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만들기 (제7회 서울울트라후기선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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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울마라톤 작성일07-10-21 16:48 조회52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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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은 제7회 서울울트라마라톤대회 후기 선정작으로
제8회 서울울트라마라톤대회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만한 글로서 다시한번 읽어봐도 좋은 글이기에 "만남의광장"에
올려 봅니다.
제목 : 추억만들기(제7회 서울울트라마라톤후기선정)....... 한영환
젊은이는 꿈을 먹고 살고 늙은이는 추억을 먹고산다고 하였던가.
내 나이 사십대에 들어서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고 조금씩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때가 많아진다. 늙은이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신세대도 아닌 것이 어중개비 사십대, 인구가 5만도 안 되는 시골 오지에서 다람쥐 챗바퀴 돌듯 매일 똑 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경험에 의하면 이를 땐 무엇인가 일을 저질러야한다.
그것도 시시한 것 말고 메가톤급 이면 좋겠다..
그래도 덩치 값은 해야지
100km 울트라 마라톤정도면 될까. 어째든 서울울트라마라톤에 출사표를 던졌다.
무식이 박력인가 아니면 힘들다는 개념이 없는 놈이라서 그런가 어찌 자신감도 없는데 그렇다고 걱정도 하지 않는 늙은이들 말로 태평이다.
뛰다가 힘들면 걷고 아니면 포기... 이른바 허허실실법.... 죽어도 14시간이면 움직여 보는 것이다.
내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자 ‘오늘일은 확실하게 내일의 일은 그날이오면....’
..................
완주하면 기쁘고 못해도 고생은 추억으로 남는다..
아내와 아이들을 뒤로하고 가방을 울러매고서 추억 만들기 여행을 나선다.
-촌놈 상경-
내가 사는 고장은 시골이다
비록 도서지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크기다. 지금이야 전에 비하면 반쪽도 안 되는 인구수지만 그래도 한 때는 10만도 넘는 인구들이 살았던 곳, 우리 고장에서는 신생아기가 태어나면 군수님이 찾아가서 축하인사를 건네고 한 해 동안 출생신고가 한 명도 없는 면소재지가 있을 정도니 울트라에 필요한 요령은 둘째 치고 아마도 무사히 완주를 한다면 우리 고장이 생긴 이래로 울트라 맨이 처음으로 탄생하게 될 것이다
숙소는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함께하는 룸 메이트가 울트라 경험이 많은 사람이기를 기대하였는데 욕심과는 다르게
나와 마찬가지 처음 도전이란다. 이렇게 왕초보 끼리 한방을 쓰면서 자신이 가진 조각지식을 모아서 출전 준비를 하고 있다.
숙소에서
긴팔 옷을 입을까 반팔 옷을 입을까.... 가방은 매고 갈 것인지 아닌지..... 신발은 반환점에서 갈아신는 지 음식은...
그래도 시간에 맞추어 출발지에 도착을 하였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초겨울 차가운 냉기가 살속을 파고든다.
광장에는 일천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열기를 발산하고 있고, 스태프들을 비롯한 많은 뜀달이들, 자원봉사자 분, 응원을 나온 가족들, 심지어 일본에서 건너온 열성파 울트라맨들....
출발신호음에 맞추어 길을 나선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탓에 달리는 발끝이 희미하다.
모두들 시작이라 그런지 목소리에는 여유가 묻어있다...... 과연 되돌아오는 길에도 이곳을 밟으며 똑 같은 밟은 표정을 가질 수 있을까.... 일그러져 있을 모습을 상상하니 재미있다
얼마 후
넓은 한강 적막한 새벽 강변을 달림이 발자국 소리가 새벽을 깨우고 있다. 오늘 우리가 달려야하는 코스는 “ㅠ“자 같이 한강을 따라 동서로 왕복 70K , 중간에 남쪽으로 난 탄천, 안양천 두 지류를 되돌아오는 30k를 더하여 모두 100k.
자 슬슬 서울구경을 나서볼까
수 수 만년을 두고 흘러온 한강에 비하면 하루살이보다 못한 일생을 살면서 그중에 단 하루 왠 종일을 달려보는 것도 지루한 인생에서 멋진 추억이 될 것 같다.
10k 지점을 지날 때쯤 서서히 몸이 풀린다. 몸도 마음도 가뿐, 넓은 강변을 따라 어둠을 밝히는 은은한 가로등이 빼곡하게 도열하고 있다...
