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에서 배우는 투자지혜(5) 히딩크 기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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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병선 작성일02-06-19 14:57 조회43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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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선 증시칼럼]
마라톤에서 배우는 투자지혜
(5) 히딩크 기대지수
한국과 폴란드 전이 있었던 날 저녁 ,
어느 아파트 단지의 지하 호프집
아! 나는 내가 거기서 본 낯선 풍경,
열광을 넘어 환각, 혹은 광란이라고 밖에는 달리 말할 수 없는 장면들을
차마 이야기 할 수 없다.
30여평 남짓 되는 지하술집이 떠나갈 것 같은 구호와 함성 속에
폭죽이 연이어 터지고,
2:0 승리가 확정되자
샴페인과 맥주가 분수처럼 천장을 향해 솟아올랐으며
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엉엉 소리내어 통곡까지 한 사람도 있었다는 것 말고는...
2002년 6월, 대한민국, 절대지존의 유니코드, 월드컵 축구
축구의, 축구에 의한, 축구를 위한 날들의 연속이다.
48년에 걸쳐 비원(悲願)으로 남아 있던 첫 승을 달성하고 16강은 물론 8강도 통과했으며 내친김에 4강, 또는 우승까지... 히딩크와 대표팀의 선전에 열광하는 국민들의 기대는 끝없이 증폭되고 있다. 프랑스, 아르헨티나와 같은 우승후보국이 초반 탈락하면서 이런 기대는 점점 더 그 실현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스포츠의 의외성이 가져다주는 짜릿한 흥분이다.
기록경기인 마라톤에는 이런 의외성이 작용하지 않는다.
2시간 10분내의 기록을 가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100미터를 18초에 주파하는 속도를 레이스 내내 유지한다고 한다. 마스터즈 마라토너들의 꿈은 연령별로 기록제한이 있는 보스턴대회 참가자격을 얻는 것과 3시간을 넘기지 않는 서브(sub)-3를 달성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달려야 가능한지 정확한 계산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요행이나 의외성이 작용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다만 코스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마라톤에서는 신기록이라 하지 않고 최고기록이란 표현을 쓴다. 참고로 남자세계최고기록은 2002년 4월 런던국제대회에서 미국의 카누치가 세운 2시간5분38초이고, 여자는 2001년10월 시카고국제대회에서 케냐의 테레바가 세운 2시간18분47초이다.
1980년대 경제학계를 풍미했던 이론 중에 합리적 기대가설(Rational Expectation Theory)이라는 것이 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음을 전제로 오늘의 경제상황을 결정하는 데에는 내일의 경제상황에 대한 오늘의 기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내일의 경제상황에는 모레의 경제상황에 관한 내일의 기대가 중요하다는 이론이다. 즉 오늘을 알려면 내일의 기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대는 합리적인 것이어야 한다.
주가도 마찬가지다. 오늘의 주가는 내일의 기대치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주식투자에서 그저 은행 이자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얻기를 바라는 소박하지만 합리적인 기대를 하는 사람보다는 요행이나 의외성으로 인한 대박을 꿈꾸는 비합리적인 기대를 하는 사람이 많은 이상 이 이론은 적용할 수가 없다.
월드컵축구에서 8강, 4강 또는 우승까지라는 기대는 어쩌면 주식시장에서 매일 대박이 터지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합리적일 수 있다. 히딩크라는 걸출한 명장이 2년여에 걸쳐 선수들을 조련하고 기본부터 다지는 착실한 준비를 해 왔으며 스포츠의 의외성이 작용하는 축구와는 달리 주식시장은 마라톤처럼 정확한 계산이 가능한 곳이고 그만큼 의외성이 작용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결과가 어찌되던 축구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공연한 허탈감을 맛보게 될 수도 있듯이 주식시장에서 합리를 벗어난 지나친 기대는 판단을 그르치게 하여 돌이킬 수 없는 실패로 연결될 수도 있다. ⓒ 머니투데이 경제신문ㆍ㈜머니투데이 2002
마라톤에서 배우는 투자지혜
(5) 히딩크 기대지수
한국과 폴란드 전이 있었던 날 저녁 ,
어느 아파트 단지의 지하 호프집
아! 나는 내가 거기서 본 낯선 풍경,
열광을 넘어 환각, 혹은 광란이라고 밖에는 달리 말할 수 없는 장면들을
차마 이야기 할 수 없다.
