
"11마리라도 만족해야 했을 것을, 만약 한 마리만 더 나간다면 그때는 정말로 끈을 잡아 당기는거야."
하지만 그는 상자 안의 칠면조가 모두 나갈 때까지 끈을 잡아당기지 못했다.


이 남자의 가장 큰 문제는
맨 처음 상자 안에 들어와 있던 12마리의 칠면조를 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개의 주식투자자들도 여간해서는 손절매를 하지 못한다.“


그렇다.
주가가 꼭지를 쳤을 때의 황홀한 기분을 잊지 못하고 이미 기울기 시작하여 떨어지는 주가가
다시 비아그라를 먹은 듯 벌떡 일어나 전 고점을 돌파하기를 속수무책으로 기다린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주가가 꼭지일 때 계산한 금액을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본전에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이상한 계산들을 하고 있는데
이를 비꼬아 '왕서방 계산'이라고도 한다.


결국 문제는 "손실을 봤을 때 얼마나 빨리 빠져나올 수 있느냐"인데, 이는
허용가능한 최대의 투자손실이기도 하다.
일률적으로 손절매 수준을 정할 수는 없지만 대개 매입가격에서 7-10% 정도 하락하면
손절매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참고로 오닐은 매입가격으로부터 최대 7%가 떨어지기 이전에 주식을 파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어떤 주식이건 7%가 떨어지면 무조건 팔아치우며,
한번 더 생각할 필요도 없고, 일순간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닐은 특히 "너무 떨어져서 도저히 팔 수가 없다"고 말하는 투자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매입한 가격 아래로 떨어진 주식을 지금 판다고 해서 손해를 보는 게 아니다.
당신은 이미 손실을 봤다.
손실이 더 커지도록 그대로 놓아두는 것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저지르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다.
주식을 빨리 처분해 손실을 최소화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주식을 매입할 자금도 남지않게 된다.
마치 브레이크없는 차를 몰고 가는 것과 같다." 고...

손절매는 그것이 하기 어려운 만큼 효과도 크다.


마라톤에서도 마찬가지다.
레이스 도중 자기 신체에 이상이 있다든지,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한다든지 하면 과감하게
레이스를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진정한 마라토너의 경지에 오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 완주, 또는 보다 빠른 기록만을 중시하는 풍조 때문에 혹은 동료들의 비아냥거림이 싫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사적으로 레이스에 매달린다. 웬만해서는 포기하지 않는다.
주최측의 회수차량이 다가 와 타라고 애원을 해도 고개를 흔들며 쩔뚝거리고 달리거나 걷는다.
뛰어 온 거리가 길면 길수록 더욱 더 포기하기가 어렵다.
주가가 고점에서 많이 떨어져 손실액이 크면 클수록 손절매하기가 어렵듯이...


결국은 무리를 하게 되고 심한 경우
주로상에서 또 다른 마라톤 세상을 찾아 이승을 하직하는 경우도 생긴다.
가까스로 완주를 했다 손치더라도 부상과 후유증으로 오래 고생하게 되고
결국은 달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손절매 시기를 놓친 투자자도 마찬가지다.
차일피일 손절매 시기를 미루고 본전 생각, 벌었을 때의 짜릿함에만 매달려 아쉬워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투자원금은 쪼그라들게 되고 결국에는 회생불능의 상태에 빠지거나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극단적으로는 이를 비관하여 자살에 이르는 경우도 왕왕 있다.


주식시장에는 수천 개의 다른 종목들이 있고 주식시장은 내일이면 또 열리듯이
우리 앞에는 수많은 대회가 기다리고 있고 쇠털같이 많은 달릴 날들이 남아있다.
손절매를 계속하다가 설사 원금을 모두 날려버린다 해도
그것은 잘못 된 투자보다는 낫다는 말이 있다.
한번도 완주를 못하더라도 중도에서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아름답다.
주식투자에서 손절매가 그렇듯이 중도포기 할 수 있는 용기야말로
자기자신에게 닥치는 위험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완주를 못했다고 해서 비아냥거리고 놀려댈 것이 아니라 그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그 현명함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런 말은 또 어떨까?

"잘하는 손절매 영그는 대박의 꿈”
"잘 한 중도포기 열 완주 안 부럽다!!!"

ⓒ 머니투데이 경제신문ㆍ㈜머니투데이 2002 정병선 머니투데이 2002-05-29 13: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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