“어매 아까운 것”
중간중간 몇 개만 뽑아서 우리 동네 가져갔으면...
사실 내가 사는 고장에는 50여리 아주 근사한 해안도로가 반달모양으로 이어져 있다.
출근길에는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 퇴근길에는 둥근 보름달을 등에 지고 달리는 그 기분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요즘같이 겨울철에는 수많은 철새들 떼지어 날고 하얀 갈매기 끼룩거리는 소리에 취해서 달리면 발걸음이 저절로 나가는 곳이다,
늦가을 산란철을 맞은 숭어 떼가 축구장 몇 곱절 되는 넓이로 무리를 지어 뛰노는 모습이 장관이다. 옥에 티라고나 할까 그래도 한 가지 아쉬운 것이 밤이 되면 십리나 가야 가로등 하나를 만날 수가 있으니 한강변에 넘쳐나는 것 몇 개만 뽑아 가면 밤낮으로 달림이들의 천국이 될 것이다.
..........
출발선을 나선지 1시간 반은 지났을까 1시간 10K속도로 정속주행, 한참을 달리다 방향을 틀어 탄천에 들어섰고 돌아 나올 때는 어둠이 가시고 날이 밝았다
.
아침이다.
사방이 밝아지니 달리는 기분도 상쾌하여 산책을 나온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건네고 마주치는 주로에는 그동안 몇 년 전국을 대회를 기웃거려본 내 마라톤 경력에 몇 번씩 보아온 낮 익은 단체들이나 아는 얼굴, 특히 나와 같은 고향사람을 만나니 너무 반갑다.
또 다시 한강변
뭔 놈에 다리가 이리도 많은지, 깨끗한 산책로, 잘 단장된 조경시설,끝내주는 운동기구....
대한민국 돈은 모두 서울 길바닥에 다 깔아 놓았네. 누구는 공주고 누구는 무수리인가
...(우~씨 이건 너무 불공평해)
한강을 따라 물 흘러가듯 달리고 이다..
-길벗을 만난다-.
그 옛날 누군가 인생살이 수 없는 만남의 매듭으로 이어지는 실타래 같다고 했던가.
그 만남과 헤어짐 속에 희노애락 복잡한 감정들로 얽히고 설키며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살이 그 중에도 유독 주로에 들어서면 모두가 고맙고 반갑다.
같은 지역이라 반갑고, 같은 성을 쓰는 일가라서 반갑고, 같은 철인이라서, 인터넷 동호인이라서, 같은 직종, 같은 종교, 심지어 외국 사람들 까지도 달리기를 같이 한다는 이유만으로 반갑다. 더욱이 피곤하고 지친 몸 위해주는 자원봉사자 분들의 고마운 정성에 감동까지 더해지면 기분 최고다....
어제 밤 호텔방을 함께 쓴 대전 이용철씨와 출발부터 계속 동반주를 하고 있다.
처음처럼 10k당 1시간 속도를 유지하면서 이제 30K를 지나는 중반부, 몸에는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온다. 이제 한 시간을 더 가면 여의도다, 멀리 63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조금 뒤 40k를 지나고 마라톤 풀코스거리도 가볍게 넘었다.
만약 예전처럼 풀코스를 목표로 하고 달렸다면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왔을 터이다.
하지만 오늘은 마음에 여유가 있다. 달리기에서 빠르게라는 생각을 지워버린 탓이다.
여의도를 지난 뒤 우린 아직 절반도 못 왔는데 선두들은 날개를 달았는지 65k 반환점을 돌아 75k 지점을 향해간다. 그래도 우리는 욕심을 버리고 즐겁게 김삿갓 버젼으로 갈 길을 계속하고 있다.
50K 쯤 안양천으로 들어서고 얼마 후 채크포인터,(54k)를 지났는데 일부러 시계는 보지 않았다. 주로에서 시간에 쫓기면서 가기 싫다. 가급적 시간 개념 없이 단순해지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함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절반은 넘었다.
후반부를 지나니 많은 주자들이 지친 표정으로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하루 종일 함께하는 힘든 운동, 인원도 오붓하게 기백명이 전부, 주로에서 여러 번 마주치니 얼굴이 익어서 모두가 동료애가 생기고 좋은 벗님들 되는 것 같다.
