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로그인




 

만남의광장

'반달'이 밑거름 되어 춘마SUB-3..감사할 따름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민호 작성일04-10-27 17:48 조회467회 댓글0건

본문

그동안 나름대로 좌절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또 땀도 많이 흘린 것 같습니다.
좌절하고 힘들때 마다 격려와 칭찬으로 더 달리게 해주신
서울마라톤 박영석 회장님, 윤현수 형님,신동희 형님, 문화백님 등등
서울마라톤 회원님 및 반달가족 여러분들이 저에게 많이 힘이 되었습니다.

이번 춘천마라톤에서 가까스로 턱걸이하여 썹쓰리했습니다.
SUB-3가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더 만족하며 건강하게 달리는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록이란 것은 숫자에 불과한 것이니까요...
앞으로도 건강한 모습으로 반달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제가 뛰면서 느꼈던 감정입니다.)
=================================================================================

아~! 춘천의 가을하늘은 너무나도 시리다.
웃음이 나왔다. 허허.. 울컥 울음으로 변하나 싶더니 다시 또 웃음이 허허
춘천공설운동장 잔디위에 누워서 춘천의 가을하늘을 이렇게 감상깊게 보는날이 올줄이야...드디어 오늘이었구나....
훈련다운 훈련을 하면서 마라톤을 뛴지 만 5년째.
늘 갈망하던 SUB3를 이루었다.
인생살이 모든일이 그렇듯이, 이루고나면 별일 아닌것 같지만 이루기전엔 왜 그리도 힘들고 애를 태우게 하는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갈망인가?' ...그것이 인생인가 보다..

둘재딸의 보챔과 큰딸의 기침소리에 새벽4시에 선잠을 깬다.
아 불길하다. 신경이 곤두선데다 숙면을 못자 좀 짜증스럽다.
체중을 재보니 59kg. 괜찮다.

페이스메이커를 약속한 남궁만영씨를 공설운동장에서 만나
대회전략에 대해서 사전 모의를 해본다.
내 페이스를 살펴보고 그 페이스에 맞게 이끌겠다는 것이다.
초반 10k는 좀 천천히 보수적으로 뛰자는 것이 나의 전략이었다.
그동안의 초반 덤빔에 교훈을 많이 얻었던지라...

출발총성과 함께 서서히 물밀듯이 운동장을 빠져나간다.
서서히 안단테로....
초반 5k는 의도적으로 천천히 뛰기로 마음 먹는다.
심원보님, 구자영형님, 그리고 반달의 지영득씨와 스무드한 발을 맞춘다.
급수대지점에서 주자들이 너무 많아 컵을 집지 못했다..아쉬웠다.
~5k:~21'59"

의암호를 접어들며 내리막에서 속도를 올려본다..
기계에 윤활유가 잘 발라지고 있는 느낌이다. 잘 돌아가는 내다리.
아직 듬직하다. 거기에 카보샷 하나 더 발라준다.
~10K: 20'00"

10K구간이 너무 빨랐던것 같아
좀 늦추기로 하고 안정적인 페이스를 찾고자 노력한다.
다리와 팔이 너무나 조화롭게 착착 잘 맞는다. 리드미컬하다.
이륙후 안정괘도에 들어선 자동항법장치 비행기같다.
~15K: 20'32"

현암마을을 지나 하프지점으로 달려나가는 SUB3무리들...
이렇게도 잘 달리는 인간들이 많단 말인가.
얼마나 남모르는 땀을 많이 쏟았을까 상상하며 예비썹쓰리 주자들의
각오에 찬 눈빛들을 흘낏 스케치해본다.
페이스메이커를 하는 킹드래곤형님(윤왕용님) 그 큰 노랑풍선을 달고
토끼처럼 잘도 달린다....아 ~! 그 찬란한 내공의 힘....
이지점에서 카보샷 한방 또 쏴준다.
~20K: 21'06" (1:23'40")

춘천댐 오르막을 향해 무리는 달려나간다.
아, 근데 앞에 보이는 처자는 누구?
김영아다.
출발전에 상큼한 미소로 인사하며 건주를 빌었던 그 무서운 아가씨...
나보다 25K지점을 먼저 통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단한 언니다. 움찔 놀라운 마음을 추스리며 영아씨에게 화이링 외치며
나도 열심히 달리자 각오한다.
~25K: 21'06"