30여평 남짓 되는 지하술집이 떠나갈 것 같은 구호와 함성 속에
폭죽이 연이어 터지고,
2:0 승리가 확정되자
샴페인과 맥주가 분수처럼 천장을 향해 솟아올랐으며
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엉엉 소리내어 통곡까지 한 사람도 있었다는 것 말고는...
2002년 6월, 대한민국, 절대지존의 유니코드, 월드컵 축구
축구의, 축구에 의한, 축구를 위한 날들의 연속이다.
48년에 걸쳐 비원(悲願)으로 남아 있던 첫 승을 달성하고 16강은 물론 8강도 통과했으며 내친김에 4강, 또는 우승까지... 히딩크와 대표팀의 선전에 열광하는 국민들의 기대는 끝없이 증폭되고 있다. 프랑스, 아르헨티나와 같은 우승후보국이 초반 탈락하면서 이런 기대는 점점 더 그 실현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스포츠의 의외성이 가져다주는 짜릿한 흥분이다.
기록경기인 마라톤에는 이런 의외성이 작용하지 않는다.
2시간 10분내의 기록을 가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100미터를 18초에 주파하는 속도를 레이스 내내 유지한다고 한다. 마스터즈 마라토너들의 꿈은 연령별로 기록제한이 있는 보스턴대회 참가자격을 얻는 것과 3시간을 넘기지 않는 서브(sub)-3를 달성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달려야 가능한지 정확한 계산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요행이나 의외성이 작용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다만 코스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마라톤에서는 신기록이라 하지 않고 최고기록이란 표현을 쓴다. 참고로 남자세계최고기록은 2002년 4월 런던국제대회에서 미국의 카누치가 세운 2시간5분38초이고, 여자는 2001년10월 시카고국제대회에서 케냐의 테레바가 세운 2시간18분47초이다.
1980년대 경제학계를 풍미했던 이론 중에 합리적 기대가설(Rational Expectation Theory)이라는 것이 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음을 전제로 오늘의 경제상황을 결정하는 데에는 내일의 경제상황에 대한 오늘의 기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내일의 경제상황에는 모레의 경제상황에 관한 내일의 기대가 중요하다는 이론이다. 즉 오늘을 알려면 내일의 기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대는 합리적인 것이어야 한다.
주가도 마찬가지다. 오늘의 주가는 내일의 기대치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주식투자에서 그저 은행 이자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얻기를 바라는 소박하지만 합리적인 기대를 하는 사람보다는 요행이나 의외성으로 인한 대박을 꿈꾸는 비합리적인 기대를 하는 사람이 많은 이상 이 이론은 적용할 수가 없다.
월드컵축구에서 8강, 4강 또는 우승까지라는 기대는 어쩌면 주식시장에서 매일 대박이 터지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합리적일 수 있다. 히딩크라는 걸출한 명장이 2년여에 걸쳐 선수들을 조련하고 기본부터 다지는 착실한 준비를 해 왔으며 스포츠의 의외성이 작용하는 축구와는 달리 주식시장은 마라톤처럼 정확한 계산이 가능한 곳이고 그만큼 의외성이 작용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결과가 어찌되던 축구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공연한 허탈감을 맛보게 될 수도 있듯이 주식시장에서 합리를 벗어난 지나친 기대는 판단을 그르치게 하여 돌이킬 수 없는 실패로 연결될 수도 있다. ⓒ 머니투데이 경제신문ㆍ㈜머니투데이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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