5k만 더 가면 65반환점, 그 곳에서 좀 쉬어가야지..... 멀리 빨간색 근사한 방화대교가 기다리고 있다.
반환점,
허기지고 피곤한 몸과 마음, 따스한 전복죽과 향기 좋은 커피 한잔으로 몸의 피로를 달래고서 맡겨둔 물품가방을 찾아 들고 앉았다. 유니폼을 갈아입을 지 말지 고민을 하고 있다.
후반부에는 소속클럽 팀복을 입고 뛸 생각을 했다가 그만 두기로 한다.
아무래도 팀 유니폼은 남들을 약간 의식 하게 될듯하다. 돌아가는 길, 지쳐 쓰러질 듯 피곤해진 내 몸, 조금 더 순수해진 나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놀라운 인체의 세계-
이제는 중간에 새는 길 없이 곧장 골문까지 가기만 하면 된다.
반환점에서 잠시 쉬고 난 두 다리는 되려 뻣뻣하기만 하니 이 무슨 연고인고.
그래도 한발 한발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신기하게도 조금씩 다리리가 가벼워진다.
‘그 참 희안하네‘ 이만큼 먼 거리를 한 번도 안 뛰어봤는데 이 무슨 조화인고...
옆에선 이과장도 똑 같은 증상을 느낀단다..
내가 아는 내 자신이 다가아닐 테지.. 수많은 내 인체의 각 기관들 그것을 지배하는 사령관인 나, 수 백 개의 뼈 조각, 수 백 개의 골격근, 피로를 풀어주는 화학공장 간, 튼튼한 내 심장, 모두가 무사히 잘 돌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약한 내 무릎관절이 말썽을 피우지 않아 다행이다. 부하들을 다그쳐가며 75k를 지난다.
아침나절부터 점심때 까지 작은 체구의 일본 노인네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할매요 올해 나이가 우찌되는교?” 놀랍게도 66세란다.
“앞으로 많이 남았는데 괜찬겠는교?” 걱정 없다는 대답이다
“대단한 할매 힘 내이소~~!” 앞질러 가기가 조금은 미안해서 주제넘게 응원을 보낸다.
가끔 일본 여자들은 약한 여자에 대한 내 편견을 일깨워 주곤 한다. big body 내 눈으로 보면 저렇게 작은 체구 어디에서 이런 큰 에너지가 나오는지. 저런 강인한 어머니 밑에서 양육되는 자식들은 또 얼마나 대단 할런지?(일본여자 무섭다) 지난여름 일본3종 대회에서는 초등학생 정도의 체구 준꼬(56) 아지매가 바락바락 따라 붙이더니 오늘은 스즈끼 할매다.
훗날 언제가 나도 저 나이가 되어서 저런 열정을 간직할 수 있을까. 약하고 부족한 우리 인간들의 강한 의지력을 느끼게 한다.
아무튼 우리 인체의 한계점은 알 수가 없다.
-울트라맨으로 태어나다.-
출발부터 함께 달린 벗님이 갑자기 뒤로 쳐진다. 곧 따라 오겠지 하면서 속도를 줄이고 가면서 여러 번 뒤돌아보지만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되돌아 갈 수도 없고 앉아서 기다리기도 그렇고 마음속에는 갈등하다가 혼자서 한참을 내달렸다.
80K를 조금 지날 때 제2관문이 있었고 컷오프기록을 여유 있게 넘은 것 같다.
85,를 지나고 90이 가까워 올 때는 무척 지친다.
마음은 춘향이로데 몸은 월매로고’ 근육은 뻐근하고 관절은 욱신욱신....
그래도 가야지, 빨리가야 빨리 끝나제....
최대한 동작을 단순하게 가지고있다.
마치 로봇 아스모나 휴보처럼 생각도 없이, 힘들다는 감정도 지우고 한발 한발 앞만 바라보고 간다. 92k 통과, 남은거리 8k 이제 한자리 수로 남았다.,
걸어가도 1시간 조금 더하면 끝이다.
멀리 아산병원 간판이 보일 때 쯤 마지막 피날레를 위한 충전을 겸해서 조금 걸었다.
한 5백은 걸었을까 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의도 부근에서 뒤쳐졌던 이용철 과장 어느새 친구분을 패매 삼아 힘차게 달려오고 있다.