춘천댐을 오르면서 좀 다리가 무거워지며 피로가 엄습하기 시작한다.
이때 이태일씨가 여유있게 사뿐사뿐 힘차게 나간다. 화이팅을 외쳐준다.
울산에서 올라온 오정근이가 포기를 했느지 페이스가 영 신통치 않다.
내 어깨를 툭치며 힘내라 한다. 초반 메가패스와의 레이스에서 오버를 한 모양이다.
사타구니 옆 내측광근 끝자락에 움찔움찔 쥐가 올라온다. 별일이네..
가끔 비복근도 움찔움찔...
그 자랑스럽던 듬직한 내다리가 배반을 때릴 준비를 하는것 같아
야속했지만, 이놈을 잘 달래보기로 한다. 그래 좀만 참아주라....
마지막 카보샷을 쏘면서 다리를 달래본다.
~30K: 21'26" (2:06'14")

군부대를 지나 군발이 엉아들의 군악대 소리를 들으며
내리막을 향해 내려간다. 근데 왠 '소양강처녀'... 별로 힘이 안난다.
영화 '록키' 주제가가 딱인데...
점점 몸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점점 나의 근지구력의 모래시계가 점점 차올라오고 있는 듯...
춘천시내로 향하는 뻥뚤린 8차선도로에 접어드니 곧 다가올 골인에 대한 기대감과 근육경련의 불안감이 쌍곡선을 이루며 마음이 산란해지며
집중력이 해이해진다. 안돼~! 미노스 힘내자. 아니 집중하자.
이때 남궁만영씨의 응원의 함성, "절대 떨어지면 안돼~! 깡다구, 깡다구로 붙어,붙어.... 힘힘힘...." 귓가를 때리는 2시간40분대 주자의 엄청난 내공이 나를 마구 채찍질한다.
~35K: 21'24"

"두번의 실패는 없다."
지난번 동아때 마지막 32K 이후, 집중력 해이, 근성부족으로
얼마나 자신을 질책 했던가? 아니, 사실 근지구력의 부족이 제일 문제였지만..
누가 '진정한 마라톤은 마지막 10K'라고 했던가? 진짜 명언이다.
이를 악문다. 만영형의 채찍질이 더욱 거세진다.공부 못하는 학생 데리고 과외공부 가르칠 때 얼마나 답답한가?....
그 심정이었을게다. 5K구간 절대 22분을 넘겨서는 안된다.
만영형의 엔돌핀 처방(힘찬구령)에 힘입어 나의 왼발 오른발은 어렵사리
끌려간다. 피치를 좁게 하고 팔을 힘차게 흔들라 주문한다.
주변의 춘천시민들의 응원소리도 귀에 안들어 온다.
내 시야에 춘천시민의 모습도, 건물의 모습도, 가로수의 모습도 눈에 안들어 온다. 오직 골인점만을 응시한다. 그래 집중력으로 버틴다.
아~! 움찔움찔 쥐날 태세를 하는 나의 비복근....아 무심한 종아리여.
좀만 버텨다오...제발....또 달랜다....
~40K: 21'56" (2:49'34")

깔딱깔딱 숨을 몰아쉬며 소양교를 넘어,
그 무시무시한 공지천 지루한 직선로를 달려
드뎌 시외버스 터미널 앞을 지났다.
20M앞에 노랑풍선 킹드래곤님을 놓치지 않으려고 거의 필사의 발버둥이다.
만영형의 채찍질은 거의 극에 달했다.
"다왔어, 깡다구로 붙으란말야, 자 이제 깡다구야, 깡다구....~!"
그래 깡다구다. 무심한 다리고 뭐고 이제 인정사정 볼것 없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표정관리고 뭐고 앞뒤 가릴 여지도 없다.
50분대 초반 주자 박병대씨도 힘들어 한다. 순간 위안삼으며...
시내 좁은 2차선 도로를 지나 우회전, 드뎌 운동장이다.
나도 모르게 엔돌핀이 울컥~!
토요일 저녁 큰딸 희진이의 응원가, "아빠 힘네세요"가 귓가에 울려퍼진다.
"~~우리가 있잖아요, 아빠 힘네세요~~~"

운동장 진입구 들어가기 전 연도에 늘어선 응원하는 시민들 앞을 멋진 포즈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이미 나의 몸은 통제 상실이다.
오직 초다툼을 하는 발버둥을 치는 처절한 러너였다.
운동장 입구에서 시계는 5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트랙의 마지막 코너를 돌며 마지막 용을 쓰고 있었다.
단 몇초의 그 고통스런 순간이 영원과도 같았다.
마지막 2.195k: 9'40"

잔디밭으로 들어와 벌렁 누웠다.
춘천의 가을 하늘이 너무나도 시리고 찬란했다.
나를 끝까지 이끌어 준
남궁만영 형에게 뭘로 감사를 표해야 할지, 언제 쏘주를 살지
생각하며 춘천의 가을 하늘을 감상했다.....


추천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c) 2002 Seoulmarathon club All Rights Reserved. info@seoulmarathon.net
상단으로
M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