친구 심원보씨는 오전에 다른 마라톤대회에 출전 풀코스를 마치고 온 것인데 총알만큼 빠른(2시간40분대) 다리를 소유한 사나이다. 빨리가면 11시간 전에는 마칠 수 있다니.
욕심을 가지고 열심히 뛰었다.
이제 한강을 뒤로하고 아산병원을 끼고도는 뚝 길, 정신없이 달린다.
내 몸 어디에 그런 힘이 숨어 있었는지 내 속도에 내가 놀란다. 믿을 수가 없네
보물급 원군을 만난 덕 택일 일까
.
한칸 한칸 매듭을 지어가듯, 남은 거리를 나타내는 표시판들이 빠르게 지어가고 있다.
3, 2, 1. ....
끝 지점을 알리는 골문에 들어섰고, 바쁘게 돌아가던 시계가 멈추었다.
11시간이 조금 안 되는 기록이다. 거친 숨을 고르고 완주메달을 받아들고서.
오랫동안 바램하든 울트라맨에 입성을 하였고 오늘 긴 하루의 일과를 접으며 이렇게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추억만들기 여행이 끝났다..
.
-마라톤좋다! 사람들이 좋다!-
몇 해 전인가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이 땅에 태어난 기념으로 전국각처에 내 땀방울이 묻어 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싶었다.
서울 대전 대구 찍고 부산,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철 마라톤에 3종에 오늘 울트라까지 부지런히 달렸다.
매번 대회를 가면 느끼는 일이지만 대회장에서 수고하시는 자원봉사자 분들의 정성과, 또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면 전국 어디에나 한결 같은 훈훈한 세상인심을 발견하게 된다.
서울 울트라마라톤
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에 감동을 느끼게 하였다.
어쩜 이렇게 내 일 같이, 또 내 가족같이 정성과 애정으로 달림이들에게 마음을 써주는 지. 어떻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주로에 들어서면 길목마다 빈틈없이 길 안내를 받았고 보급소마다 음료와 간식을 챙겨주는 예쁜 마음이 철철 넘친다. 너무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날이다.
이분들이 살아가는 서울 땅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하루이다.
서울클럽 여러분 자원봉사자 여러분 모두모두 행복하십시오....
여러분들이 베푸신 정성 소중하게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8회 서울울트라마라톤대회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만한 글로서 다시한번 읽어봐도 좋은 글이기에 "만남의광장"에
올려 봅니다.
제목 : 추억만들기(제7회 서울울트라마라톤후기선정)....... 한영환
젊은이는 꿈을 먹고 살고 늙은이는 추억을 먹고산다고 하였던가.
내 나이 사십대에 들어서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고 조금씩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때가 많아진다. 늙은이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신세대도 아닌 것이 어중개비 사십대, 인구가 5만도 안 되는 시골 오지에서 다람쥐 챗바퀴 돌듯 매일 똑 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경험에 의하면 이를 땐 무엇인가 일을 저질러야한다.
그것도 시시한 것 말고 메가톤급 이면 좋겠다..
그래도 덩치 값은 해야지
100km 울트라 마라톤정도면 될까. 어째든 서울울트라마라톤에 출사표를 던졌다.
무식이 박력인가 아니면 힘들다는 개념이 없는 놈이라서 그런가 어찌 자신감도 없는데 그렇다고 걱정도 하지 않는 늙은이들 말로 태평이다.
뛰다가 힘들면 걷고 아니면 포기... 이른바 허허실실법.... 죽어도 14시간이면 움직여 보는 것이다.
내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자 ‘오늘일은 확실하게 내일의 일은 그날이오면....’
..................
완주하면 기쁘고 못해도 고생은 추억으로 남는다..
아내와 아이들을 뒤로하고 가방을 울러매고서 추억 만들기 여행을 나선다.
-촌놈 상경-
내가 사는 고장은 시골이다
비록 도서지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크기다. 지금이야 전에 비하면 반쪽도 안 되는 인구수지만 그래도 한 때는 10만도 넘는 인구들이 살았던 곳, 우리 고장에서는 신생아기가 태어나면 군수님이 찾아가서 축하인사를 건네고 한 해 동안 출생신고가 한 명도 없는 면소재지가 있을 정도니 울트라에 필요한 요령은 둘째 치고 아마도 무사히 완주를 한다면 우리 고장이 생긴 이래로 울트라 맨이 처음으로 탄생하게 될 것이다
숙소는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함께하는 룸 메이트가 울트라 경험이 많은 사람이기를 기대하였는데 욕심과는 다르게
나와 마찬가지 처음 도전이란다. 이렇게 왕초보 끼리 한방을 쓰면서 자신이 가진 조각지식을 모아서 출전 준비를 하고 있다.
숙소에서
긴팔 옷을 입을까 반팔 옷을 입을까.... 가방은 매고 갈 것인지 아닌지..... 신발은 반환점에서 갈아신는 지 음식은...
그래도 시간에 맞추어 출발지에 도착을 하였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초겨울 차가운 냉기가 살속을 파고든다.
광장에는 일천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열기를 발산하고 있고, 스태프들을 비롯한 많은 뜀달이들, 자원봉사자 분, 응원을 나온 가족들, 심지어 일본에서 건너온 열성파 울트라맨들....
출발신호음에 맞추어 길을 나선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탓에 달리는 발끝이 희미하다.
모두들 시작이라 그런지 목소리에는 여유가 묻어있다...... 과연 되돌아오는 길에도 이곳을 밟으며 똑 같은 밟은 표정을 가질 수 있을까.... 일그러져 있을 모습을 상상하니 재미있다
얼마 후
넓은 한강 적막한 새벽 강변을 달림이 발자국 소리가 새벽을 깨우고 있다. 오늘 우리가 달려야하는 코스는 “ㅠ“자 같이 한강을 따라 동서로 왕복 70K , 중간에 남쪽으로 난 탄천, 안양천 두 지류를 되돌아오는 30k를 더하여 모두 100k.
자 슬슬 서울구경을 나서볼까
수 수 만년을 두고 흘러온 한강에 비하면 하루살이보다 못한 일생을 살면서 그중에 단 하루 왠 종일을 달려보는 것도 지루한 인생에서 멋진 추억이 될 것 같다.
10k 지점을 지날 때쯤 서서히 몸이 풀린다. 몸도 마음도 가뿐, 넓은 강변을 따라 어둠을 밝히는 은은한 가로등이 빼곡하게 도열하고 있다...
“어매 아까운 것”
중간중간 몇 개만 뽑아서 우리 동네 가져갔으면...
사실 내가 사는 고장에는 50여리 아주 근사한 해안도로가 반달모양으로 이어져 있다.
출근길에는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 퇴근길에는 둥근 보름달을 등에 지고 달리는 그 기분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요즘같이 겨울철에는 수많은 철새들 떼지어 날고 하얀 갈매기 끼룩거리는 소리에 취해서 달리면 발걸음이 저절로 나가는 곳이다,
늦가을 산란철을 맞은 숭어 떼가 축구장 몇 곱절 되는 넓이로 무리를 지어 뛰노는 모습이 장관이다. 옥에 티라고나 할까 그래도 한 가지 아쉬운 것이 밤이 되면 십리나 가야 가로등 하나를 만날 수가 있으니 한강변에 넘쳐나는 것 몇 개만 뽑아 가면 밤낮으로 달림이들의 천국이 될 것이다.
..........
출발선을 나선지 1시간 반은 지났을까 1시간 10K속도로 정속주행, 한참을 달리다 방향을 틀어 탄천에 들어섰고 돌아 나올 때는 어둠이 가시고 날이 밝았다
.
아침이다.
사방이 밝아지니 달리는 기분도 상쾌하여 산책을 나온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건네고 마주치는 주로에는 그동안 몇 년 전국을 대회를 기웃거려본 내 마라톤 경력에 몇 번씩 보아온 낮 익은 단체들이나 아는 얼굴, 특히 나와 같은 고향사람을 만나니 너무 반갑다.
또 다시 한강변
뭔 놈에 다리가 이리도 많은지, 깨끗한 산책로, 잘 단장된 조경시설,끝내주는 운동기구....
대한민국 돈은 모두 서울 길바닥에 다 깔아 놓았네. 누구는 공주고 누구는 무수리인가
...(우~씨 이건 너무 불공평해)
한강을 따라 물 흘러가듯 달리고 이다..
-길벗을 만난다-.
그 옛날 누군가 인생살이 수 없는 만남의 매듭으로 이어지는 실타래 같다고 했던가.
그 만남과 헤어짐 속에 희노애락 복잡한 감정들로 얽히고 설키며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살이 그 중에도 유독 주로에 들어서면 모두가 고맙고 반갑다.
같은 지역이라 반갑고, 같은 성을 쓰는 일가라서 반갑고, 같은 철인이라서, 인터넷 동호인이라서, 같은 직종, 같은 종교, 심지어 외국 사람들 까지도 달리기를 같이 한다는 이유만으로 반갑다. 더욱이 피곤하고 지친 몸 위해주는 자원봉사자 분들의 고마운 정성에 감동까지 더해지면 기분 최고다....
어제 밤 호텔방을 함께 쓴 대전 이용철씨와 출발부터 계속 동반주를 하고 있다.
처음처럼 10k당 1시간 속도를 유지하면서 이제 30K를 지나는 중반부, 몸에는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온다. 이제 한 시간을 더 가면 여의도다, 멀리 63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조금 뒤 40k를 지나고 마라톤 풀코스거리도 가볍게 넘었다.
만약 예전처럼 풀코스를 목표로 하고 달렸다면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왔을 터이다.
하지만 오늘은 마음에 여유가 있다. 달리기에서 빠르게라는 생각을 지워버린 탓이다.
여의도를 지난 뒤 우린 아직 절반도 못 왔는데 선두들은 날개를 달았는지 65k 반환점을 돌아 75k 지점을 향해간다. 그래도 우리는 욕심을 버리고 즐겁게 김삿갓 버젼으로 갈 길을 계속하고 있다.
50K 쯤 안양천으로 들어서고 얼마 후 채크포인터,(54k)를 지났는데 일부러 시계는 보지 않았다. 주로에서 시간에 쫓기면서 가기 싫다. 가급적 시간 개념 없이 단순해지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함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절반은 넘었다.
후반부를 지나니 많은 주자들이 지친 표정으로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하루 종일 함께하는 힘든 운동, 인원도 오붓하게 기백명이 전부, 주로에서 여러 번 마주치니 얼굴이 익어서 모두가 동료애가 생기고 좋은 벗님들 되는 것 같다.
5k만 더 가면 65반환점, 그 곳에서 좀 쉬어가야지..... 멀리 빨간색 근사한 방화대교가 기다리고 있다.
반환점,
허기지고 피곤한 몸과 마음, 따스한 전복죽과 향기 좋은 커피 한잔으로 몸의 피로를 달래고서 맡겨둔 물품가방을 찾아 들고 앉았다. 유니폼을 갈아입을 지 말지 고민을 하고 있다.
후반부에는 소속클럽 팀복을 입고 뛸 생각을 했다가 그만 두기로 한다.
아무래도 팀 유니폼은 남들을 약간 의식 하게 될듯하다. 돌아가는 길, 지쳐 쓰러질 듯 피곤해진 내 몸, 조금 더 순수해진 나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놀라운 인체의 세계-
이제는 중간에 새는 길 없이 곧장 골문까지 가기만 하면 된다.
반환점에서 잠시 쉬고 난 두 다리는 되려 뻣뻣하기만 하니 이 무슨 연고인고.
그래도 한발 한발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신기하게도 조금씩 다리리가 가벼워진다.
‘그 참 희안하네‘ 이만큼 먼 거리를 한 번도 안 뛰어봤는데 이 무슨 조화인고...
옆에선 이과장도 똑 같은 증상을 느낀단다..
내가 아는 내 자신이 다가아닐 테지.. 수많은 내 인체의 각 기관들 그것을 지배하는 사령관인 나, 수 백 개의 뼈 조각, 수 백 개의 골격근, 피로를 풀어주는 화학공장 간, 튼튼한 내 심장, 모두가 무사히 잘 돌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약한 내 무릎관절이 말썽을 피우지 않아 다행이다. 부하들을 다그쳐가며 75k를 지난다.
아침나절부터 점심때 까지 작은 체구의 일본 노인네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할매요 올해 나이가 우찌되는교?” 놀랍게도 66세란다.
“앞으로 많이 남았는데 괜찬겠는교?” 걱정 없다는 대답이다
“대단한 할매 힘 내이소~~!” 앞질러 가기가 조금은 미안해서 주제넘게 응원을 보낸다.
가끔 일본 여자들은 약한 여자에 대한 내 편견을 일깨워 주곤 한다. big body 내 눈으로 보면 저렇게 작은 체구 어디에서 이런 큰 에너지가 나오는지. 저런 강인한 어머니 밑에서 양육되는 자식들은 또 얼마나 대단 할런지?(일본여자 무섭다) 지난여름 일본3종 대회에서는 초등학생 정도의 체구 준꼬(56) 아지매가 바락바락 따라 붙이더니 오늘은 스즈끼 할매다.
훗날 언제가 나도 저 나이가 되어서 저런 열정을 간직할 수 있을까. 약하고 부족한 우리 인간들의 강한 의지력을 느끼게 한다.
아무튼 우리 인체의 한계점은 알 수가 없다.
-울트라맨으로 태어나다.-
출발부터 함께 달린 벗님이 갑자기 뒤로 쳐진다. 곧 따라 오겠지 하면서 속도를 줄이고 가면서 여러 번 뒤돌아보지만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되돌아 갈 수도 없고 앉아서 기다리기도 그렇고 마음속에는 갈등하다가 혼자서 한참을 내달렸다.
80K를 조금 지날 때 제2관문이 있었고 컷오프기록을 여유 있게 넘은 것 같다.
85,를 지나고 90이 가까워 올 때는 무척 지친다.
마음은 춘향이로데 몸은 월매로고’ 근육은 뻐근하고 관절은 욱신욱신....
그래도 가야지, 빨리가야 빨리 끝나제....
최대한 동작을 단순하게 가지고있다.
마치 로봇 아스모나 휴보처럼 생각도 없이, 힘들다는 감정도 지우고 한발 한발 앞만 바라보고 간다. 92k 통과, 남은거리 8k 이제 한자리 수로 남았다.,
걸어가도 1시간 조금 더하면 끝이다.
멀리 아산병원 간판이 보일 때 쯤 마지막 피날레를 위한 충전을 겸해서 조금 걸었다.
한 5백은 걸었을까 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의도 부근에서 뒤쳐졌던 이용철 과장 어느새 친구분을 패매 삼아 힘차게 달려오고 있다.
친구 심원보씨는 오전에 다른 마라톤대회에 출전 풀코스를 마치고 온 것인데 총알만큼 빠른(2시간40분대) 다리를 소유한 사나이다. 빨리가면 11시간 전에는 마칠 수 있다니.
욕심을 가지고 열심히 뛰었다.
이제 한강을 뒤로하고 아산병원을 끼고도는 뚝 길, 정신없이 달린다.
내 몸 어디에 그런 힘이 숨어 있었는지 내 속도에 내가 놀란다. 믿을 수가 없네
보물급 원군을 만난 덕 택일 일까
.
한칸 한칸 매듭을 지어가듯, 남은 거리를 나타내는 표시판들이 빠르게 지어가고 있다.
3, 2, 1. ....
끝 지점을 알리는 골문에 들어섰고, 바쁘게 돌아가던 시계가 멈추었다.
11시간이 조금 안 되는 기록이다. 거친 숨을 고르고 완주메달을 받아들고서.
오랫동안 바램하든 울트라맨에 입성을 하였고 오늘 긴 하루의 일과를 접으며 이렇게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추억만들기 여행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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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좋다! 사람들이 좋다!-
몇 해 전인가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이 땅에 태어난 기념으로 전국각처에 내 땀방울이 묻어 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싶었다.
서울 대전 대구 찍고 부산,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철 마라톤에 3종에 오늘 울트라까지 부지런히 달렸다.
매번 대회를 가면 느끼는 일이지만 대회장에서 수고하시는 자원봉사자 분들의 정성과, 또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면 전국 어디에나 한결 같은 훈훈한 세상인심을 발견하게 된다.
서울 울트라마라톤
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에 감동을 느끼게 하였다.
어쩜 이렇게 내 일 같이, 또 내 가족같이 정성과 애정으로 달림이들에게 마음을 써주는 지. 어떻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주로에 들어서면 길목마다 빈틈없이 길 안내를 받았고 보급소마다 음료와 간식을 챙겨주는 예쁜 마음이 철철 넘친다. 너무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날이다.
이분들이 살아가는 서울 땅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하루이다.
서울클럽 여러분 자원봉사자 여러분 모두모두 행복하십시오....
여러분들이 베푸신 정성 소중하게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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